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계룡건설 시공 현장서 4명 목숨 잃어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오전 7시25분께 계룡건설이 시공 중인 경남 합천군 고속국도 제14호 함양~울산선 건설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20대 A씨가 사망했다. 신호수였던 A씨는 현장 성토작업을 위해 토사를 하역하고 이동하는 덤프트럭에 부딪혀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룡건설의 공사장은 공사금액 50억 이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고용부는 사고 발생 사실을 인지한 즉시 근로감독관을 현장에 파견해 사고 내용 확인 후 근로자 안전 확보를 위한 작업 중지를 명령했다. 사고 원인 규명을 신속히 하고 산업안전보건법 및 중대재해법 위반 사항이 없는지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다.
계룡건설 CI. [사진=계룡건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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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또는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인 사업장에서 노동자가 사망하는 중대 사고가 발생하면 사업주나 경영책임자 등을 처벌하도록 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사망자가 1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사고로 6개월 이상 치료가 필요한 부상자가 2명 이상 발생한 경우 ▲동일한 유해요인으로 급성중독 등 직업성 질병자가 1년 이내에 3명 이상 발생한 경우 적용된다.
지난해 1월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 계룡건설 현장에서는 이번 사고까지 모두 4건의 중대재해가 발생했다. 지난해 3월 전북 김제 건설현장에서 굴착기가 전도돼 근로자 1명이 익사, 7월에는 세종 건설현장에서 벽체 도장작업 중인 근로자가 5.6m 아래로 떨어져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같은 해 9월에는 경기 성남 소재 건설현장에서 안전대 부착 설비 설치를 하던 근로자가 4.5m 아래로 추락 사망했다.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법률 시행 이후 공사현장 인명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건설업은 현장에서 많은 근로자가 종사하고 있고, 특성상 고위험 작업이 많아 각종 중대재해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산업재해 발생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기 위한 법률 제정의 필요성이 커졌고, 정부가 지난해 1월 중대재해법을 시행했지만 건설현장에서 사건·사고는 끊이지 않는 상황이다.
지난해 9월 기준 180건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수사가 이뤄졌으며, 고용노동부는 25건(13.9%)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고용노동부 산업재해현황에 따르면 180건 중 건설 업종에서 74건이 발생, 사망자수는 전체 202명 중 82명에 달한다. 제조업종은 같은 기간 67건(74명), 기타업종은 39건(46명)으로 집계됐다. 건설업계에서 발생하는 중대재해는 기타 업종보다 큰 비중을 차지, 분기별 사망자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가 올해 2분기 건설사고 사망자가 발생한 시공능력평가 상위 100대 건설사 11곳과 사고 책임이 있는 하도급사, 공공발주 공사의 발주청, 인허가 기관(지자체) 명단을 공개한 결과로 볼 때도 건설현장 인명사고는 적지 않다.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100대 건설사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는 13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명 늘었다. 현대엔지니어링, 한화 건설부문 현장에서 발생한 사망자가 각각 2명으로 가장 많았으며 롯데건설, 금호건설, 신세계건설, 대광건영, 시티건설, 보미건설, 대우산업개발, 동문건설, 이수건설 현장에서 각 1명씩 사망자가 발생했다.
발주처별로는 민간공사에서 43명이 숨져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명 증가했다. 공공 발주 공사 사망자는 20명으로 전년 동기(10명)보다 2배 늘었다.
한편,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올 2분기 사망사고가 발생한 100대 건설사와 하도급사 소관 건설현장, 공공공사 현장에 대해 관계기관 합동으로 특별점검을 하라고 지시했다. 국토부는 특별점검에서 위법 사항이 발견되면 공사 중지, 부실 벌점 부과 등 강력한 조치를 한다는 방침이다.
/김서온 기자(summer@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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