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유성 / OSEN DB |
[OSEN=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가 학교폭력 리스크를 떠안으면서까지 김유성을 뽑은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김유성이 프로 데뷔전에서 1군에서 통할만한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며 감독과 포수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두산 신인투수 김유성은 4월 28일 인천 SSG전에서 1군 데뷔전을 갖고 1이닝 2볼넷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시작은 깔끔했다. 1-4로 뒤진 8회 등판해 선두 최정과 길레르모 에레디아를 연달아 내야땅볼 처리하며 손쉽게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다. 이후 오태곤을 1루수 실책, 한유섬과 김성현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2사 만루에 처했지만 박성한을 루킹 삼진으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투구수는 29개.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
사령탑은 우여곡절 끝 성사된 김유성의 데뷔전을 어떻게 봤을까. 두산 이승엽 감독은 “데뷔전이라 긴장을 많이 한 것처럼 보였다. 계속 경기를 나가면 더 안정된 투구를 보여줄 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 “구위는 1군에서 통할 정도라고 본다. 이제 스트라이크만 던지는 게 아닌 본인이 원하는 곳, 포수가 요구하는 곳으로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출 필요가 있다”라고 평가했다.
김해고-고려대 출신의 김유성은 2023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라운드 19순위 지명을 받았다.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논란 속에서도 입단 계약금 1억5000만 원과 함께 정식 프로선수가 됐고, 2군에서 몸을 만들다가 4월 21일 학폭 피해자와 전격 합의했다. 김유성은 잘못을 깊게 뉘우치고 피해자 측에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넨 끝에 용서를 받았다.
김유성은 그동안 부인해왔던 언어폭력 2차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피해자 측에 진심 어린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이를 받아들인 피해자 측은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의 시간을 보낸 김유성을 용서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김유성은 4월 27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뒤 이튿날 감격의 1군 데뷔전을 가졌다.
퓨처스리그와 1군 데뷔전을 통틀어 구위 하나는 진짜였다. 두산이 학폭 리스크에도 김유성을 과감히 지명한 이유가 다 있었다. 이 감독은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라고 높게 평가했고, 김유성의 공을 가장 많이 받아본 백업 포수 장승현은 “2군에서 유성이가 선발 등판했을 때 2경기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그때부터 좋은 투수라는 걸 느꼈다. 직구 구위는 물론 커브와 슬라이더, 스플리터 모두 좋다. 데뷔전 긴장했을 텐데 자기 공을 잘 던진 것 같다”라고 전했다.
구위를 인정받은 김유성은 당분간 추격조, 롱릴리프 등 여유로운 상황에서 1군 분위기를 익힐 전망이다. 이 감독은 “현재 이기는 경기는 박치국, 홍건희, 정철원, 최지강, 이병헌 등 필승조가 구축돼 있다”라며 “김유성은 경험이 없어서 이기는 경기에 바로 내기엔 부담이 있다. 현재로서는 편안한 상태에서 경험을 많이 쌓게 할 생각이다. 물론 계속 좋은 경기를 보여주면 당연히 중요한 상황에 내보낼 수 있다”라고 플랜을 밝혔다.
김유성은 "첫 등판이 이뤄졌는데 설레기도, 떨리기도 했다. 벤치에서 형들이 계속 파이팅을 내줬고 배터리로 호흡을 맞춘 (장)승현이 형이 잘 이끌어줬다. 감사드린다. 주자가 나갔을 때 흔들린 점은 아쉬웠고, 보완해야 한다. 다음 경기엔 더 좋은 모습 보여드리도록 하겠다"라고 두 번째 경기서 더 나은 모습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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