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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93일 만의 등판도 그러려니…'재활만 4년' 23살 유망주, 성격까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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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커리어가 곧 통증의 역사였던 23살 투수가 있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만 4년, 남들보다 두 배는 긴 재활 기간을 겪었는데 알고보니 수술 한참 전부터 팔이 아픈 상태였다고. 무뎌져서였을까. 무려 1493일 만의 1군 등판에도 감정의 동요를 드러내지 않았다.

kt 왼손투수 전용주는 16일 잠실 LG전에서 의미 있는 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지난 2019년 4월 14일 대구 삼성전 이후 1493일 만의 1군 등판에서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 김민성을 투수 땅볼로 잡았다. 2019년 1차 지명 출신 유망주가 kt 팬들에게 잊혔던 자신의 이름을 다시 각인시킨 순간이었다.

프로 데뷔 후 재활로 보낸 시간이 더 길었다. 신인이던 2019년 1군에서 4경기에 등판한 뒤 그해 9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재활 기간 군대도 다녀왔는데 통증이 여전했다. 그렇게 보낸 재활이 4년이나 이어졌다. 16일 잠실 LG전은 끝이 없어 보이던 터널의 출구였다.

전용주는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올라가기 전부터 재미있다, 한 번 올라가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던질 기회가 왔다. 재미있었다. 오랜만이라 긴장될 줄 알았는데 그보다는 약간 설렜다고 해야하나, 재미있었다'며 평온한 얼굴로 얘기를 시작했다.

마침 경기가 정말 재미있게 흘러갔다. kt는 1회 0-4로 끌려가던 경기를 뒤집었다. 전용주가 등판한 시점은 11-7로 앞선 상황이었다. 전용주는 "불펜에서 경기를 보면서 이거 재미있다, 한 번 올라가보고 싶다 이러다가 올라갔다. 경기는 하던 대로 했고 결과가 잘 나왔다"고 돌아봤다.

재활을 시작하던 시기를 돌아볼 때도 무심한 얼굴은 그대로였다. 전용주는 "기대를 받고 프로에 왔고, 위에 (김)민이 형이나 (강)백호 형처럼 바로 결과를 낸 형들이 많았다. 구단에서도 기대를 했고. 그래서 그때는 급한 마음이 있었다. 돌아보니 그 시간들이 성장하는 시기가 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래 성격이 이렇지는 않았다. 보여줘야 한다는 의식도 많이 했다. 그런데 지나고 보면 그 상황을 그냥 받아들이게 된 것 같다. 내가 어떻게 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서 그냥 그 순간에만 충실히 하자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지독하게도 길어진 재활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계속 재활하면서 어떻게든 해보려고 했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다. 구단이랑 상의를 해서 수술하고 군대에 가기로 했다. 갔다 왔는데도 생각보다 상태가 안 좋아서 시간이 더 걸렸다. 작년에도 때가 아니었는지 잘 안 됐다"고 했다.

처음부터 이런 마음은 아니었다. 전용주는 "계속 통증이 있었다. 100%로 던진 지 얼마 지나지 않은 것 같다. 조금 더 적응하고 하면 괜찮을 것 같다"며 "지연된 적이 많아서…처음 그랬을 때는 진짜 힘들었다. 나도 어느정도 계획이라는 걸 세우고 하는데 그때는 스무 살이니까, 좌절감이 있었다. 쉽지 않았다"고 털어놨다.

또 "예전에는 하다가 아프면 어쩌나 하면서 중간에 멈추기도 했는데 이제는 다 내 몸의 일부라고 생각한다. 아프면 어쩔 수 없고 일단 하는 데까지는 해야겠다는 쪽으로 생각이 바뀌었다"고 얘기했다. 그래도 주변의 축하 메시지를 받지 않았느냐는 말에는 "부모님이 고생했다고 해주셨고, 친구들도 고생했다고 연락해줬다"고 말했다. 여전히 표정은 그대로였다. 복귀 가 문제가 아니라, 계속 1군에서 활약하는 일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 같은 얼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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