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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벤투호 황태자’ 황인범, 이젠 ‘클린스만 황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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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황인범.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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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의 황태자’로 불렸던 한국 축구대표팀 미드필더 황인범(올림피아코스)이 ‘클린스만호 황태자’로 거듭났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친선경기에서 1-2로 패했다. 황인범은 0-1로 뒤진 후반 6분 동점골을 넣었다.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신임을 받으며 한국의 허리를 책임졌던 황인범은 이날 득점과 활약으로 클린스만 감독의 눈도장을 제대로 찍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우리의) 빠른 템포를 위해서는 황인범이 필요하다”며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도 봤지만 함께 해보니 역시 뛰어난 선수”라고 말했다. 이어 “패스 길목을 찾는 능력이 탁월하다. 덕분에 빠른 템포를 경기를 도울 수 있었다. 앞으로도 아주 중요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6만 3952명의 관중들은 황인범의 골이 터지자 황인범의 이름을 외치며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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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재.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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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격도 중요하지만 세트피스 수비 상황에서 2실점

클린스만 감독은 공격적인 축구를 선호한다고 했다. 하지만 공격도 수비가 뒷받침이 되어야 가능한 것임을 이날 경기가 증명했다. 한국의 이날 2실점 모두 세트피스 상황에서 나왔다.

한국은 전반 내내 우루과이의 압박에 고전했다. 여기에 우루과이 중앙을 쉽게 뚫지 못하며 직선적인 공격에 애를 먹었다. 대신 측면 공격과 롱 크로스에 의한 공격을 시도했지만 번번이 우루과이 수비수에 막혔다. 우루과이 선제골은 코너킥 상황에서 나왔다. 전반 10분 페데리코 발베르데(레알 마드리드)가 찬 코너킥을 196cm 장신 수비수 세바스티안 코아테스(스포르팅)이 높이 뛰어 헤더로 골을 넣었다. 한국 선수들은 제대로 헤딩 경합조차 하지 못했을 정도로 대인 마크에 실패했다. 우루과이의 추가골은 후반 18분 나왔다. 발베르데가 골문 왼쪽 구석을 노리고 찬 프리킥을 골키퍼 조현우(울산)가 몸을 날려 막았다. 하지만 조현우가 쳐낸 공을 우루과이의 마티아스 베시노(라치오)가 달려들어 슈팅해 골망을 흔들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뒤 “오늘 세트피스로 2골을 내줬지만 이 또한 경기의 일부분”이라며 “발베르데에게 전반 한 차례 유효슈팅과 후반 프리킥 외에는 크게 위협적인 장면이 별로 없었다. 김민재 등 수비라인이 전체적으로 잘해줬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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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현규.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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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카로운 오현규와 투지 넘쳤던 이강인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황의조(서울)를 최전방 공격수로 내세웠다. 후반 25분 황의조를 대신해 오현규(셀틱)가 교체 투입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경기 후 “스트라이커는 어떤 포맷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며 “골을 갈망하고 좋은 모습을 보인 오현규가 굉장히 좋았다.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오현규는 이날 클린스만 감독의 신뢰에 화답하듯 감각적인 플레이를 선보였다.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긴했지만 후반 38분 페널티라인 왼쪽에서 넘어온 공을 수비수를 제치고 환상적인 터닝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비디오판독(VAR) 끝에 노골이 선언됐지만 페널티 지역 근처에서의 날카로운 움직임은 클린스만 감독의 눈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오현규는 경기 뒤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 골을 만들어야 했다. 득점이 취소되는 바람에 개인적으로나, 팀으로 모두 아쉬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강인(마요르카)은 이날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으로 뛰었다. 왼쪽 미드필더인 이재성(마인츠)와 자주 자리를 바꿔가며 우루과이 골문 앞으로 공을 패스했고, 직접 슈팅을 때리기도 했다. 특히 우루과이 수비수들과의 볼 경합에서 시종일관 자신있게 나서며 볼을 빼앗았고, 볼을 뺏기더라도 다시 찾아오거나 파울을 얻어내는 투지를 선보였다. 클린스만 감독은 “이강인의 오늘 경기력이 굉장히 좋았다. 상대가 이강인을 끊는 한 가지 방법은 파울 뿐이었다”고 평가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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