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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역 2년 구형' 이영하 최후 진술…"좋은 선배 아니라도, 나쁜 행동 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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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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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공덕동, 김민경 기자] "좋은 선배는 아니더라도 나쁜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 주셨으면 한다."

학교폭력 혐의를 받는 두산 베어스 우완 이영하(26)가 최후 진술을 했다. 이영하는 3일 서울시 공덕동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진행한 학교폭력 관련 6차 공판에 참석했다. 이영하는 선린인터넷고 시절 1년 후배 A씨를 특수 폭행, 강요, 공갈한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기소 된 상태다. 이영하는 지난해 9월 21일 1차 공판을 시작으로 꾸준히 무죄를 주장하며 증거 자료를 제시했고, 검찰 측은 2차부터 5차 공판까지 피해자 A씨를 포함해 증인 5명을 차례로 불러 피해 사실 입증에 나섰다.

검찰 측은 재판부에 "징역 2년 선고를 바란다"고 했고, 피고인 측 변호인인 김선웅 변호사는 "검찰 기소 자체가 공소시효에 쫓겨 피고인이 경찰 조사도 받지 못했다. 검찰 측 증거와 공소 사실 자체는 객관적인 사실에 반하는 것들이 많아 이 고소 사실 증명이 어렵다고 본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별명을 부르거나 집합하게 한 적은 있지만, 폭행과 강요, 협박까진 아니었다. 야구부 선수들 사이에서 관행적으로 있어 왔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피고인의 무죄를 주장한다. 무죄 선고를 바란다"고 맞섰다.

이영하는 최후 진술에서 "일단 내가 반성할 점은 반성하고 있다. 미안한 마음도 있고, 그와 반대로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들이 많다. 성실히 재판에 임했다. 좋은 선배는 아니었지만, 나쁜 행동을 하거나 그렇게 법정에 설 만큼 심한 행동을 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다. 좋은 선배는 아니더라도 나쁜 행동은 하지 않았다는 것을 생각해주셨으면 한다"고 했다.

A씨가 진술한 피해 사실은 크게 3가지다. A씨는 2015년 1~2월 대만 전지훈련에서 이영하가 라면을 갈취하고 후배들에게 기합을 줬다고 주장한다. 2015년 8월 19일에는 이영하가 동급생인 김대현(26, LG 트윈스)과 함께 A씨의 손가락을 강제로 전기파리채에 넣게 했고, 그해 8월부터 10월 사이에는 자취방에서 청소와 빨래를 시키는 등 가혹행위가 있었다고 했다.

이영하는 2015년 8월 이후 사건과 관련해서는 피해자와 같은 장소에 있지 않았다는 알리바이를 증거로 제출한 상태다. 이영하는 당시 청소년대표로 선발돼 2015년 8월 17일부터 25일 전북 군산에서 합숙 훈련을 했고, 26일 일본 오사카로 출국해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참가했다. A씨는 2015년 8월 21일 열린 협회장기 고교야구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이영하와 함께 부산에 내려갔다고 주장했지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협회장기 고교야구대회에 이영하가 참가하진 않았다"고 사실 확인을 해줬다.

자취방 건과 관련해서는 이영하의 아버지가 이영하와 함께 자취한 동급생의 어머니에게 2015년 6월까지만 월세를 분납한 증거 자료를 제출했다. 이영하는 그해 7월부터는 자취방에 거주하지 않고 본가에서 통학했다고 주장한다.

이날 6차 공판에 참석한 피고인 측 증인 B씨는 이영하의 1년 후배이면서 함께 자취를 한 관계였다. B씨가 동의를 구해 이영하와 동급생이 살던 방에 2015년 6월까지 함께 살았다. B씨는 2015년 8월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갔다.

B씨는 "내가 자취방에서 지내는 동안 피해자 A씨가 방문한 기억은 없다. 청소는 내가 살 때는 거의 내가 다 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진술했다.

대만 전지훈련 라면 갈취 및 기합과 관련해서는 피해자의 주장에 힘을 실어줄 증언이 나오지 않았다. 검찰 측 증인들은 "집합 사실은 있었으나 라면 갈취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B씨 역시 "1학년 때도 대만으로 전지훈련을 가서 근처 마트가 있다는 것을 알았기에 굳이 무겁게 라면을 안 사 갔다. 나는 투수라 집합이 있으면 투수조의 빈방에서 집합했고, (라면은) 편의 점에 가는 사람이 있으면 사달라고 시키는 정도였다"며 피고인이 후배의 라면을 뺏는 장면을 목격하거나 들은 적은 없다고 했다.

이영하는 "집합은 시킨 적이 있다. 아무래도 그때 투수 조장을 맡고 있었고, 코치님과 감독님이 바라는 요구 사항이 있어서 그런 것들을 전달했다. 산만하면 집중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하는 정도였다. 할 말이 있으면 내 방에 모아놓고 했다. 집합이라 하면 혼나는 분위기의 어휘가 맞긴 한데, 무조건 혼내려고 집합하는 것은 아니다. 전달 사항이 있을 때 방으로 불렀다. 보통 저녁 먹고 야간 운동하기 전까지 휴식 시간이 살짝 있어서 그때 집합을 했다. 그때 10~20분 정도는 쓸 수 있었다. 라면을 가져간 적은 없고, 마트에 가는 후배가 있으면 사다 달라고 부탁한 적은 있다"고 했다.

피해자 A씨의 이름을 부르면 '젖꼭지'라 답하게 하고, 율동을 시킨 사실은 있었으나 야구부의 관행이라고 했다. 증인 B씨는 "나도 이름을 부르면 만화 캐릭터 별명을 답했다. 율동은 안 했다. 동기들끼리도 그렇게 했고, 선배한테도 그렇게 했다. 선배가 내 별명을 부르면 그 선배의 별명을 말하면서 '형 하지 마세요'라고 한 적이 있다. 이영하 형도 이광수(배우)라는 별명이 있었다. (이)영하 형은 이름을 부르면 '광수'라고 답했다"고 증언했다.

이영하는 "(별명 답하기는) 내가 피해자 친구가 입학하기 전인 1학년 때부터 선배들이 시키던 것이었다. 나 역시 별명이 있었고, 심각한 분위기에서 이뤄지진 않았다. 심각하거나 때린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6차례에 걸친 진실 공방은 끝났다. 재판부는 오는 31일 최종 판결을 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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