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 선수들 인종차별 발언에 사과…“징계 절차 착수”

울산 현대가 발표한 사과문. 울산 현대 인스타그램 캡처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가 소속팀 일부 선수들의 인종차별적 발언에 대해 사과문을 게재하고 징계 절차에 착수했다.

울산은 12일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선수단의 부적절한 언행에 대해 피해 당사자와 관계자, 그리고 팬 여러분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서 “구단 소속 인원 전원을 대상으로 차별 근절 관련 교육을 실시하고, 이번 사건을 면밀히 파악해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징계 절차를 진행하겠다”며 “이번 사태에서 언급된 사살락 선수와 관계자들에게 사과를 전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은 지난 10일 울산이 제주를 5-1로 완파한 뒤 같은날 울산 수비수 이명재(30)의 인스타그램에서 그의 동료들과 팀 매니저가 이명재의 외모를 태국 축구선수 사살락 하이프라콘(27·부리람)에 비유하며 불거졌다.

이명재 인스타그램 캡처

게시물에서 미드필더 이규성(29)은 이명재의 피부색이 다소 어두운 것을 염두에 둔 듯 “동남아시아 쿼터 든든하다”고 댓글을 작성했다. 이어서 수비수 정승현(29)이 “기가 막히네”라고 댓글을 달자 이명재는 “너 때문이야 아시아쿼터”라고 답했다.

그 뒤로 미드필더 박용우(30)는 “사살락 폼 미쳤다”고 비유했고, 이명재는 “코봉이 나라를 빛내고 와라”라고 답글을 달았다. 아울러 팀 매니저까지 “사살락 슈퍼태킁(클)”이라고 이명재를 사살락의 외모에 빗댔다.

사살락은 자국 1부 리그의 부리람 유나이티드 소속 윙어로, 2021년 7월 전북 현대에 임대돼 하프시즌 동안 뛰었었다.

울산 선수들의 댓글을 지켜본 팬들은 이들의 대화가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리그에서 함께 뛰었던 외국인 선수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언행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이명재는 해당 게시물을 삭제한 상태다.

한편 이번 대화에서 문제의 발언을 한 박용우, 이명재, 이규성은 울산의 부주장들이다. 박용우는 최근 국가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정재우 온라인 뉴스 기자 wampc@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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