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OSEN=김나연 기자] 진상도, 일상 속 빌런도 이제 방송을 통해 박제하는 시대가 왔다. 드라마에서 '복수' 장르가 인기를 끌고 있다면, 예능프로그램에는 '진상 고발' 프로그램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방송 중인 JTBC '한블리-한문철의 블랙박스 리뷰'는 대한민국 교통문화 개선을 위한 한.블.리의 '엄지척 드라이버' 프로젝트다. 교통사고 전문 한문철 변호사를 필두로 도로 위 아찔한 사고 사례를 공개하면서 "사고가 났을 때 어떻게 대처하고 사고가 안 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다"는 것이 제작 의도다. 방송에는 블랙박스에 찍힌 다양한 도로 위 빌런들이 다수 등장해 때로는 그들의 뻔뻔한 태도와 터무니 없는 처벌에 분노를, 때로는 피해자들의 가슴아픈 사연에 눈물을 흘리게 만들고 있다.
지난 1일 첫 방송 이후 8부작으로 방송됐던 MBN '진상월드'는 국내 최초 '진상' 추적 프로그램이다. 다양한 업종에 종사하는 이들이 직접 출연해 뉴스화된 진상 사례들을 보고 공감하고, 자신들이 실제로 겪은 진상 피해를 공유했다. 또한 사회적으로 화제가 됐던 진상 가해, 피해자들과 직접 만나 대화를 나눔으로써 더욱 현실감을 더하기도 했다.
뿐만아니라 지난 20일부터는 대한민국 모든 일터에서 벌어지고 있는 충격적인 사연을 소개하는 채널S, MBN '오피스 빌런'이 새롭게 방송되고 있다. '오피스 빌런'은 갑질 사장, 꼰대 상사, 하극상 부하직원, 개념상실 MZ직원 등 상상을 초월하는 오피스 빌런을 분석한 뒤 대처법을 함께 연구하는 프로그램이다. 실제 사례를 듣고 20인의 직장인으로 이루어진 '빌런 감별단'과 함께 빌런 여부에 대해 의견을 주고받거나, 더욱 최악의 빌런을 뽑는 과정에서 다채롭고 생생한 '오피스 빌런' 사연들을 담아내고 있다.
이런 진상 고발 프로그램의 공통점은 직장 내, 또는 길거리에서 마주하는 진상 및 빌런들의 사례를 공유함으로써 함께 분노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 있다. 비록 방송에서 진상을 퇴치하거나 문제를 직접적으로 해결해주진 않는다 하더라도, 출연진들이 사연자의 고충에 공감하거나 또는 자신이 겪은 일과 비슷한 사례를 방송을 통해 보면서 동질감을 느낄수 있는 것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끄는 요소 중 하나다.
이는 과거부터 숱하게 만들어져 왔던 다양한 사연 소개 프로그램과 비슷한 맥락이다. 다만 그 사연의 대상이 진상과 빌런에 한정된다는 것이 차이점일 뿐이다. 그런 면에 있어 이런 진상 고발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이 같은 피해를 경험하고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반증으로 보인다. '손님은 왕'이라는 말도 이제는 낡은 사고방식으로 밀려났다.
'오피스 빌런' 신동엽은 제작발표회 당시 "자신의 의도와 달리 상대방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저희 프로그램을 통해 그런 부분을 해소하셔서 우리 사회에 극소수의 빌런들만 남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블리' 제작발표회에서도 민철기 CP는 "대한민국 교통사고 0%가 불가능한 숫자이지만 저희 제작진이 영상을 보면서 느낀 바가 너무 많다. 그런 시청자 분들이 늘어가다 보면 교통사고 사망자 수와 부상자 수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소망했다.
단순히 자극적인 빌런들의 진상행동으로 이목을 끄는 데 그치지 않고, 나아가 해당 행동이 '잘못된 것'이라는 것을 강하게 각인시킴으로써 사회에서 근절되도록 선한 영향력을 펼칠 수 있길 바란다.
/delight_me@osen.co.kr
[사진] JTBC, MBN, 채널S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