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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LA 다저스 - 포스트시즌
유난히 조용했던 겨울. 들어온 선수들보다 나간 선수들이 눈에 밟힌다. 제대로 출발하기도 전에 개빈 럭스가 시즌 아웃된 상황도 불길하다. 근래 가장 위험해 보이는 시즌으로, '팬그래프닷컴'은 내셔널리 그 서부지구 1위로 샌디에이고를 예상했다(샌디에이고 90승72패, 다저스 87승75패). 그렇다고 해도 다저스가 어떤 팀인가. 10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어온 '정규시즌 전문가'다. 다저스 걱정은 연진이가 동은이를 걱정하는 것과 같다. 올해도 어서 와, 나의 포스트시즌에 온 걸 환영해. 그게 천국일지 지옥일지는 알 수 없지만.
2.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 맹공
과거 애틀랜타가 황금 마운드를 자랑했다면, 최근 애틀랜타는 타격의 팀이다. 지난해 리그 최다 243홈런으로 경기 당 평균 4.87득점을 올렸다. 다저스 5.23득점에 이은 리그 2위. 타구질도 빼어났다. 타자들의 평균 타구 속도 89.9마일은 리그 1위였다. 95마일 이상 타구 비중 43.5%도 리그 1위였다. 뜨거운 화력의 비결은 적극성이다.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공은 스윙을 아끼지 않았고, 초구 스윙 비중도 대단히 높았다. 반면, 리그에서 가장 낮았던 스트라이크 존 콘택트 비중(79.3%)과 전체 가장 높았던 헛스윙률(28.4%)은 지나친 적극성을 경고하고 있다. 올해도 방망이로 맹공을 가할지, 아니면 방망이가 허공을 가를지 두고 볼 일이다.
3. 뉴욕 메츠 - 마무리
비록 가을은 짧았지만, 정규시즌 101승은 스티브 코헨 구단주의 마음, 아니 지갑을 열었다. 코헨은 양키스를 악의 제국으로 세운 '보스' 조지 스타인브레너처럼 원하는 선수는 데려와야 직성이 풀렸다. 야심차게 준비한 시즌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비보가 전해졌다. 화끈한 투자의 첫 고객이었던 에드윈 디아스가 WBC에서 오른쪽 무릎 슬개건이 완전 파열되는 충격적인 부상을 당했다. 사실상 시즌 아웃. 어쩔 수 없이 데이빗 로버슨이 마무리를 맡을 것으로 보이지만, 디아스를 대신할 수 있을지는 회의적이다. 최후 방어선이 뚫리면 메츠의 노력은 헛수고가 된다. 일단, 시장에는 벅 쇼월터 감독이 볼티모어 시절 아꼈던 잭 브리튼이 있다.
4.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 젊은 피
앨버트 푸홀스와 야디에르 몰리나의 '라스트 댄스'는 성황리에 마쳤다. 특히 푸홀스는 친정 팀에 돌아오자 옛 감각도 돌아왔는지 회춘한 듯 펄펄 날았다(타율 0.270 24홈런 68타점). 이제 추억은 묻어두고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가야 할 때. 세인트루이스는 뛰어난 젊은 선수들도 많이 보유하고 있다. WBC에서 열심히 후추를 뿌린 라스 눗바를 비롯해 반등을 노리는 타일러 오닐과 딜란 칼슨, 애덤 웨인라이트의 길을 걷겠다는 잭 플래허티도 올해 각오가 남다르다. 이밖에 이목을 집중시키는 또 다른 선수는 조던 워커다. 지난해 더블A에서 뛰었지만, 이번 스프링캠프 대활약으로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합류했다. 신인왕 후보 중 한 명. 세인트루이스의 마지막 신인왕은 2001년 푸홀스였다. 참고로 워커는 2002년생이다.
5.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 부상
짠돌이 샌디에이고는 잊어라. 이번 겨울 FA 영입과 연장 계약으로 무려 8억 달러가 넘는 돈을 쏟아 부었다. 지난해 챔피언십시리즈 진출에 고무된 피터 사이들러 구단주는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을 목표로 내세웠다. 전력 보강에 진심이었던 샌디에이고는 올해 우승해도 이상하지 않은 팀. 그런데 벌써 불청객이 난입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초반부터 끊임 없이 들려오는 부상 소식이다. 부상자가 나올 때를 대비해 선수층도 신경을 썼지만, 부상이 역병처럼 돌게 되면 당할 재간이 없다. '가장 강한 팀은 가장 건강한 팀'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흩날리는 벚꽃잎도 조심해야 할 시기다.
