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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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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건한 왕조와 맹렬했던 도전자…남자배구 역대급 라이벌전 ‘시작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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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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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연속 통합우승 축포 쏜 대한항공
MVP 한선수 “내 꿈은 4연속 달성”
탄탄한 전력으로 ‘정상 수성’ 의지

챔프전 높은 벽 체감한 현대캐피탈
“다음 시즌엔 꼭 왕좌 복귀” 칼 갈아

지난 3일 대한항공 우승 축포로 끝난 2022~2023시즌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전은 새 시즌 ‘예고 편’이나 다름없었다. 탄탄한 전력으로 세 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완성한 대한항공의 고공비행은 2023~2024시즌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대한항공은 세터 한선수와 아웃사이드히터 정지석-곽승석 듀오까지 국가대표 선수들이 이루는 조화를 바탕으로 흔들림이 적은 견고한 팀을 구축했다. 2016~2017시즌 이후로 세 명의 사령탑(박기원-로베르토 산틸리-토미 틸리카이넨)이 팀을 이끌었지만, 그사이 한 시즌(2019~2020시즌)을 빼고 모두 우승 트로피(정규리그 1위 5회·챔피언결정전 우승 4회)를 추가했다.

만 38세의 나이에도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챔피언결정전에서만 두 번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한선수는 “아직 마무리하지 않은 목표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제가 처음부터 목표로 잡은 건 4시즌 연속 통합우승”이라면서 “(42세까지 뛰고 싶은 목표 등은) 그걸 이루고 생각해보겠다”고 했다. 아직 아무도 이루지 못한 기록이라는 점에서 욕심은 더 크다. 대한항공에 앞서 남자부 최초로 2011~2012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통합 3연패를 일군 삼성화재도 2014~2015시즌에 정규리그 1위를 달성했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 OK저축은행에 지고 말았다.

변수는 있다. 국가대표 아포짓스파이커지만 외인 링컨 윌리엄스 때문에 출전 기회가 적은 임동혁, 주전 미들블로커인 조재영, 그리고 베테랑 백업 세터인 유광우 등이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갖췄다. 링컨의 재계약도 고심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오프시즌이 더 중요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는 강력한 ‘도전자’도 확인했다. 허수봉, 홍동선, 이현승, 박경민, 김명관 등 젊은 선수들이 급성장한 현대캐피탈은 쉽게 볼 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주포 전광인이 부상으로 빠지면서 ‘봄 배구’에서 기회를 받은 이시우, 김선호 등의 활약도 기대 이상이었다. 2016~2017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으로 현대캐피탈을 챔피언결정전에서 만나 두 번의 패배를 경험했던 대한항공 정지석은 “다음 시즌에는 더 강해질 것 같다”고 경계했다.

4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에 올랐지만, 대한항공의 높은 벽을 체감한 현대캐피탈은 ‘왕좌 복귀’ 의지를 드러냈다. 패배 직후 이례적으로 구단 수뇌부가 기자회견장에 등장했다. 이 자리에서 목진원 구단주는 “다음 시즌에는 꼭 저희가 우승하겠다”고 선언했다.

V리그 명문 현대캐피탈은 자타공인 최고 인기 구단이다. 배구 열기가 뜨거운 ‘배구 도시’ 천안을 안방으로 5번의 정규리그 1위, 4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뤘다. 하지만 앞서 두 시즌 대대적인 리빌딩 과정에서 성적은 리그 최하위로 곤두박질했다. 그러면서 팬들도 외면하는 팀이 됐다. 2021~2022시즌을 앞두고는 팀의 운영 주체가 현대카드에서 현대자동차로 옮겨졌고 배구단 투자도 크게 위축됐다.

이교창 단장은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보면서 다음 시즌 좋은 성적을 기대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며 “다음 시즌 준비를 잘해서, 현대캐피탈 팬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일단 수준급 경기력에도 나이가 많아 체력에 약점을 노출한 외인 오레올 까메호와의 결별은 확정됐다. 최태웅 감독은 “현대캐피탈 세대교체는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라고 했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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