닉 키리오스와 초록색 테슬라 |
(서울=연합뉴스) 정성조 기자 = '코트의 악동'으로 불리는 호주의 테니스선수 닉 키리오스(28)가 무장강도에 의해 테슬라 자동차를 빼앗기는 일이 벌어졌다.
하지만 이 강도는 키리오스의 스마트폰과 연동된 위치추적 장치 때문에 범행 30분 만에 검거됐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30분께 호주 수도 캔버라에 있는 키리오스의 집에 검정 복면을 쓴 무장강도가 들이닥쳤다.
자신을 '크리스'라고 소개하며 집의 대문을 두드린 이 남성은 노크 소리를 듣고 나온 키리오스의 어머니에게 총구를 겨눈 채 집 바깥에 주차된 키리오스 소유의 녹색 테슬라 열쇠를 요구했다.
열쇠를 넘겨받은 강도는 키리오스의 모친을 총으로 위협하며 밖으로 데려갔다.
이 강도는 테슬라의 시동을 어떻게 켜는지 몰라 모친에게 작동법을 가르쳐달라고 했다.
키리오스의 모친은 이 강도가 운전석에 앉으면서 총구를 다른 쪽으로 돌린 틈을 타 가까스로 집 안으로 도망쳤다고 현지 경찰은 밝혔다.
집에 있던 키리오스와 매니저는 어머니가 도와달라고 소리치는 소리에 뒤늦게 상황을 파악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강도는 테슬라의 시동을 거는 것만으론 달아나는데 충분치 않다는 사실을 미처 몰랐다.
키리오스의 테슬라엔 스마트폰과 연동된 위치추적 장치가 깔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파악한 차의 위치를 실시간으로 경찰에 알렸고, 도주하는 차의 최고 속력을 시속 80㎞로 제한하기도 했다.
강도는 16분 만에 캔버라 외곽지역에서 경찰에 포착됐다.
강도는 포기하지 않고 역주행까지 하면서 도주했지만 차량 위치를 훤히 들여다보고 있는 키리오스를 따돌릴 방법은 없었다.
결국 강도는 15분을 더 달리다 캔버라 교외의 한 스쿨존에서 차단막을 치고 기다리던 경찰에 붙잡혔다.
키리오스는 지난해 윔블던 준우승, US오픈 8강에 오르는 등 뛰어난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거친 언사로 심판이나 선수, 심지어 관중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아 코트의 악동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xing@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