6. 필라델피아 필리스 - 동부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됐다. 트레이 터너는 워싱턴에 있을 당시 같은 지구 필라델피아를 적으로 자주 만났다. 그 시절 터너와 함께 필라델피아를 괴롭힌 브라이스 하퍼와 카일 슈와버도 워싱턴 출신이다. 지난해 메츠 소속으로 첫 세 경기 연속 필라델피아를 상대한 타이완 워커는 이제 엄연히 필라델피아 3선발. 애틀랜타 마무리로 리그를 호령하던 크렉 킴브럴 역시 올해부터 시티즌스뱅크파크 관중들의 기운을 받는다. 포수 J T 리얼뮤토도 마이애미에서 데려왔던 필라델피아는 유독 같은 지구 상대 선수들을 많이 수집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데이브 돔브로스키 사장의 첫 번째 우승 팀도 1997년 플로리다(현 마이애미)였다.
7. 밀워키 브루어스 - 이상기류
지난해 7월까지 지구 1위를 질주하던 밀워키는 조시 헤이더 트레이드로 제동이 걸렸다. 에릭 라우어는 이례적으로 팀의 결정이 잘못됐음을 공개 비판했다. 결국 1위 자리를 내준 밀워키는 포스트시즌 진출도 좌절됐다. 트레이드를 추진한 데이빗 스턴스 사장은 "헤이더를 내보낸 것이 생각보다 팀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고 인정했다. 그리고 구단 상임 고문직으로 좌천됐다. 결정권자가 바뀌었지만, 밀워키가 바뀌지는 않았다. 연봉 인상을 앞둔 헌터 렌프로와 콜튼 웡을 정리하면서 긴축 재정에 돌입. 에이스 코빈 번스하고는 74만 달러 차이를 좁히지 못해 연봉 조정 재판까지 갔다. 심지어 이 과정에서 번스의 자존심을 건드리는 주장으로 번스를 격분하게 만들었다. 바람 잘 날이 없었다.
8.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 치대신계(雉代身鷄)
치대신계는 속담으로 '꿩 대신 닭'이다. 당초 샌프란시스코는 애런 저지와 카를로스 코레아에게 접근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둘 다 데려오지 못했다. 뒤늦게 선수들을 부랴부랴 모았지만, 미치 해니거와 마이클 콘포토, 션 머나야가 얼마나 아쉬움을 달래줄지는 의문이다. 2021년 정규시즌 107승은 온 우주의 기운이 모이면서 달성할 수 있었다. 오히려 샌프란시스코의 진짜 전력은 지난해 81승81패에 더 가까웠다. 2010년대 짝수해 기운이 2020년대 홀수해로 옮겨져야 기대해볼 수 있는 시즌.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지만, 그것만으로 성적을 바라기엔 다저스는 건재하고 샌디에이고는 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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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오프시즌 가장 많은 FA 선수를 영입한 팀. 총 3억1052만 달러로 10명을 사들였다. 실속을 중시했지만, 실속만 따진 건 아니었다. 댄스비 스완슨에게는 7년 1억7700만 달러 대형 계약도 안겨줬다. 컵스는 2016년 염소의 저주를 끊어낸 이후 새로운 동력이 필요했다. 테오 엡스타인의 그늘에서 벗어난 제드 호이어 사장은 다음 세대 훌륭한 팀을 구축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지난 겨울은 그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다. 컵스가 또 다른 도전을 선언한 가운데 컵스에서 부활에 도전하는 선수가 있다. 2017년 신인왕, 2019년 MVP 코디 벨린저다. 벨린저는 다년 계약을 거절하고 단년 계약을 제안한 컵스와 손을 잡았다. 올해 반드시 과거의 지위를 회복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벨린저는 수비 시프트 제재로 피해를 본 좌타자 중 한 명. 만약 벨린저가 극적으로 살아난다면 컵스는 파란을 일으킬 수도 있다.
10.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 유망주
원석은 보석이 될 수 있을까. 애리조나가 구단 팜 랭킹을 집계한 이래 최고 순위에 등극했다. '베이스볼 아메리카'는 볼티모어에 이은 2위, 'MLB파이프라인'은 볼티모어와 다저스에 이은 3위로 선정했다. 선봉장 코빈 캐롤을 비롯해 가브리엘 모레노와 조던 라울러, 드루 존스, 브랜든 팟 등이 전도유망한 선수들. 특정 포지션에 집중되지 않고 전 포지션 고루 나눠진 부분도 고무적이다. 가장 주목할 선수는 캐롤이다. 2019년 드래프트 전체 16순위인 캐롤은 지난해 메이저리그에 승격돼 32경기 타율 .260 4홈런 2도루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였다. 신인 자격이 소멸되는 130타수를 넘기지 않으면서(104타수) 아직 신인왕 수상 자격은 가지고 있다. 비록 당장 마주하는 현실은 우울할지 몰라도 다가올 미래가 우울하진 않을 것이다.
