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과 비교해 대응 여력이 부족한 50인 미만 중소기업을 무작정 중대재해법 적용 대상에 포함시킬 경우 경영상 피해가 예견된다는 이유에서다.
◆ 중대재해법TF, 이달까지 중대재해법 추가 유예기간 논의
21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현재 중대재해법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꾸리고 중대재해법 개선을 위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TF는 중대재해법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처벌 요건을 명확히 하고 제재 방식을 개선하는 내용을 들여다보고 있다.
특히 TF에는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법 적용 시점을 유예하는 안건도 올라가 있는 상태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2.11.30 yooksa@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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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월 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산업재해로 노동자가 다치거나 사망했을 때 안전 관리 체계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은 기업 경영자에게 책임을 묻는 법이다. 상시근로자 50인 이상, 건설 공사금액 50억원 이상인 기업에 우선 적용됐으며, 5인 이상 50인 미만 기업은 2024년까지 2년간 유예기간을 가진다.
고용부는 이달 말까지 TF 논의를 진행한 후 이르면 내달 중 유예 여부가 담긴 추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만 법 개정 사항이고, 야당의 동의를 얻어내야 하기 때문에 실현 가능성은 미지수다.
최태호 고용부 산재예방감독정책관은 "중대재해법 TF에서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법 처벌 유예기간 연장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5~50인 사업장이 전체 31%…준비 안된 소규모 사업장 혼선 불가피
당초 중대재해법은 지난해 시행 이후 처벌 대상과 기준에 대한 모호성 문제가 불거지며 노동시장 내 혼란을 야기했다.
주무부처인 고용부는 같은 해 11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통해 보완 방향을 제시했으나 여전히 산업현장에선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쏟아졌다.
이에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법 적용 유예기간을 연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빗발쳤고, 노동당국이 검토에 들어간 것이다. 중대재해법 처벌의 핵심 판단 기준인 '위험성평가'를 지난해 11월에서야 발표했다는 점도 유예 가능성을 높인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기자 = 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요진건설산업 성남 판교 제2테크노밸리 공사장 추락 사고 사업주 처벌 촉구 기자회견에 고인들이 사용하던 안전모와 작업화가 놓여 있다. 2022.02.09 kimkim@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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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기획재정부 역시 50인 미만 사업장의 중대재해법 적용 시점을 늦춰야 한다고 제언한 상황이다. 기재부는 산재 감소 효과가 아직 뚜렷하지 않은 가운데 50인 미만 사업장까지 법 적용 대상에 포함했을 경우 발생할 경제적 피해를 우려했다.
전체 사업장 약 31%가 5인 이상 5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인 점을 감안했을 때 그 피해는 국가경쟁력 상실로도 이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5인 이상 50인 미만 사업장 수는 지난해 6월 말 기준 48만6551개로, 전체(156만3172개) 31.1%를 차지했다.
중대재해법 TF 관계자는 "로펌을 선임한 대기업도 중대재해법으로 휘청이는데 준비 안 된 중소기업까지 법 적용 대상에 포함할 경우 결국 우리나라 노동시장에는 대기업만 남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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