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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8 (수)

이슈 [연재] OSEN '유구다언'

'상근-홍보 부회장도 구멍 행정' KFA, 규정 위반-문제 알려도 그저 "파악중" [유구다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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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우충원 기자] '비정상의 정상화'을 외쳤지만 변한 것은 없었다. 오히려 소통은 전혀 없었고 실무진도 이사진도 아무도 책임을 지겠다는 존재는 없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은 지난 5월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5명의 새 이사진을 발표했다.

총 25명의 이사진 중 18명은 새 얼굴로 채워졌다.

특히 전무직을 폐지하고 새로 도입한 상근 부회장에는 김정배 전 문체부 제2차관이 선임됐다. 김정배 신임 부회장은 실무 행정에 대한 총괄을 맡는다.

이어 부회장단에는 한준희(홍보) 장외룡(기술·각급 대표팀)을 비롯해 원영신(여자축구) 연세대 명예교수, 하석주(학교축구·엘리트) 아주대 감독이 새로 선임됐다. 최영일(대회운영·회원단체) 이석재(시도협회 대표) 부회장은 유임됐다.

정몽규 회장은 "이사진 개편을 통해 새로운 변화 중 하나는 상근 부회장 제도이다. 김정배 차관은 오랫동안 문화-체육을 맡아오신 분이다. 풍부한 경험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협회의 역량을 한 층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정배 부회장은 "대한축구협회에 변화가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동참하게 됐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30여 년간 문체부에서 일한 경험이 잘 쓰일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 한국 축구의 정상화를 위해 축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한 한준희 부회장도 선임됐다. 한 부회장은 앞서 KFA 정보전략소위원회 등에서 활동한 바 있지만 부회장직은 이번이 처음이다. 축구계 정상화를 위한 조치였다.

그런데 지난 18일 대한축구협회의 '입장문'을 보면 정상화가 아닌 더 비정상화가 됐다. 무엇이 잘못인지에 대한 인지도 제대로 하지 못했고 그저 협회의 입장만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14일 명단발표한 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선수의 선발과정에서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맞지 않는 선수를 선발한 점에 대해 겸허히 인정하고 향후 행정체계 정비를 통해 유사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고 밝혔다.

과거 음주운전 이력 때문이다. K리그 2 충남아산 소속이던 이상민은 지난 2020년 5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돼, 그해 8월 5일 도로교통법 위반으로 벌금 500만 원 형을 받았다.

KFA 홈페이지에 명시돼 있는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르면 ‘500만 원 이상 벌금형 선고 후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자’는 대표팀 유니폼을 입을 수 없다. 이상민이 2023년 8월 4일까지는 국가대표로 선발될 수 없단 것이다.

그런데 그는 2021년 10월 1년 반 만에 23세 이하(U-23) 대표팀에 선발, 2022 U-23 아시안컵 예선을 시작으로 황선홍호에서 꾸준히 차출(6경기 소화)됐다. 그리고 지난 14일 발표된 항저우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도 포함됐다.

대표팀 차출 결격 기간 내 있었던 과거 이상민의 황선홍호 합류가 규정 위반이란 것을 KFA가 인지하고 감독과 코치진에게 알렸어야 했다. 이는 규정대로 움직이는 KFA의 기본 역할이다.

최정예 멤버를 꾸리기 위해 선수 파악에 신경을 집중하는 감독이 협회 규정까지 인지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결격 사유가 있는 선수가 있다면 이를 파악하고, 감독과 코치진에 고지해야 하는 것은 당연히 KFA의 몫이다.

그러나 KFA는 최근까지도 이상민의 합류에 이상한 점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KFA의 18일 사과 입장문에 앞서 OSEN은 '선수 선발 규정을 제대로 고지하지 않은 KFA의 행정사고'에 대해 단독 보도한 바 있다.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이 발표된 당일(14일) KFA 관계자는 “이상민이 이미 (한국프로축구연맹으로부터) 징계를 받았다. 또 항저우아시안게임이 이상민의 첫 국제대회가 아니라 U-23 아시안컵에 출전한 이력도 있다. 이에 이번에 발탁된 것으로 안다”라고 말했다. 과거 이상민의 U-23 아시안컵 동행도 문제였단 것을 KFA가 여전히 인지하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런데 KFA는 17일 “과거 발탁을 포함해 이상민 관련 사항을 파악하고 있다”라고 3일 만에 말을 바꾸고, 18일 행정체계 오류를 인정하며 사과했다.

OSEN은 오류에 대해 끊임없이 실무자에게 문의했다. 규정을 언급하며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런데 실무자는 제대로 된 답변 없이 "파악중"이라고만 답했다. 상근 부회장과 홍보 부회장이 존재했지만 아무런 언급이 없다. 입장문으로 이번 문제를 마무리 하기에는 여전히 내부의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평가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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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악중"이라고 대답한 KFA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온통 변명만 가득했다. 외부 채널을 통해 사과를 내놓기도 했던 KFA지만 이번에는 조용히 입장문으로 대체했다.

그동안 바로 잡을 기회가 6차례나 있었다. 특히 가장 중요한 항저우 아시안게임 엔트리 발표 때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KFA 이사진이 모두 바뀌고 정상화를 외쳤지만 여전히 바뀐 것은 전혀 없었다.

입장문의 변명은 엄청난 수준이다. KFA는 “이상민의 경우 K리그 1이나 A대표팀 선수 등과 비교하면 리그 소식도 선수 관련 정보도 상대적으로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기에 2021년 첫 선발 당시 해당 사실과 연관한 관련 규정을 제대로 검토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관련절차 처리에 대해 미숙함이 있었다. 향후 행정체계 정비를 통해 유사한 상황이 재발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유명하지 않은 선수이기 때문에 관심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선수라면 관심 조차 가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며 조직 구성이 바뀌었지만 KFA의 움직임은 전혀 그렇지 않다. KFA의 현재 상황을 정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 10bird@osen.co.kr

[사진] KFA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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