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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이강인이 허벅지 부상으로 한 달 가까이 실전에 나설 수 없게 되면서 PSG와 국가대표팀,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모두 그의 공백에 고심하게 됐다.
특히 취임 뒤 2무 2패에 그치는 등 아직 첫 승이 없어 축구팬과 국민들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클린스만호는 많은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그의 차출을 강행했으나 부상 변수로 활용하지 못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게 됐다.
PSG 구단은 22일(한국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이강인은 왼쪽 대퇴사두근에 부상을 입었다. 이강인은 A매치 기간이 끝날 때까지 치료를 받을 것이다"라고 공식 발표, 당분간 결장이 불가피하다는 점을 알렸다. 대퇴사두근이란 간단히 말하면 허벅지 앞쪽 근육을 말한다. 이강인은 지난 시즌 마요르카에서 맹활약할 때 특히 허벅지 근육을 울퉁불퉁하게 키우며 유럽 무대에서 상대와의 몸싸움을 이겨내고 맹활약하는 기반으로 삼았다. 그의 허벅지 근육은 마요르카 SNS가 따로 공개할 만큼 눈에 띄었다. 그런 대퇴사두근이 이번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나왔다.
이강인은 지난 7월에도 허벅지 부상으로 프리시즌 준비에 차질을 빚은 적이 있다. 지난달 초 PSG에 이적해 많은 기대를 받았던 이강인은 이후 프리시즌 첫 경기로 구단 훈련장에서 열린 승격팀 르아브르와의 맞대결에서 선발 출전했으나 전반 42분 오른쪽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이후 아시아 투어 일정 대부분을 소화하지 못했다. 이번엔 허벅지 앞 근육에 이상이 있어 다시 한 번 결장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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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부상은 PSG 팬들 사이에서도 화제다. 이강인은 지난달 햄스트링을 다쳤을 때도 계속해서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는 PSG 팬들의 우려를 샀다. PSG 팬계정인 'PSG 커뮤니티'는 이강인 부상 이력까지 예시로 들면서 르아브르전 이후 이강인이 'PSG 부상 저주'에 당한 것이 아닐까 걱정을 드러낸 적이 있다.
그들은 "이강인 부상 이력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부상으로 결장한 경기는 8경기뿐"이라며 "특히 2020년 1월 이후엔 단 한 경기도 부상으로 인해 결장하지 않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런 그가 입단하자마자 매달 부상을 당하고 있으니 팬들 입장에선 고개를 갸우뚱할 수밖에 없다.
이번 부상으로 이강인은 일단 PSG의 9월 A매치 브레이크 전 2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게 됐다. PSG는 오는 27일 오전 4시 랑스와 2023/24시즌 정규리그 3라운드 홈 경기 치르는 것에 이어 9월4일 오전 3시45분엔 강팀인 올랭피크 리옹과 4라운드 원정 경기를 하기로 돼 있다. PSG가 아직 2무승부에 그친 터라 승리를 위해서는 이강인의 화려한 드리블과 번뜩이는 패스 능력 등이 어느 정도 필요한데 이를 활용할 수 없게 됐다.
다만 PSG의 경우 스쿼드 자체가 프랑스 최강이라는 말이 부족하지 않을 만큼 초호화 명단이어서 이강인의 공백을 못 메울 정도도 아니다. 간판 공격수 킬리안 음바페 구단과의 수개월 극한 대립을 끝내고 그라운드에 복귀한 만큼 음바페를 중심으로 뭉치면 첫 승이 충분히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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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독일인 위르겐 클린스만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다. 온갖 비판을 듣고도 유럽 원정에서 클린스만호 마수걸이 승리를 위해 이강인의 차출을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강인은 다음달 19일부터 열리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종목 대표로 이미 발탁된 상태다. 아시안게임이 24세 이하 선수들 위주로 와일드카드 3명을 데리고 출전하는 대회여서 A매치도 아니고, 당연히 A매치데이에 열리지 않다보니 유럽에선 이 대회에 대한 개념이 거의 없는 상태다.
하지만 한국에선 올림픽 동메달 이상 혹은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거머쥐어야 엘리트 선수가 좀 더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병역 특례를 받다보니 지난 2018년 대회 손흥민처럼 구단의 특별 허락을 받아 아시안게임에 참가, 금메달을 따낸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황선홍호도 다르지 않다. 특히 이강인의 경우 1년 넘게 황선홍호와 손발을 맞춘 적이 없다보니 다음 달 4~15일 A매치 브레이크 때 이강인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불러 활용하고자하는 황선홍 감독 목소리가 있었고, 축구계에서도 이번엔 선수의 앞길을 위해서라도 이강인이 친선 경기인 A매치보다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훈련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제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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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의 생각은 단호했다. 이강인이 이미 국가대표팀으로 차출돼 뛰고 있는 만큼 A매치를 통해 경기 감각을 쌓고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게 당연하다는 노리를 내세웠다.
