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음주운전 적발 사실 숨기고 경기 출전
출전 선수 명단은 15일 마감
황선홍 감독이 아시안게임에 나설 22명의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번 명단에는 과거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은폐했던 이상민(성남)도 포함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과거 음주운전 적발 사실을 숨겼던 이상민(성남FC)이 아시안게임 최종 명단에 포함됐다.
황선홍 감독은 14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나설 22명의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홍현석(헨트),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등 해외파와 송민규(전북현대), 엄원상(울산현대) 등 국내파가 조화를 이뤘다. 규정 연령 24세를 초과하는 와일드카드로는 백승호, 박진섭(이상 전북), 설영우(울산)를 선택했다.
황 감독은 “지금도 머리가 복잡할 정도로 어려운 작업이었다”라며 “결정하기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마지막까지 한두 포지션에선 경합이 심해 고심했다”고 덧붙였다.
선수 선발 기준으로는 3가지를 들었다. 그는 “첫째는 팀과 K리그에서의 포지션 경쟁력, 둘째는 멀티 능력을 봤다”며 “필드 플레이어가 19명뿐이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날씨가 무덥고 일정이 빡빡해 멀티 능력이 중요하다”면서 “마지막으로는 원팀으로 협업 능력을 봤다”고 전했다.
이번 명단에서 대부분의 시선은 이강인과 와일드카드 세 선수를 향했다. 그도 그럴 것이 가장 많은 인기와 관심을 받고 성적을 좌우할 수 있는 선택이기 때문이었다. 그런 스포트라이트 뒤엔 뒷맛이 개운치 않은 선발도 있었다. 바로 수비수로 선발된 이상민이다.
이상민은 충남아산 소속이던 지난 2020년 5월 음주 상태에서 운전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그는 적발 사실을 충남아산에 알리지 않고 3경기를 더 뛴 후에야 구단에 보고했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이상민에게 K리그 공식 경기 15경기 출장 정지와 제재금 400만 원을 부과했다.
이상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성남에 합류했다. K리그2 13경기에서 나서며 활약 중이다. 황 감독은 미드필더와 수비수를 모두 볼 수 있는 이상민에게 한 자리를 할애했다.
한국은 2014 인천 아시안게임,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3연패에 도전한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차지할 경우 병역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지난 대회에서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조현우(울산현대), 김민재(나폴리) 등이 혜택을 받았다.
물론 병역 혜택이 우선순위는 아니지만 향후 선수 생활의 폭에 있어 동기부여가 되는 건 분명하다. 이번 명단에서 와일드카드로 선정된 세 선수 역시 병역 의무가 남아 있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음주운전을 한 것도 모자라 숨겼던 선수가 나라를 대표할 자격이 있는지에 대해선 의문이 든다. 여기에 병역 혜택까지 주어진다면 올바르게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이들의 박탈감은 헤아릴 수 없다. 한 번의 음주운전으로 K리그를 떠난 선수들을 생각하면 지금도 과분한 혜택을 받고 있다.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는 내일(15일) 아시안게임 출전 선수 명단 제출을 마감한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이후 명단 변경을 하기 위해선 부상 내용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가 있어야 한다”며 다른 사유로는 교체가 이뤄질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상민의 음주운전 징계에 관해 묻자 “팬들이 이상민의 과오를 충분히 지적할 수 있다”면서 “2020년에 징계를 받고 이행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아시안컵에도 출전했다”며 “감독님께서 충분히 생각하시고 선발했다”고 말했다.
황 감독은 선수 명단을 발표하며 “그동안 함께 했던 선수들과 선발에서 제외된 선수들에게 고마움과 감사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전적으로 선수들을 믿고 책임은 감독이 진다”며 목표 달성을 위해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이강인을 비롯한 선수단을 향한 응원은 뜨거울 것이다. 그들을 위해서라도 팬들은 지지를 보낼 준비가 됐다. 하지만 마음 한켠에 남은 찝찝함은 왜 팬들의 몫이 돼야 하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최종 명단(22명)
GK= 이광연(강원) 민성준(인천) 김정훈(전북)
DF= 설영우(울산) 박규현(디나모 드레스덴) 이재익(이랜드) 이한범(서울) 박진섭(전북) 이상민(성남) 황재원(대구) 최준(부산)
MF= 정호연(광주) 홍현석(헨트) 백승호 송민규(이상 전북) 정우영(슈투트가르트) 고영준(포항) 이강인(PSG) 엄원상(울산) 조영욱(김천)
FW= 박재용(안양) 안재준(부천)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