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WBC 우승 확정 후 일본 대표팀 동료들부터 헹가래를 받는 오타니 |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일본을 우승으로 이끌고 최우수선수(MVP)와 올-클래식 팀 지명타자·투수 부문 수상자로 뽑힌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가 소속팀으로 복귀해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을 준비한다.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23일(한국시간) MLB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오타니는 25일 마이너리그 경기에 한 차례 등판한다. 오타니에게는 충분히 회복할 시간과 환경이 필요하다"며 "오타니는 편안한 상태에서 3월 31일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와의 개막전 선발 등판을 준비할 것"이라고 전했다.
오타니의 시범경기 기간 마지막 등판을 메이저리그 시범경기가 아닌 마이너리그 경기로 정한 건, 이미 스타 플레이어였지만 WBC를 통해 위상이 더 높아진 오타니가 조금이나마 노출이 덜 되는 곳에서 투구하길 바라는 에인절스의 배려다.
WBC에 출전하기 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한 차례 등판했던 오타니는 25일 마이너리그 경기에서 피치 클록 등 2023 새 규정을 다시 익힐 계획이다.
WBC 우승의 기쁨을 만끽하는 오타니 |
오타니는 2023 WBC에서 가장 빛나는 선수였다.
그는 22일 끝난 대회에서 타자로 7경기 타율 0.435(23타수 10안타), 1홈런, 8타점, 9득점, 10볼넷, 투수로 3경기 2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1.86을 올렸다.
WBC 결승전 마지막 장면도, 오타니를 주인공으로 쓴 각본 같았다.
오타니는 미국과의 결승전 3-2로 앞선 9회초에 투수로 등판해 2사 후 에인절스 동료이자, 미국 주장에 현역 최고 타자로 손꼽히는 마이크 트라우트를 날카로운 슬라이더를 뿌려 삼진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네빈 감독은 "결승전에서 오타니는 1이닝만 던지기로 구단과 약속했다. 오타니가 중요할 때 1이닝을 던질 것이라 예상했지만, 그렇게 극적인 장면을 연출할 줄은 몰랐다"며 "'오타니와 트라우트 중 누굴 응원했나'라고 묻는 문자 메시지를 많이 받았다. 나는 이 스포츠, 야구를 응원했다. 이런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스포츠가 아닐까"라고 2023 WBC 마지막 장면을 떠올렸다.
일본과 오타니에게 우승을 내준 뒤 "이제 1라운드가 끝났다"며 2026년 WBC 오타니와의 재대결을 예고한 트라우트는 다시 '오타니의 동료'가 된다.
트라우트는 애리조나에서 열리는 시범경기에는 뛰지 않고, 27∼29일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에인절스타디움에서 벌이는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프리웨이 시리즈에 출전할 계획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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