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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4 (수)

이대훈, 태권도연맹 선수위원 도전장…“은퇴 후가 더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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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바쿠 세계태권도선수권서 선수위원 출마

한겨레

이대훈이 28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매리어트 호텔에서 사진 촬영을 위해 포즈를 잡고 서 있다. 세계태권도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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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를 앞두고 대표자회의가 열린 지난 27일(현지시각) 아제르바이잔 바쿠의 크리스털 홀. 쉬는 시간이 되자 한 사람이 단상 아래서 유독 분주히 움직였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 코치로 은퇴 2년 만에 국제 대회 현장을 찾은 이대훈(31)이다. 호주, 요르단, 모로코…. 각 국 코치들의 사진 요청이 쇄도한다. 현역 시절에도 ‘태권도 아이돌’로 늘 주위가 붐볐던 이대훈이지만, 올해는 좀 더 바쁘다.

“바쿠 와서 (지금까지) 지도자, 선수들 만난 건 아직 빙산의 일각이다. 내일부터 본격적으로 볼 것 같다.”

28일 바쿠 메리어트 호텔에서 만난 이대훈은 “살면서 가장 바쁜 시기”라며 혀를 내둘렀다. 2년 전 도쿄올림픽을 끝으로 태극마크를 반납한 이대훈은 은퇴 이후가 더 분주했다. 세종대에서 박사 학위 공부에 매진했고, 대전시청과 대표팀에서 지도자를 시작했다. 무엇보다 스포츠외교관 도전에 나섰다.

이대훈은 이번 세계선수권 기간(5월29일∼6월4일) 치러지는 세계태권도연맹(WT) 선수위원에 출마했다. 후보는 모두 아홉 명(남자 6명, 여자 3명). 유권자는 바쿠 대회에 출전하는 940여명의 선수다. 각 선수는 경기 하루 전 계체를 할 때 선수위원 남녀 후보 각 한 명에 대해 총 두 장의 투표권을 행사한다. 최다 득표한 당선자 네 명(남자 2명, 여자 2명)은 다음 달 3일 발표된다.

이대훈은 “선수 때는 제가 열심히 한 만큼 결과가 나왔는데 은퇴 후에는 혼자 열심히 한다고 반드시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지 않다. 은퇴 후가 더 어렵다”라고 털어놨다. 그는 “은퇴하고 보니 내 힘으로 안 되는 부분이 많더라. 많은 분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느꼈다. 차근차근 공부하면서 도움도 많이 청하고 많이 배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태권도연맹 선수위원은 다음 목표인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으로 향하는 디딤돌이기도 하다. 2024 파리올림픽까지 임기인 유승민 현 위원의 한국 후임자 자리를 노리는 이대훈은 “마침 도전할 기회가 왔다. 태권도연맹 선수위원은 그 도전의 첫걸음”이라고 했다. 선수위원 자격은 현역 혹은 직전 대회 참가자로 제한되는데 도쿄대회를 치른 이대훈은 조건을 충족한다. 진종오(사격), 김연경(배구) 또한 유승민 후임을 노리고 있다.

두 개의 올림픽 메달(2012 런던 은메달, 2016 리우 동메달)과 아시안게임 3연패, 세계선수권 3회 우승 등, 체급과 스타일을 바꿔가면서도 선수 시절 늘 최정상을 지켰던 이대훈. 새 변화, 새 도전의 장을 맞이한 그는 “과부하가 오더라. 요즘 가장 자주 듣는 말이 어리바리하다는 말이다. 예전에는 똘똘하다는 말을 들었는데”라며 웃어 보이고는 총총히 연맹 총회 자리로 향했다.

바쿠/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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