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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19 (금)

한국 참여 IPEF, ‘중국 견제’ 공급망 협정 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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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27일(현지시간) 열린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 장관회의 뒤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왼쪽)과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기자회견을 열고 IPEF 공급망 부문 협정 타결 소식을 발표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주도하고 한국도 참여하는 역내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워크(IPEF)가 공급망 부문 협정을 타결했다. 지난해 5월 IPEF가 출범한 이후 14개 회원국이 도출한 첫번째 합의이자 공급망 분야 첫 다자협정이다. 핵심 산업에서 중국에 대한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미국의 구상이 결실을 맺으면서 중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 상무부는 27일(현지시간)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IPEF 장관회의 결과 공급망 위기극복을 위한 정부 간 공조, 공급망 다변화·안정화를 위한 정부 노력, 공급망과 관련된 노동환경 개선 협력 등을 골자로 하는 공급망 협정을 타결했다고 밝혔다.

협정에 따르면 IPEF 회원국들은 공급망 위기가 발생할 경우 각국 정부로 구성된 ‘공급망 위기대응 네트워크’(Supply Chain Crisis Response Network)를 가동하고 대체 공급처 파악, 대체 운송 경로 개발, 신속 통관 등의 협력 방안을 협의하기로 했다. 회원국들은 또 공급망에 부정적 영향을 주는 조치를 자제하고, 투자 확대와 공동 연구개발(R&D) 등을 통해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노력한다. 이를 위해 14개국 정부 관계자가 참여하는 공급망 위원회도 구성한다.

아울러 노사정 전문기구를 구성해 사업장 현장의 노사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각국의 노동권 관련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 사항을 발굴하기로 했다. 숙련 노동자 육성과 노동 환경 개선이 공급망 안정화에 필수적이라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의중이 담긴 조치다.

상무부는 이날 보도자료에서 “IPEF 공급망 부문 협상 완료는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인도·태평양 전략을 뒷받침하는 주요 성과이자 미국 및 참여국가 소비자와 노동자, 기업의 승리”라고 밝혔다.

IPEF 참여국은 향후 협정 최종 문안을 준비하기 위해 국내 협의 및 포괄적 법률 검토 단계를 거칠 예정이며, 이후 각국 별로 서명과 비준 등의 절차를 밟게 된다.

지난해 5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주도로 출범한 IPEF는 동맹·파트너와 공조해 공급망을 재편하겠다는 ‘중국 견제’ 목적의 경제 협력체다. 미국과 한국, 일본, 호주,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싱가포르, 브루나이, 뉴질랜드, 피지 등 14개국이 참여하고 있다.

중국이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주도하는 등 인도·태평양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꾀하자, 미국이 이를 견제하기 위해 만든 협의체로 인식되고 있다. 특히 미중 양국이 글로벌 공급망 대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이번 미국 주도의 공급망 합의를 놓고 중국이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IPEF는 무역, 공급망, 청정 경제, 공정 경제 등 4개 분야(필라)로 이뤄져 있는데, 미국은 올해 11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까지 나머지 3개 부문 협상도 타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캐서린 타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수개월 내에 필라 1(무역) 부문에서도 결과를 보기 시작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청정 경제 및 공정 경제 부문에 대한 협상도 진전이 있었다고 IPEF 참여국은 공동성명에서 밝혔다.

그러나 무역 장벽 완화나 지적재산권 강화 조치가 없는 IPEF에 대해 미국 경제계에서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미 상공회의소와 전미제조업협회 등은 바이든 행정부에 공개 서한을 보내 “관세 인하, 지적재산권 강화 등이 빠진 협의는 인도·태평양을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 미국의 무역 및 경제적 이익을 위태롭게 할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반면 일각에서는 바이든 행정부가 자국 일자리 보호와 제조업 강화에 초점을 맞추면서 무역 의존도가 높거나 부유하지 않은 나라들에 피해를 끼치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워싱턴 | 김유진 특파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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