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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무대에 잘 적응하지 못했다. 시즌 초반 좀처럼 성적이 나오지 않자 더 슬럼프에 빠지는 악순환도 확인했다. 10경기에서 남긴 타율은 0.111이었다. 여러모로 기대했던 경기력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키움은 일찌감치 모터를 포기했다. 대개 외국인 타자들이 부진하면 그래도 적응을 핑계로 30~40경기는 기다려 보는 게 일반적인데 키움은 반등의 여지가 없다고 본 것이다.
한국을 떠난 모터는 야구 선수로서의 삶을 살기 위해 노력했다. 독립리그 구단에 입단하기도 했고, 마이너리그 팀들을 전전하게 마지막 반전을 꿈꿨다. KBO리그에서는 실패했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2021년 콜로라도와 보스턴 소속으로 메이저리그 복귀를 이뤄내며 다시 팬들 앞에서 나타났다. 지난해에는 신시내티에서 2경기에 뛰었다.
1년 중 거의 대부분을 마이너리그에서 뛰었다. 2021년과 2022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기는 했지만 그래도 총 출전 경기 수는 18경기가 전부였다. 부상 선수가 나왔을 때 잠시 그 공백을 메우다 다시 내려가기 일쑤였다. 적지 않은 나이에 야구를 포기할 법도 했지만 모터는 그렇지 않았다. 모터는 시즌 전 ‘세인트루이스 포스트-디스패치’와 인터뷰에서 “야구를 사랑하니까”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더 긴 설명은 필요하지 않았다.
모터의 야구는 계속, 그것도 메이저리그에서 계속되고 있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며 세인트루이스의 로스터에 합류했다. 현지도 깜짝 놀란 대반전이었다. 물론 주전은 아니다. 출전 경기 수나 타석도 얼마 안 된다. 타율도 18일(한국시간) 현재 0.231에 머물고 있다. 그럼에도 세인트루이스가 모터를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두는 건 이유가 있다. 생각보다 내용이 좋기 때문이다.
모터는 시범경기 당시부터 빨랫줄 같은 타구를 자주 날렸다. 그런 타구가 많아지면 자연히 타격 성적은 좋아진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도 타구질 자체는 괜찮다. 모터의 평균 타구 속도는 무려 시속 95.7마일(약 154㎞)에 이른다. 표본이 많지는 않지만 이는 리그 상위 2% 수준이다. 그렇다고 땅볼이 많은 것도 아니었다. 모터의 올 시즌 땅볼 비율은 아직 0이다. 뜬공 비율이 42.9%, 라인드라이브 비율이 57.1%였다.
95마일(153㎞) 이상의 타구를 뜻하는 하드히트 비율도 57.1%로 대단히 뛰어난 편이다. 결과와 별개로 일단 타구가 맞으면 강하게 외야로 날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유지한다면 앞으로 타격 성적이 점차 좋아질 것이라 예상할 수 있다. 세인트루이스가 모터를 눈여겨보며 26인 로스터 중 한 자리를 제공하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다.
물론 모터는 세인트루이스에서 자리를 보장받은 선수가 아니다. 새 선수를 쓸 때가 되면, 모터는 아마도 가장 먼저 트리플A로 내려갈 선수가 될지 모른다. 하지만 시범경기부터 정규시즌 초반까지 보여준 인상과 데이터는 사라지지 않는다. 세인트루이스뿐만 아니라 타 팀도 모두 알고 있는 정보다. 한때 은퇴도 고려했다는 모터의 야구 인생은 조금 더 이어질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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