11. 마이애미 말린스 - 체인지업
샌디 알칸타라는 마이애미 역사상 최초의 사이영상 투수가 됐다. 일등공신은 체인지업. 가장 의존도가 높았던 체인지업은 평균 구속 91.8마일을 기록하며 피안타율은 .145에 그쳤다. 마이애미는 무시무시한 체인지업 투수가 한 명 더 있다. 에드워드 카브레라다. 카브레라는 알칸타라보다 더 빠른 고속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체인지업 평균 구속이 92.5마일이다(피안타율 0.172). 헤수스 러사르도와 트레버 로저스, 새롭게 합류한 자니 쿠에토도 체인지업 투수들. '체인지업 장인' 파블로 로페스가 팀을 떠났지만, 올해도 체인지업은 마이애미 선발진을 좌우하는 구종이다. 한편, 투수들에게 완급 조절의 중요성을 알려준 멜 스토틀마이어 주니어 코치는 감독이 교체된 와중에도 업계 최고 대우로 연장 계약에 성공했다.
12. 콜로라도 로키스 - 타이밍
2021년 2월, 콜로라도는 놀란 아레나도와 이별했다. 아레나도 트레이드는 리빌딩의 시작 버튼을 누른 것이었다. 그런데 콜로라도는 그 해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아무 일도 하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트레이드 마감시한을 착각한 게 아니냐고 의아해했다. 이듬해 FA가 된 트레버 스토리도 외면했는데, 모두가 예상하지 못한 일이 일어났다. 크리스 브라이언트와의 7년 1억8200만 달러 계약이었다. 종잡을 수 없는 콜로라도의 움직임은 혼란을 야기시켰다. 설상가상 브라이언트가 부상으로 쓰러지자 지역 매체 '덴버포스트'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비난 수위를 높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콜로라도는 이번에도 자신들의 길을 가고 있다.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부상자가 속출하자 주릭슨 프로파를 영입했다. 역사적으로 노선이 어중간한 팀은 암흑기가 더 길었다. 야구에서 타이밍은 타격할 때만 강조되는 요소가 아니다.
13. 신시내티 레즈 - 홈구장
신시내티 홈구장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GABP)는 지난해 가장 많은 홈런이 나온 곳. 2위 밀워키 아메리칸 패밀리 필드보다 두 개 더 많은 217홈런이 터졌다. 지난 3년간 파크팩터에서도 콜로라도 쿠어스필드와 차이가 거의 나지 않았다(쿠어스필드 112, GABP 111). 홈런 팩터만 따져보면 150으로 압도적인 1위였다(2위 화이트삭스 개런티드 레이트 필드 124). 문제는 217홈런 중 신시내티 타자들이 친 홈런은 89개밖에 되지 않았다는 것. 신시내티 투수들이 내준 홈런이 128개나 됐다. 홈구장에서 가장 많이 허용한 홈런 수였다(워싱턴 124홈런). 올해는 이 현상을 뒤집어야 하는데 마땅한 홈런 타자가 보이지 않는다. 조이 보토는 노쇠했고, 윌 마이어스도 30홈런 타자로 돌아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더 때리는 것보다는 덜 맞기를 바라야 한다.
14. 피츠버그 파이러츠 - 신구조화
지난해 피츠버그 해적선은 2년 연속 100패로 침몰했다. 그러나 젊은 선수들의 등장으로 팀이 활기를 되찾았다. 벤 셰링턴 단장에 의하면 선수들이 직접 베테랑 영입을 요청했다고. 평소 현장 의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한 셰링턴은 아예 베테랑 친위대를 결성해줬다. 친위대장은 앤드류 매커친이었다. 자신의 역할을 알고 있는 매커친은 이미 키브라이언 헤이스에게 노하우를 전수 중이다. 카를로스 산타나와 최지만, 리치 힐도 젊은 선수들의 성장을 도와줄 수 있는 베테랑들. 최지만의 합류는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한 배지환에게도 반가운 부분이다. 한국인 야수 두 명이 같은 팀 개막전 로스터에 나란히 이름을 올린 건 처음이다.
15. 워싱턴 내셔널스 - 미궁
지난 시즌 전체 최하위에 해당하는 107패 수모를 당했다. 2019년 창단 첫 우승을 이뤄낸 이후 모든 일이 꼬이고 있다. 이 우승은 스티븐 스트라스버그의 마지막 불꽃이기도 했다. 지난 3년간 성적은 8경기 1승4패 평균자책점 6.89. 흉곽출구증후군 수술 예후도 좋지 않다. 언제 돌아올지 이전에 과연 돌아올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매년 3500만 달러 연봉이 책정된 스트라스버그의 계약은 2026년이 지나야 종료된다. 구단 매각설이 나도는 워싱턴은 팀 재건에 앞장섰던 테드 러너 구단주가 지난 2월 향년 97세 나이로 타계했다. 가뜩이나 분위기가 어수선한데 정신적 지주까지 잃었다. 추진 중인 매각 작업도 볼티모어와의 중계권 분쟁 때문에 순조롭지 않다. 그야말로 내우외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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