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선수들(아래)이 지난 27일 수원에서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 불가리아전에서 1-3으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한국은 이날 대회 21연패를 기록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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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 25패.
2021년 열린 도쿄올림픽에서 4강 신화를 이뤄냈던 여자 배구대표팀이 지난 2년간 거둔 성적이다.
세자르 에르난데스(스페인)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은 27일 경기도 서수원 칠보체육관에서 열린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 불가리아와의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1-3으로 졌다. 이날 패배로 한국은 개막 이후 9전 전패를 기록했다.
지난해 VNL에서도 한국은 12전 전패를 기록하면서 최하위에 머물렀다. 이제 도미니카공화국·중국·폴란드 등과 3경기가 남았지만, 승리를 기대하기 힘들다.
도쿄올림픽 이후 ‘배구 여제’ 김연경(35·흥국생명)은 대표팀 은퇴를 선언했다. 미들블로커 양효진(33·현대건설)·김수지(36·흥국생명)도 함께 물러났다. 선수단을 이끌었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도 떠났다.
주축 선수들과 감독이 빠지면서 충격은 상상 이상이다.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을 개편했지만, 지난 2년 동안 나아진 점이 거의 없다. 라바리니 감독 시절 전력분석 코치였던 에르난데스가 대표팀을 맡았지만, 지난해 10월 세계선수권에서 크로아티아를 이긴 게 유일한 1승이다. 세계랭킹은 14위에서 34위까지 떨어졌다.
에르난데스 감독은 27일 불가리아전을 마친 뒤 “전술에는 문제가 없다. 선수들이 국제대회 수준의 맥락을 이해하고 적응하는 게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 감독의 책임도 있다. 그는 튀르키예 바키프방크 코치를 겸하고 있다. 에르난데스 감독은 지난 5월 한국에 들어올 예정이었지만, 지진으로 튀르키예 리그가 연기된 탓에 한국대표팀을 한 번도 지도하지 못했다. 결국 한유미 코치와 어드바이저를 맡은 김연경이 선수들의 훈련을 이끌었다.
유능한 지도자가 클럽팀과 대표팀을 함께 맡는 건 세계적인 흐름이다. 그러나 국내파 선수로 구성된 한국 대표팀에서 이런 방식이 효율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감독이 선수들을 직접 지도할 수 없다는 건 문제다. 더구나 한국은 세대교체를 꾀하고 있다.
대표팀은 9월 2024 파리올림픽 예선에 이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한국이 올림픽 진출권을 따내려면 이탈리아·미국·폴란드·독일·태국·콜롬비아·슬로베니아 등이 속한 세계예선 C조에서 2위 안에 들어야 한다. VNL에서 전패를 기록 중인 한국이 올림픽 예선을 통과하기는 쉽지 않다. 에르난데스 감독의 계약 기간은 올해까지다.
수원=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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