클린스만이 이끄는 대표팀은 다음달 8일 영국 카디프시티에서 웨일스와 클린스만 취임 뒤 첫 원정 A매치를 벌이며, 5일 뒤인 13일엔 역시 영국 내 중소도시 뉴캐슬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만난다.
클린스만은 최근 온라인으로 실시한 기자 간담회에서 이강인을 A매치 기간 중 절대 아시안게임 대표팀 훈련 캠프에 내줄 수 없다며 자신의 팀에 활용하겠다는 굳은 의지를 내비친 적이 있다.
그는 "A대표팀에 합류한 선수 중 아시안게임에 가는 선수가 얼마나 될지 모르겠지만 A대표팀에 와서 최상의 경기를 치르며 경기력을 끌어올린 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A대표팀에서 좋은 에너지를 얻어 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전달하면 좋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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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도 "다만 9월 A매치에 활용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대표팀에 소집한 뒤 아시안게임에 합류한다. 9월 A매치에 웨일스, 사우디 경기에서 국가대표팀 선수로서 수준 높은 경기를 소화하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가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이강인에게는 최종 목표는 중국에 가서 큰 사고(금메달 획득)를 치고 오라고 했다"며 웃었다.
그리고는 "이강인은 능력이 있기 때문에 A매치를 치른 후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합류해도 빠르게 적응할 것이다. 문제가 되는 건 관련 조항을 넣지 않은 선수들인데 구단 입장에서는 차출에 응하지 않아도 문제가 되지 않기에 내가 도울 수 있는 부분을 도우려 한다"라고 덧붙였다.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호흡을 맞춰야 금메달이 가능한 것 아니냐는 질문엔 이강인의 경우 합류해서 얼마 지나지 않으면 금세 호흡이 맞을 정도의 클래스라는 논리로 반박했다.
클린스만이 이강인의 아시안게임 차출을 이토록 반대하는 이유에 대해 축구계에선 물론 카타르 월드컵에 다녀왔고 국가대표팀에 이미 뽑힌 선수여서 자신의 팀에 들어오도록 하려는 의지도 있으나, 지난 3월 취임 뒤 A매치 첫 승이 없다보니 클린스만 입장에서도 이강인을 내줄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한다.
클린스만은 지난 3월 콜롬비아, 우루과이와 치른 홈 친선경기에서 1무 1패를 기록했으며, 지난 6월 역시 홈에서 열린 페루, 엘살바도르와의 2연전에서도 1무 1패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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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엘살바도르의 경우, 한국전 직전 일본과의 평가전에서 0-6 대패를 당해 한국이 다득점으로 이길 수 있는 상대로 꼽혔으나 후반 막판 세트피스로 실점하면서 1-1로 비겨 클린스만호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클린스만이 코치를 대동하고 엘살바도르전 이틀 뒤 이례적인 기자회견을 축구 경기처럼 90분씩이나 하고 돌아갈 정도였다.
이로써 클린스만은 한국 대표팀을 외국인 사령탑 중 데뷔 뒤 최다 연속 무승 기록을 수립하는 불명예를 떠안게 됐다.
그 만큼 클린스만도 승리가 급한 상황이어서 이강인 차출 강행 카드를 뽑아들었으나 돌발 부상으로 비판은 비판대로 듣고 그를 전혀 활용할 수 없는 지경에 몰렸다.
게다가 클린스만호의 경우 최근 활용했던 스트라이커 3명이 모두 부상 혹은 경기 감각 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9월 유럽 원정이 더욱 험난할 것으로 여겨진다. 클린스만호 공격수들 중 덴마크 미트윌란에서 뛰는 조규성과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활약하는 오현규는 최근 나란히 부상을 당해 A매치 출전이 매우 불투명하다. 엘살바도르전 후반 시작하자마자 교체로 들어가 1년 만에 A매치 복귀포를 때려박은 황의조는 현 소속팀인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노팅엄 포레스트에서 명단 제외 수모를 당하는 등 출전 기회를 좀처럼 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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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황인범도 소속팀인 그리스 올림피아코스와의 갈등으로 결장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 바이에른 뮌헨 수비수 김민재가 건재한 것은 다행이지만 이강인 등 주축 선수들의 줄부상은 클린스만의 셈법을 어지럽게 만들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연합뉴스, PSG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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