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시간 28분 단축…선수·전문가 모두 반색
피치 클록이 작동 중인 메이저리그 구장 |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논란 속에 새로운 규칙을 대거 도입한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2023시즌 첫 한 달 동안 적지 않은 변화가 일었다.
AP통신은 2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가 개막 한 달 동안 9이닝당 평균 경기 시간 2시간 37분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3시간 5분보다 28분이나 단축됐다고 밝혔다.
경기 시간이 크게 줄어든 배경은 가장 반대가 심했던 '피치 클록' 도입이다.
올 시즌 투수는 주자가 없으면 15초, 주자가 있어도 20초 이내에 공을 던져야 한다.
타자는 피치 클록이 끝나기 8초 전에 무조건 타격 자세를 취해야 한다.
투수가 '피치 클록'을 어기면 '볼 1개', 타자가 어기면 '스트라이크 1개'가 자동으로 주어진다.
2020년 아메리칸리그(AL) 사이영상 수상자인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에이스 셰인 비버는 "(경기 시간 단축으로 인해) 확실히 삶이 편해졌다"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선수들은 물론 직원들도 가족들이 깨어 있는 시간에 집으로 돌아간다고 전했다.
'피치 클록' 위반 선언에 항의하는 타자 |
'피치 클록' 위반은 지난 달 총 425경기에서 313차례 발생해 경기당 0.74개를 기록했다.
뉴욕 메츠가 17번으로 가장 많았고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디트로이트 타이거스는 4차례로 가장 적었다.
메이저리그는 '피치 클록' 도입과 함께 올 시즌 야수들이 한쪽으로 이동해 수비하는 시프트를 금지하고 베이스는 종전 15제곱인치에서 18제곱인치로 키웠다.
이에 따라 경기 시간은 줄었지만, 타율과 도루, 득점은 늘었다.
좌타자 타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0.229에서 0.247로 향상됐고 우타자는 0.234에서 0.250으로 올라갔다.
인플레이 타율(BABIP)은 좌타자가 9리 오른 0.292, 우타자는 7리 오른 0.302가 됐다.
뉴욕 양키스의 주전 1루수인 좌타자 앤소니 리조는 "(시프트 금지로 인해) 안타 10개 정도는 이득을 본 기분"이라며 "공을 제대로 잘 때렸으면 보상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라고 말했다.
베이스 크기 확대로 도루가 증가한 메이저리그 |
베이스가 커지면서 도루는 25년 만에 최고인 40%나 증가했다.
경기당 도루는 지난해 1.0개에서 올해 1.4개로 늘었다.
도루 성공률도 지난해 75.5%에서 올해 79.2%로 향상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통계업체인 엘리어스 스포츠 뷰로에 따르면 경기당 도루는 1999년 이후 가장 많아졌고, 도루 성공률은 역사상 가장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타율이 증가하고 도루가 늘면서 경기당 득점 또한 지난해 8.1점에서 올해 9.2점으로 늘었다.
새 규칙 도입을 발표하는 테오 엡스타인(왼쪽)과 롭 맨프레드(오른쪽) 커미셔너 |
보스턴 레드삭스와 시카고 컵스의 '우승 해결사'이자 메이저리그의 새 규칙 도입을 자문했던 테오 엡스타인은 "현재 데이터상으로 나타난 효과는 아주 좋다"라며 "단순히 홈런으로 점수를 뽑는 것보다 인플레이 타율이 증가하고 도루도 늘면서 경기가 훨씬 재미있어졌다"라고 말했다.
shoeles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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