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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 논란' 이영하도 김대현도 무죄…누가 피해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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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공덕동, 김민경 기자] "나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다 행복했으면 좋겠다."

두산 베어스 우완 이영하(26)가 학교폭력 혐의를 벗자마자 한 말이다. 이영하는 2021년 3월 처음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였고, 지난해 9월부터 약 9개월 동안 법정 싸움을 했다. 2년 가까이 진실을 밝히기 위한 노력이 헛되지 않은 것만으로 안도하는 목소리였다.

서울서부지법 형사4단독 정금영 판사는 31일 특수 폭행, 강요, 공갈 등의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 된 이영하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이영하에게 징역 2년을 구형했지만, 재판부는 공소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시절 원투펀치로 함께 활약했던 김대현(26, LG 트윈스)과 함께 1년 후배 A씨를 괴롭힌 혐의를 받았다. 피해자 A씨는 2015년 8월 19일 이영하가 동급생인 김대현(26, LG 트윈스)과 함께 A씨의 손가락을 강제로 전기파리채에 넣는 특수 폭행을 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영하가 2015년 8월과 10월 사이 피해자를 그의 자취방으로 불러 빨래와 청소를 시켰고, 2015년 2월 대만 전지훈련 때는 A씨의 라면을 갈취하려다 라면을 주지 않자 기합을 줬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영하와 김대현은 특수 폭행이 일어난 시점에 A씨와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 확실한 알리바이가 있었다. 두 선수는 당시 청소년대표로 선발돼 2015년 8월 17일부터 25일 전북 군산에서 합숙 훈련을 했고, 26일 일본 오사카로 출국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A씨는 2015년 8월 21일 열린 협회장기 고교야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영하와 함께 부산에 내려갔다고 주장했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협회장기 고교야구대회에 이영하가 참가하진 않았다"고 사실 확인을 해줬다. 재판부는 이외에도 이영하의 당시 일본 출입국 기록, 선린인터넷고 부산 숙소 숙박자 명단, 선린인터넷고 학생부장의 진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피고인이 그 장소에 있을 가능성은 없거나 낮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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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는 아울러 "피해자는 조사 과정에서 피고인이 전기파리채로 머리를 빗게 했다고 했다가 손가락을 넣어보라고 했다고 하는 등 피해 진술의 주요 부분이 일관되지 않다"고 설명했다.

A씨의 자취방 가혹행위 주장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A씨는 이영하가 2015년 8월 이후 자취방으로 불러 청소와 빨래 등을 시켰다고 진술했지만, 이영하는 2016년 6월 이후 자취방에서 나와 본가에서 통학했다. 이영하의 아버지가 이영하와 함께 자취한 동급생의 어머니에게 2015년 6월까지만 월세를 분납한 증거 자료가 인정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는 2015년 8월 말과 9월 초, 9월 말에 자취방에서 빨래나 청소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고인이 이미 퇴거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대만 전지훈련 라면 갈취 및 기합 혐의는 증인들의 진술이 중요했다. 그런데 피해자의 당시 룸메이트이자 검찰측 증인이 "그런 기억이 없다"고 하면서 이영하의 주장에 더 힘이 실렸다. 재판부는 "피해자와 같은 방을 쓴 증인은 피해자만 병뚜껑에 머리를 박게 하거나 라면 때문에 얼차려를 받은 기억은 없다고 진술했다"며 역시나 이영하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피해자의 진술은 객관적이지 않고, 야구부 부원들의 증언과 일치하지 않는다"며 이영하의 무죄를 선고했다.

이영하와 함께 재판을 받은 김대현은 지난 1월 이미 무죄를 선고받고 선수 생활도 하고 있는 상태다. 재판부는 김대현 사건에서도 A씨의 진술에 신빙성이 없다고 판결했다. A씨가 폭행과 강요가 있었다고 주장한 날짜가 맞지 않고, 주장한 날짜에 A씨와 김대현이 같은 공간에 있지 않은 사실 역시 입증이 됐다.

이영하는 재판이 열린 9개월 동안 선수 커리어가 중단되는 큰 피해를 입었다. 두산이 이영하를 미계약 보류 선수 신분으로 두면서 올 시즌 연봉도 받지 못하고 있었다. 이영하는 이날 두산과 선수 계약을 하면 2월부터 받지 못한 올해 연봉을 소급해 받을 예정이다. 다음 달 1일부터는 1군과 2군 경기 모두 뛰는 자격이 주어진다.

결과적으로 이영하는 김대현과 함께 무고한 일로 선수 커리어가 중단되는 피해를 입었다. 그래도 이영하는 무죄가 입증된 것만으로 만족했다.

이영하는 "피해자라고 하는 친구가 자기만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나도 조장으로서 그런 것들을 케어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 있다. 그때는 후배였고, 지금은 이렇게 됐지만, 좋은 동생이었기에 그럴(손해배상을 청구할) 생각은 없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끝까지 믿어주신 팀 형들과 동료들에게도 고맙다. 사실 이런 일이 있으면 편견을 갖고 보게 되는데, 그런 편견 없이 나를 믿어줘서 나로선 마음이 힘이 되는 점이 있었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다. 단장님과 사장님도 믿어주신 것 같아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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