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축구계 인종차별에 맞서
레알 마드리드·축구팬 연대 활동
비니시우스 “사랑합니다” 화답
레알 마드리드·축구팬 연대 활동
비니시우스 “사랑합니다” 화답
비니시우스의 등 번호 20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온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로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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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 차별 논란 앞에서 구단도 팬들도 하나가 되어 피해자를 감쌌다. 스페인 프로축구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마드리드는 25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열린 라요 바예카노와의 경기를 앞두고 모든 선수가 20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등장했다.
등번호 20번의 주인공은 레알 마드리드에서 뛰는 브라질 선수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흑인인 비니시우스는 이번 시즌 내내 원정경기를 갈때마다 “원숭이” “검둥이” 등 경멸적인 표현을 들어야 했고 급기야 지난 22일 발렌시아 원정경기에서는 자신을 모욕하는 관중과 언쟁까지 벌인 뒤 퇴장당하며 눈물을 흘려야 했다. 이후 비니시우스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처음도, 두 번째도, 세 번째도 아니다. 프리메라리가에서 인종차별은 일상”이라며 맞서 싸우겠다는 뜻을 밝혔다. 레알 마드리드 팀 동료들뿐만 아니라 마드리드 홈 관중들 역시 “우리는 모두 비니시우스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내걸고 전반 20분이 되자 비니시우스의 이름을 외쳤다.
전세계 축구계에서도 비니시우스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리오 퍼디난드, 가레스 베일, 히카르도 카카 등 축구계 선배들과 킬리안 음바페(파리 생제르망) 등 현역 선수들도 비니시우스를 감쌌다. 심지어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도 “파시즘과 인종차별이 축구장에 설 자리는 없다”며 스페인의 대응을 촉구했고, 리우 데 자네이루 예수상 조명을 1시간 동안 끄며 비니시우스에 대한 연대를 표명한 바 있다.
결국 발렌시아 구단은 “발렌시아 관중 전부를 인종차별자로 매도하지 말라”고 반응했다가 스페인축구협회로부터 5경기 부분 폐쇄 징계와 4만5000 유로(약 6400만원)의 벌금을 받았고, “스페인도, 프리메라리가도 인종차별적이지 않다”고 반응했던 하비에르 테바스 라리가 회장은 입장을 바꿔 사과를 해야했다.
비니시우스의 등 번호 20번이 적힌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온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 레알 마드리드 SN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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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장 징계는 취소되었지만 가벼운 부상으로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못한 비니시우스는 자신을 연호하는 목소리에 일어선 뒤 관중을 향해 엄지를 치켜세우며 화답했다. 또 비니시우스는 SNS에 “사랑합니다. 감사하고 또 감사합니다”라고 글을 남겼다.
비니시우스 논란은 일단락되어가고 있지만 스페인의 뿌리깊은 인종차별 문제는 앞으로도 지적을 받을 전망이다. 약 30억 유로(약 4조 3000억원)의 시장규모를 갖춘 프리메라리가는 아시아와 북미 등지에도 팬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색 인종에 대한 차별이라는 이중적인 모습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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