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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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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KGC가 승부처에 강한 비결…서로를 향한 '리스펙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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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와 시소게임 이겨내고 시즌 최다 7연승

연합뉴스

인삼공사 선수들
[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안양=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4쿼터 종료 7분여를 남긴 시점, 왼쪽 3점 라인 바깥의 배병준에게 패스한 프로농구 안양 KGC인삼공사의 주전 가드 변준형은 곧바로 허리를 숙이고 세리머니를 펼칠 준비를 했다.

배병준의 슛이 림을 가를 것이라 확신하는 것 같았다.

실제로 배병준은 3점을 올렸고, 변준형은 허리를 숙인 채 손으로 쌍안경 모양을 만들어 배병준을 바라보는 세리머니를 했다.

11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인삼공사와 울산 현대모비스의 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 나온 장면이다.

양 팀이 후반전 차례로 10점 차 리드를 잡고도 곧바로 상대에 따라잡힐 정도로 치열했던 승부의 한복판에서 변준형은 동료를 향한 신뢰를 매우 익살스러운 방식으로 드러냈다.

인삼공사는 정규리그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다.

특히 이날까지 7연승을 달리며 가장 먼저 30승(11패) 고지를 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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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공사 변준형
[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2위(26승 14패) 창원 LG와 격차는 3.5경기다.

LG가 절대 못 따라잡을 격차는 아니지만, 최근 인삼공사 분위기가 워낙 좋아 쉽지는 않아 보인다.

이날 4쿼터 접전을 승리로 마무리한 것처럼, 인삼공사는 올 시즌 승부처에 워낙 강한 모습을 보인다.

상대 팀을 압도하는 경우는 지난 시즌보다 드물지만, 4쿼터 접전 상황에서 보란 듯 승리를 거머쥐는 장면을 자주 연출한다.

인삼공사가 자주 보여주는 불같은 스퍼트의 동력은 '동료를 믿고 존중하는 마음'이다.

변준형은 이날 국내 선수 중 가장 많은 18점을 올리고 어시스트 9개를 뿌려 수훈선수로 기자회견에 나섰다.

하지만 7연승의 원동력이 뭔지를 묻자 수비 등 궂은일에 힘쓴 동료들을 꼽았다.

변준형은 "동력은 디펜스다. (문)성곤이 형처럼 수비하라면 난 못한다. '리스펙트'한다. 몸 안 좋은데도 고비마다 코트에 나와 도와주는 (양)희종, (오)세근이 형께도 감사하다"고 힘줘 말했다.

이날 1쿼터에 무릎을 다쳐 물러난 오세근은 3쿼터에 다시 코트에 모습을 드러내 힘을 보탰다.

4쿼터 막판 넣은 결정적인 3점 2개를 포함해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많은 27점을 넣은 '특급 외인' 오마리 스펠맨도 기자회견을 동료를 향해 고마운 마음을 드러내는 기회로 활용했다.

연합뉴스

인삼공사 스펠맨
[KBL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스펠맨은 "문성곤은 리바운드를, 양희종은 중요한 수비를 잘해주고, 오세근은 결정적 득점을 올리곤 한다. (변)준형이는 리딩을 잘한다"면서 "그게 우리가 늘 이기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 '득점만 신경 쓰는 이기적인 선수'라는 평을 들었던 스펠맨은 올 시즌 어시스트에도 힘쓰는 등 '팀 플레이어'로서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기자회견에서 변준형이 질문에 답하는 동안 스펠맨이 통역사와 잡담을 나누자 변준형이 '셧업 (닥쳐)'이라고 장난스럽게 외쳤다.

그러자 스펠맨은 변준형을 끌어안고 멋쩍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변준형은 "오마리가 슛이 워낙 좋다 보니, 패스하면 늘 넣어줄 것으로 믿고 있다. 패스할 때 동료들이 넣어주면, 참 좋다"며 웃었다.

ah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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