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21 (토)

코트 돌아온 테니스 정현 "부상 트라우마 떨쳐내겠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2년 7개월 만의 복귀전 패배했지만 "정상적으로 경기 마무리" 만족

허리 통증 줄이기 위한 자세 변화 '성공적'

연합뉴스

강서브 넣는 정현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정현이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대회에서 호주의 조던 톰프슨과 단식 32강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정현이 치른 단식 경기는 2020년 9월 프랑스오픈(예선 탈락)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2023.4.26 utzza@yna.co.kr



(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이번 복귀를 선택하고는 통증이 없었습니다. 트라우마를 이겨내려고 싸웠습니다. 돌아온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비록 패했지만, 정현의 표정은 밝았다. 오랜 기간 발목을 잡은 부상을 떨쳐낸 후련한 마음이 패배의 아쉬움보다 훨씬 커 보였다.

정현은 26일 서울 올림픽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서울오픈 챌린저 남자 단식 1회전(32강)에서 조던 톰프슨(호주)에게 0-2(2-6 4-6)로 졌다.

2년 7개월 만의 복귀전이었다.

정현은 2020년 9월 프랑스오픈 뒤 고질인 허리 부상으로 한동안 코트에 서지 못했다.

2021년 초 허리 시술을 받고 재활을 시작했지만, 몸 상태는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2018년 '호주오픈 4강 신화'의 기억이 희미해져 가던 지난해 9월 정현은 ATP 투어 코리아오픈 복식에 권순우(당진시청)와 한 조로 출전하며 기대감을 부풀렸다.

연합뉴스

단식 복귀전 치르는 정현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정현이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대회에서 호주의 조던 톰프슨과 단식 32강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정현이 치른 단식 경기는 2020년 9월 프랑스오픈(예선 탈락)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2023.4.26 utzza@yna.co.kr


그러나 허리 통증이 재발했다. 이어진 10월 서울오픈 챌린저에서 단식 복귀전을 치르겠다는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이런 우여곡절 끝에 오른 복귀 무대여서인지, 정현은 승부보다 '경기를 통증 없이 마친 것'에 더 큰 의미를 뒀다.

정현은 "기대 반, 걱정 반으로 경기장에 들어섰는데, 경기 감각이 떨어진 탓에 걱정스러운 면이 코트에서 좀 더 많이 드러난 것 같다"면서도 "정상적으로 경기를 마무리한 점에 대해 감사하다"며 웃었다.

정현은 그동안 여러 차례 복귀를 시도했다. 하지만 또 아플까 봐 겁이 났다고 한다.

그는 "'이 공을 치면 허리가 아플 텐데' 하며 겁을 먹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실제로 아프기도 했다"고 돌이키면서 "이번 복귀를 선택하고는 통증이 없었다. 트라우마를 이겨내려고 싸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강서브 넣는 정현
(서울=연합뉴스) 김주성 기자 = 정현이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대회에서 호주의 조던 톰프슨과 단식 32강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 정현이 치른 단식 경기는 2020년 9월 프랑스오픈(예선 탈락)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2023.4.26 utzza@yna.co.kr


이어 "이번만큼은 복귀 준비를 잘한 것 같다"면서 "내일 아침에도 몸이 괜찮다면, 다시 한번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허리 통증을 줄이기 위해 선택한 새로운 서브·백핸드 자세를 실전에서 무리 없이 소화한 점도 성과다.

정현의 허리 통증은 순간적으로 많은 힘을 쏟는 서브와 허리로 돌려쳐야 하는 백핸드를 시도할 때 특히 심했다고 한다.

정현은 "허리 통증이 없는 동작을 찾았다"면서 "다만, (의식하다 보니) 실전에서 힘을 완전히 빼지는 못해 백핸드 실수가 잦아 경기를 풀어가기가 어려웠다. (새로운 자세로) 경기 리듬을 맞추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상 전과 비교하면 지금 몸 상태가 80~90%까지는 올라온 것 같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오랜 기간 부상과 싸운 정현은 마음이 힘들 때마다 일상에 소소한 변화를 주며 작은 행복을 찾아나갔다고 한다. 최근에는 에스프레소에 푹 빠져있다.

연합뉴스

'필사의 리턴'
(서울=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정현이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서울오픈 챌린저 단식 1회전에서 호주 조던 톰프슨의 공을 받아 넘기고 있다. 정현이 단식 경기를 치르는 것은 2020년 9월 프랑스오픈(예선 탈락) 이후 2년 7개월 만이다. 2023.4.26 psik@yna.co.kr


정현은 "원래 코코아만 마셨는데, 요즘은 커피 맛도 잘 모르면서 에스프레소가 좋다.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잠깐의 과정이 날 기분 좋게 만든다"면서 "그렇게 기분 좋게 만드는 사소한 것들을 하나하나 찾아가며 매일 똑같이 해왔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200여명 관중의 응원도 정현에게 '행복'이었다.

그는 "밖에 잘 돌아다니지도 않고, 감정에 큰 변화가 없었는데, 팬들이 파이팅을 외쳐주니 소름이 머리까지 올라왔다. 졌지만 기분이 좋다"며 웃었다.

국내에서 챌린저 대회가 이어진다. 서울오픈에 이어 광주오픈, 그리고 부산오픈이 쉬지 않고 열린다. 정현은 일단 휴식을 취한 뒤 와일드카드 등 기회가 주어진다면 부산오픈에 출전하고 싶어 한다.

정현은 "국내 대회에서 부상 트라우마를 떨쳐내고 싶다"고 말했다.

ahs@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