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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폭행 사건 재발' SSG "선수단 자체 집합 사전 신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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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손상 근절 서약서 매년 서명, 교육 실태 점검 등 방지책 제시

연합뉴스

폭행이 발생한 SSG 랜더스 2군 훈련장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3년 만에 퓨처스(2군) 선수단에서 또 폭력 사건이 벌어져 충격에 빠진 프로야구 SSG 랜더스가 '재발방지책'을 제시했다.

SSG는 KBO 상벌위원회가 '가해 선수'의 징계를 확정한 19일,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재발 방지도 재차 약속했다.

선배들이 후배를 '훈육하는 자리'로 포장됐던 '선수단 집합'을 사전에 보고하게 하는 등 구체적인 대안도 내놨다.

이날 KBO 상벌위는 후배를 배트로 때린 이원준(25)에게 72경기, 집단 체벌한 내야수 이거연(26)과 외야수 최상민(22)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내렸다.

SSG 구단은 "일부 선수의 품위손상행위로 인해 프로야구를 사랑하는 팬 여러분께 큰 실망을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KBO 상벌위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고,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를 위해 앞으로 뼈를 깎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약속도 했다.

SSG 구단은 "구단은 현시점에서 1, 2군 모든 선수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인식과 행동 수준을 정확히 진단하고, 선수단 교육과 실태 점검 방식, 숙소 운영 방안 등 선수단 관리, 운영 전반에 대해 재점검하겠다"며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1, 2군 선수단 전체의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기준과 인식을 사회적 눈높이에 맞출 수 있도록 규정과 제도를 강화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품위손상 근절 서약서' 제도를 신설, 매년 계약 시점에 서명함으로써 선수 스스로 제도에 대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하는 계기로 삼겠다"며 "2군 선수단 교육과 실태 점검을 매월 진행하고, 보고 절차도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더 눈에 띄는 것은 집합 사전 신고제 도입이다.

SSG 구단은 "선수단 자체의 소통을 위한 집합 역시 '사전 신고제'로 운영해 집합의 목적과 장소, 시간 등을 위반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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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 후배 폭행한 이원준 등 SSG 선수 관련 상벌위 개최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19일 집단 체벌과 폭력을 가한 SSG 랜더스 선수 3명에 대한 상벌위원회가 열리는 도곡동 한국야구위원회. 2023.7.19 hama@yna.co.kr



지난 6일 SSG 퓨처스팀의 훈련장 인천 강화 SSG 퓨처스필드에서는 '선수단 내 폭행 사건'이 벌어졌다.

이거연은 올해 신인 선수 한 명이 건방지게 굴었다며 후배들을 불러 모은 뒤 얼차려를 가했다.

얼차려가 끝난 뒤 이원준이 원인을 제공한 신인 선수를 방망이로 때렸다.

이원준의 폭행 후 단체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은 최상민이 또 후배들에게 집단 얼차려를 이어갔다.

피해자가 가해자가 되는 폭력의 사슬이 이어졌다.

퓨처스팀 코치가 우연히 폭행을 당한 신인 선수의 몸 상태를 확인하다가 선수들의 가혹 행위를 뒤늦게 알고 구단에 보고했고, SSG 구단은 이를 KBO 클린베이스볼센터에 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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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가 퇴단 조처한 이원준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3년 전에도 비슷한 사건이 강화에서 발생했다.

SSG 전신인 SK 와이번스 소속이던 선수들이 음주 운전과 무면허 운전 등 일탈을 했고, 2군 고참급 선수들이 물의를 빚은 선수들에게 물리적인 체벌을 가했다.

이를 들은 1군 선수가 퓨처스 선수에게 '선수들의 기강이 무너졌다'며 2군 후배 선수들에게 얼차려를 지시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SK는 사건이 벌어진 뒤 이를 KBO에 보고하지 않고 자체 징계를 내렸다.

KBO 상벌위는 '보고 의무'를 져버린 SK 구단에도 제재금 2천만원의 징계를 내렸다.

후배를 때린 김택형과 신동민은 30경기 출장 정지와 벌금 500만원, 후배 선수들에게 얼차려를 지시한 정영일은 1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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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은 SSG 최상민
[SSG 랜더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




KBO는 2021년 5월 30일에 야구규약 151조 [품위손상행위]에 '폭력'의 징계 수위를 '2개월 이상의 참가 활동 정지나 50경기 이상의 출장 정지 또는 500만원 이상의 제재금'으로 강화했다.

당시 김택형, 신동민보다 폭행의 수위가 강하기도 했지만, KBO가 징계를 강화하면서 이번에 배트로 후배를 폭행한 이원준은 3년 전 가해자들보다 많은 72경기 출장 정지 처분을 받았다.

SSG가 이원준을 퇴단 조처하면서, 이원준은 직업도 잃었다.

KBO 상벌위는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지 않고 얼차려를 가한 이거연과 최상민에게는 '폭력' 징계보다는 낮은 30경기 출장 정지로 징계 수위를 정했다.

2020년 SK는 '퓨처스 선수단 품위손상행위에 대한 사과문'을 내고 "훈계 목적이라도 선수단 내 얼차려, 체벌 행위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2023년 SSG는 비슷한 이유로 또 사과문을 냈다. 이번에는 3년 전보다 구체적인 재발방지책을 제시했다.

물론 SSG의 재발방지책이 실효가 있는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SSG는 "다시 한번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고개 숙였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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