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단체 그린피스,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 배경으로 내건 ‘폐로’ 계획에 “이번 세기에 불가능”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오른쪽에서 두 번째)가 22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 등을 논의하는 각료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도쿄 교도=연합뉴스 |
환경단체 그린피스가 22일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 해양 방류 배경 중 하나로 내세우는 ‘폐로’가 이번 세기 내에 불가능할 것이라며, 일본 정부가 허황된 인식을 품고 있다고 맹비난을 쏟아냈다.
그린피스는 이날 성명에서 “일본 정부는 인정하지 않지만 이번 세기 내에 원전 폐로는 과학적으로 불가능하다”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재난은 진행형이고, 사고 수습에 앞으로도 막대한 공적자금 투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 정부는 방사성 폐기물의 태평양 방류를 결정했다”며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남긴 쓰라린 아픔과 교훈에 대한 망각과 수십년 동안 견고한 카르텔을 구축한 일본 원전 프로그램의 산물”이라고 쏘아붙였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해양방류를 앞둔 지난 20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를 방문해 고바야카와 도모아키 도쿄전력 사장과 면담하고 있다. 후쿠시마 교도=연합뉴스 |
앞서 일본 정부는 같은날 관계 각료회의를 거쳐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의 해양 방류를 기상 등에 지장이 없으면 24일 개시하기로 결정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과학적 근거에 기초한 대응에 폭넓은 지역·국가로부터 이해와 지지 표명이 이뤄져 국제사회의 정확한 이해가 확실히 확산한다고 생각한다”면서 오염수 방류 개시 분위기가 조성됐음을 시사했다.
일본 정부의 결정에 따라 후쿠시마 원전 운영회사인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관으로 옮기는 작업에 착수했으며, 다핵종제거설비(ALPS)를 거쳐 탱크에 보관 중인 오염수를 바닷물과 희석해 1㎞에 달하는 해저터널을 통해 원전 앞바다에 방류할 예정이다.
대형 탱크 1000여개에 나뉘어 보관 중인 오염수 약 134만t이 완전히 배출되기까지는 현재도 빗물과 지하수 유입으로 추가 오염수가 계속 발생하는 점 등을 고려할 때 최소 30년이 걸릴 것으로 관측된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 현지 어민들을 고려해 소문 피해 대책 지원용으로 300억엔(약 2800억원)과 어업 지원용으로 500억엔(약 4600억원)의 기금을 각각 마련했다.
‘폐로’ 계획이 모순이라는 취지의 그린피스 지적은 ‘탱크를 더 늘렸다가는 폐로 작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오염수를 방류한다’던 일본 정부 입장을 받아친 것으로 해석된다. 기시다 총리는 지난 20일 오염수 방류 시설 시찰 후 기자회견에서 “해양 방출은 폐로와 후쿠시마의 부흥을 진행하기 위해 결코 미룰 수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었다.
그린피스는 “원전 폐로 계획이 사실상 실패하고 있음을 스스로 인정한 것과 다름없다”며 “탱크에 저장 중인 오염수를 방류한다고 해도 그 안에 남겨진 뜨거운 핵연료 잔해를 식히려면 냉각수 투입을 멈출 수 없다”고 반박했다.
계속해서 “방류 이후에도 수십만 톤의 오염수가 추가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오염수 방류는 폐로를 위한 것이 아니라 기존 오염수의 장기 저장으로 발생하는 비용을 아끼려는 궁색한 선택일 뿐”이라고 거듭 몰아붙였다.
다카다 히사요 그린피스 일본사무소 프로젝트 매니저도 “후쿠시마 지역 주민, 일본 국민뿐 아니라 국제사회, 특히 태평양 연안 등 관련 국가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해양 방류 일정을 발표해 대단히 실망스럽고 개탄스럽다”고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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