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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3 (토)

이슈 연예계 학폭 논란

문화 평론가 김갑수, 황영웅 ‘학폭 하차’에 “사회생활 못할 정도의 악행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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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일보

황영웅. 크레아 스튜디오 제공


문화평론가 김갑수(아래 사진)가 학교폭력(학폭) 의혹 등 과거 사생활 논란으로 MBN ‘불타는 트롯맨’에서 하차한 황영웅에 대해 “폭력적이었던 건 사실인 것 같지만, ‘영원히 사회활동도 못 할 정도의 악행을 저지른 수준인가?’에 관해선 이견이 많다”며 비판 여론이 지나치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김갑수는 지난 6일 방송된 팟캐스트 ‘정영진·최욱의 매불쇼’에 출연해 황영웅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황영웅 건을 열심히 방송을 찾아보고 기사도 봤다. 재밌는 포인트가 있었다. 옹호하는 팬들이 있고, 댓글로 대응하더라”며 “3000명 정도 결성돼 옹호하는 고연령층이 좀 있더라. 폭력에 대한 감수성이 젊은 층과 매우 다르다”고 짚었다.

그는 “요즘 10대들이 학교폭력에 민감한 데 비해 전 세대는 온 사회가 폭력적이었다. 온갖 폭력을 본 고연령층에게 이 정도 폭력은 아무것도 아닌 것처럼 보일 거다”라고 했다.

그는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폭 사건으로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에서 하루 만에 물러난 사건을 언급하며 “정순신 변호사 아들 사건과 너무 대비된다. 정순신 아들은 제도·권력형 폭력이다. 나도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 우리가 이런 것에 분노해야 하지만, 추상적이어서 분노에 잘 포착이 안 된다. 반면 황영웅의 폭력은 주먹질이라서 포착이 잘 된다”고 말했다.

이어 “황영웅은 중·고등학교 때 껄렁거리고 약자만 때리고 전과 기록도 있고 데이트 폭력도 저질렀다”면서도 “거칠게 살아온 놈은 연예인 하면 안 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상상을 초월하는 범죄자라면 얘기가 다르다. 살인 범죄, 유아 성범죄를 저지른 자가 들통났다면 곤란하지만, 얘(황영웅)는 시골에서 껄떡거리다 주먹질 좀 했고, 그러다 정신 차리고 살기도 한다”며 “분노가 취약한 사람을 향해 쏟아질 때 추상화되고, 제도 폭력에는 의외로 둔감한 경우가 많다. 눈앞에 보이는 주먹질에만 말할 수 없는 분노를 느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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팟캐스트 방송 ‘정영진 최욱의 매불쇼’ 캡처


김갑수는 “황영웅의 행실이 ‘이만하면 괜찮다’고 할 순 없다”면서도 “이름을 대면 알 만한 연예인 중 주먹 좀 쓴 사람들이 많다. 이 사안을 균형 있게 보면 황영웅이 노래는 잘한다. ‘나 정말 잘못 살았다’고 노래를 부르고, 옛날에 괴롭힌 애들 찾아가서 보상도 해주고 이런 삶을 살면 안 될까? 억울한 부분을 ‘바로잡고 싶다’고 했는데, 온 군데로 화살이 몰아치니 대응을 못 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또 “‘천하의 악인’이라고 석 달 열흘 떠들었는데, 나중에 법정에서 보면 모함이거나 무죄인 경우를 매우 많이 봤다”며 “사회적 악인으로 찍히는 것도 참 무섭지만, 거기에 편승하는 언론 공세를 보면 끔찍한 경우가 많다”고 우려했다.

김갑수는 “익명 커뮤니티 고발 문서 하나로 한 인간이 악마로 몰리는 걸 봤다. 그중 몇 개가 아닌 사례가 있었다”면서도 “내가 보기엔 황영웅이 억울하진 않다. 고발자가 다수 있으니까. 황영웅이 폭력적이었던 건 사실인 것 같다”고 했다. 다만 “‘영원히 사회활동도 못 할 정도의 악행을 저지른 수준인가?’에 관해선 이견이 많다. 재능을 발휘해 사회적으로 올바른 행동을 하는 모습을 지켜보고 싶다”고 황영웅에게 가수활동 기회가 주어지길 바람을 나타냈다.

황영웅은 ‘불타는 트롯맨’에서 유력한 우승 후보로 떠오르며 주목받았지만, 우승을 눈앞에 두고 사생활 논란으로 자진 하차했다. 그는 상해 전과를 인정한 이후에도 방송을 강행, 결승전 1차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하지만 학폭, 데이트 폭력 등 폭로가 계속 이어졌고, 결국 프로그램에서 물러났다. 그는 “저는 이제 ‘불타는 트롯맨’ 경연을 끝마치려 한다”며 “결승에 들어간 상황에서 저로 인해 피해를 끼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지난 방송에 참여하면서 너무나 많은 생각이 들었다”고 하차 입장을 밝혔다. 과거 논란에 대해서는 “지난 시간을 돌아보며 반성하고, 오해는 풀고, 진심으로 사과하겠다. 저로 인해 상처받으셨던 분들께 진심으로 용서를 구한다”면서도 “사실이 아닌 이야기들에 대해서는 저를 믿어주신 분들을 위해서라도 꼭 바로잡고 싶다”고 억울함을 내비쳤다.

정은나리 기자 jenr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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