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1.16 (토)

이슈 MLB 메이저리그

강속구에 대처하라... 이정후의 MLB 생존법은 ‘폼생폼사’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키움 美스프링캠프서 새 타격 자세로 연습… 박찬호도 지원 사격

조선일보

키움 히어로즈의 이정후의 타격 폼. 왼쪽은 2022년 7월 이정후의 경기 때 타격폼. 오른쪽 사진은 2023년 2월 3일(한국시간) 전지훈련지인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의 솔트리버필즈에서 타격하는 모습./키움 히어로즈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내년 MLB(미 프로야구) 진출을 선언한 키움 이정후(25)가 미리 타격 폼까지 바꿔가며 ‘빅리그 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국내 리그에서 타격 5관왕과 최우수선수(MVP)에 올랐던 그가 새로운 진화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이정후는 현재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 차려진 소속팀 키움의 스프링캠프에서 새 타격 자세에 적응하며 2023 시즌 담금질을 하고 있다. 그는 14일 “MLB 투수들의 강속구에 대처하려 타격 폼을 바꿨다”고 말했다. 타격 준비 자세의 보폭을 줄여 킥 동작이 간결해졌고, 빠른 공에 재빨리 스윙이 나올 수 있도록 배트를 든 팔의 높이도 낮췄다. 그는 “나중에 미국에서 통하지 않으면 그때 다시 바꾸더라도, 준비하고 진출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정후가 타격 폼을 수정한 데는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조언이 영향을 미쳤다. 김하성은 지난 시즌 뒤 한국에서 이정후를 만나 “선택은 네 몫이지만, 와보면 자세를 바꿀 수밖에 없을 거다”라고 했다고 한다. 이정후는 “나는 작년에 시속 155㎞가 넘는 공을 10번도 보지 못한 것 같은데, 하성이 형은 메이저리그에서 1년간 270개를 접했다더라”며 “먼저 진출한 선배가 그렇게 얘기하는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키움의 훈련장엔 MLB 스카우트들이 이정후를 보기 위해 찾아온다. 이날도 5명이 이정후의 훈련을 지켜봤다. 키움 관계자는 “정확한 소속은 알 수 없지만 매일 4~5명이 와서 이정후를 따라다닌다”고 했다. 이정후는 “가까이서 보기 때문에 인식은 하고 있다. 부담은 되지 않는다. 지금은 보여주기 위한 자리가 아니라 몸을 만들기 위한 시간이다”라고 말했다.

이정후를 보는 현지의 눈길은 뜨겁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11일 월드베이스볼클래식 포지션별 최고 선수를 선정하면서 이정후를 외야수 중 한 명으로 꼽았다. 메이저리거가 아닌 유일한 선수가 그였다. MLB.com은 “이정후가 WBC 출전 외야수 가운데 최고 선수는 아닐지 몰라도, 가장 흥미로운 선수는 될 수 있다”면서 “2023시즌 종료 후 MLB에 진출할 예정인 이정후에게 WBC는 국제 무대에 스스로를 소개하는 쇼케이스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14일 키움 캠프엔 ‘코리안 특급’ 박찬호(50)도 방문했다. KBS 해설위원으로 WBC를 중계할 예정인 그는 홍원기 키움 감독과 공주고 동기다. 미국 개인 일정 중 절친한 사이인 홍 감독의 부탁으로 캠프를 방문했다고 한다. 박 위원은 “이정후는 기술적인 부분의 변화를 주저하지 않는다. 투 스트라이크에서 안타를 칠 것 같은 타자가 이정후 아닌가”라고 칭찬했다.

메이저리그에서 아시아 투수 역대 최다승인 124승을 쌓았던 박 위원은 일본이 배출한 최고 타자 스즈키 이치로를 언급하며 “이치로는 미국에서 성공하려고 자신의 것을 버리고 변화를 줬다. 목표를 세우고 계획을 철저히 지키는 선수가 성공한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미국 진출에 도전하는 이정후에게 “메이저리그 라커룸에선 동료가 많지만, 힘들 때 먼저 ‘밥 먹자’라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메이저리그에선 언어, 문화적인 부분에 대한 적응이 더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박 위원은 키움 투수조의 불펜 피칭을 지켜보며 투구에 대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특히 키움의 기대주인 장재영을 1시간 동안 지도했다. 투구 모습을 영상으로 찍고, 직접 투구판을 밟고 시범을 보이는 등 열정적인 모습이었다. /스코츠데일(애리조나)=김영준 기자

[스코츠데일(애리조나)=김영준 기자]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