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선수들이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득점한 뒤 기뻐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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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시대가 열렸다.
대한항공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5판3선승) 3차전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3-2(23:25/13:25/25:22/25:17/15:11) 대역전승을 거뒀다. 파죽지세로 1∼3차전을 모두 따낸 대한항공은 시리즈 전적 3승0패로 왕좌에 올랐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남자부 역대 두 번째 3연속 통합우승에 성공했다. 통산 4번째 챔피언이다. 올 시즌 코보컵 우승과 정규리그 1위를 더해 구단 역사상 첫 트레블도 달성했다. 3연속 통합우승은 삼성화재(2011∼2012, 2012∼2013, 2013∼2014시즌) 이후 처음이다. 새로운 왕조의 시작이다.
이날 대한항공은 챔피언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대한항공은 이날 1, 2세트를 잇달아 내주며 패배 위기에 몰렸다. 특히 2세트에서는 무려 12점 차이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 두 팀 사이 경기에서 최다 점수 차이였다. 그만큼 반격에 나선 현대캐피탈 기세가 좋았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3세트를 접전 끝에 따낸 대한항공은 4세트 들어 압도적인 경기력을 펼치며 현대캐피탈을 눌렀다. 흐름은 완전히 바뀌었고, 대한항공은 우승으로 향하는 상승기류를 타고 그대로 5세트까지 고공행진을 벌였다. 0-2를 3-2로 뒤집는 괴력이었다.
대한항공 한선수가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동료들을 격려하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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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역전극 중심에는 베테랑들이 있었다. 특히 국내 최고 세터이자 산전수전을 다 겪은 베테랑인 한선수는 흔들리는 대한항공을 안정화하며 팀에 우승을 선물했다.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에서 31표 가운데 23표를 받아 챔프전 최우수선수(MVP) 영예를 안았다. 17∼18시즌 이후 생애 두 번째 수상이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를 받을 가능성도 있어, 통합 최우수선수도 노려볼 수 있다.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부임 2시즌 만에 2년 연속 통합우승을 일궜다. 올해 35살인 틸리카이넨 감독은 대한항공의 두 번째 외국인 감독으로 부임해 안정적인 지도력으로 팀을 두 차례 연속 정상으로 이끌었다. 이로써 2021∼2022시즌 로베르토 산틸리 감독을 선임하며 시작됐던 외국인 지도자 기용은 구단 역사상 가장 큰 성공을 가져오게 됐다.
현대캐피탈 허수봉(가운데)이 3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 대한항공과 경기에서 팀 동료들을 다독이고 있다. 한국배구연맹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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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안방에서 반전을 노렸던 현대캐피탈은 충격적인 역스윕 패배를 당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뒷심 부족이 뼈아팠다. 다만 지난 시즌 꼴찌에 머물렀음에도 이번 시즌 세대교체에 성공하며 챔프전까지 진출한 점은 긍정적이다. 유망주로 꼽히던 허수봉이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성장한 점도 큰 수확이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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