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코로나 유사 증상' 우한연구소 연구원 3명 신원 보도
우한바이러스연구소 |
(서울=연합뉴스) 최재서 기자 = 코로나19 대유행 전에 비슷한 증상으로 아팠던 것으로 알려져 '실험실 유출설'에 불을 지핀 중국 우한바이러스연구소 연구원이 미국 정부의 지원을 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2019년 11월 코로나19 또는 계절성 질병과 일치하는 증상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진 연구원 3명의 신원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동물보호단체 '화이트 코트 웨이스트 프로젝트'(White Coat Waste Project)가 확보한 문건에 따르면 이들 연구원 중 한 명인 후번(Ben Hu)이 참여한 연구 프로젝트 중 일부는 미국 정부의 보조금을 지원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회계감사원은 최근 미국 국제개발처와 국립보건원이 2014~2019년 우한연구소에 140만달러(약 18억원)를 지원했다고 발표했는데, 그 중 일부가 후번이 참여한 연구 프로젝트에 흘러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연구 프로젝트 중에는 국립보건원이 지원한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위험성에 관한 연구도 있었다.
'화이트 코트 웨이스트 프로젝트' 측은 확보한 문건들을 통해 "미국의 세금이 후번의 실험 중 일부에 지원됐다는 것이 분명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국제개발처는 이와 관련해 우한연구소에 81만5천달러, 우한대학교에 3만9천달러가 제공됐으며 연구 지원은 2019년 중단됐다고 밝혔다.
'코로나19 기원법' 관련해 발언하는 바이든 美 대통령 |
미 상원 보건위원회 소속 로저 마셜 의원은 "우리가 지원하는 학자들과 연구 유형을 더 잘 모니터링해야 할 뿐 아니라 미국 글로벌 연구 보조금 관리를 개혁해 투명성 등을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현직 관리들에 따르면 후번은 우한연구소의 코로나바이러스 연구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 인물이라고 WSJ은 보도했다.
그는 박쥐 코로나바이러스 권위자로 꼽히는 우한연구소 스정리 박사와도 긴밀히 협력해왔으며 코로나바이러스를 인간 세포에 결합하는 연구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팬데믹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바이러스를 찾아내 백신 개발을 촉진하는 게 연구의 목적이며 감염 위험이 높은 바이러스를 다루는 만큼 철저한 예방조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WSJ의 지적이다.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나머지 2명의 연구원 중 한 명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지리적 확산을 전문으로 연구해왔으며 코로나19를 유발하는 SARS-CoV-2 바이러스와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새로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유사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에 관한 최초의 논문을 쓰기도 했다.
이 논문을 비롯해 다른 중국 과학자들이 발표한 논문들에 따르면 대부분의 코로나바이러스 연구가 생물안전 2등급 시설에서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국제적으로는 일반적으로 이보다 높은 3~4등급 시설을 사용한다고 WSJ은 짚었다.
미 보건인적서비스부(HHS) 고위 관리로 일했던 로버트 캐들렉은 이들 3명의 연구원이 "부적절한 수준의 낮은 안전 등급 시설에서 사스 관련 코로나바이러스 실험을 수행했다"며 "이는 실험실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acui7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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