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이승엽 감독이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KBO리그 개막전에서 데뷔 첫승 공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잠실 | 장강훈기자 zzang@sportsseoul.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스포츠서울 | 잠실=장강훈기자] “고맙게 받겠다고 했죠.”
데뷔전 승리, 누구에게나 짜릿하다. ‘초보’라는 꼬리표를 단채 수많은 의혹의 시선을 뚫고 따낸 승리는 더 값지다. 두산 이승엽 감독은 터져나오는 웃음을 참지못했다. 감독 데뷔전에서 연장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를 따냈으니 여운이 길게 갈 수밖에 없다. 이 감독은 “잊지 못할 개막전”이라면서도 “새날이 밝았으니, 어제일은 빨리 잊고 오늘에 집중해야 한다”고 다짐했다.
이런 이 감독에게 새 외국인 타자 호세 로하스가 평생 간직할 선물 하나를 선사했다.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롯데와 정규시즌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 감독은 “로하스가 매니저를 통해 끝내기 홈런공을 되돌려주더라. 자신은 첫안타 공을 챙겼으니, 감독 데뷔 승을 기념하는 공은 당연히 감독이 간직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따라왔다. 케이스에 담은 상태로 받았는데, 너무 좋았다”며 웃었다.
두산 로하스가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롯데와 경기 11회말 무사1,3루 끝내기 우중월홈런을 날린 후 환호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롯데와 개막전은 4시간43분간 이어진 혈투였다. 엎치락뒤치락하던 경기를 연장 11회말 로하스의 끝내기 홈런으로 마쳤다. 로하스가 개막전에서 때려낸 연장 끝내기 홈런은 역대 네 번째에 불과한 진기록인데, 두산에서는 최초다. 이 감독은 개막전을 연장 끝내기 홈런으로 승리한 두산 최초의 감독이 된 셈이다.
홈런볼을 잡은 팬이 흔쾌히 돌려줘 경기 직후 더그아웃에서 전달받은 이 감독은 “공은 로하스가 갖는 게 맞다”고 거듭 강조했다. “KBO리그 데뷔 홈런이 끝내기 홈런이니, 로하스에게 훨씬 더 값진 공”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경기가 끝난 뒤 공을 로하스에게 전해줬는데, 하루만에 돌아왔다.
두산 이승엽 감독이 경기 후 박정원 구단주의 축하를 받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나도 갖고 싶다는 생각은 했다”고 속내를 공개한 이 감독은 “몇차례 사양했지만 로하스의 의지가 너무 강했다. 그래서 감사히 받았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의미있는 공이어서 너무 좋다”고 미소를 숨기지 못했다.
첫단추를 극적으로 꿴 이 감독은 “감독은 보여주는 자리다. 선택을 하고, 결과를 만들어내는 데 집중하는 게 내 역할”이라며 “내가 어떤 감독인지, 장단점은 무엇인지는 만들어내는 결과를 보고 팬들이 평가하시면 된다. 묵묵히 최상의 결과를 만들어내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초보’꼬리표를 떼겠다는 이 감독의 다짐은 개막 시리즈에서 절반은 이뤄졌다. 두산이 써내려갈 새 시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기사제보 news@sportsseoul.com]
Copyright ⓒ 스포츠서울&sportsseoul.com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