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징계 첫날 ♥ 꾹~…김서현 또다시 뭇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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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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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신인 투수 김서현(19·한화 이글스·사진)은 최근 ‘유명세’의 무게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지인들 보라고 쓴 험담 몇 줄, 별생각 없이 누른 ‘좋아요’ 하나가 커다란 파문이 되어 돌아왔다.

김서현은 올해 프로에 입단한 신인 선수 중 가장 많은 계약금(5억원)을 받은 특급 유망주다. 시속 160㎞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던져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한화의 지명을 받았다. 지난 1일 미국 애리조나주 메사에서 시작한 한화 1군 스프링캠프에도 합류했다. 첫 불펜 피칭에서는 가볍게 시속 151㎞를 찍었다.

그런 김서현이 지난 7일부터 사흘간 훈련에서 제외됐다. 소수의 지인만 볼 수 있는 소셜미디어(SNS) 비공개 계정에 일부 코치와 팬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구단 자체 징계를 받은 탓이다. 한화 관계자는 “비공개 부계정 글이 인터넷에 퍼진 것을 발견한 뒤 그 계정이 김서현 본인의 계정이 맞는지 확인 절차를 거쳤다. 선수가 ‘자신이 썼다’고 인정해 근신 처분을 내리고 일시적으로 훈련에서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구단의 징계 수위가 높지 않았던 이유는 선수가 ‘공개 저격’을 의도하진 않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김서현은 비공개로 운영하는 부계정을 ‘사적인 공간’으로 여겨 여과 없이 자신의 감정을 쏟아냈다. 그런데 제 3자가 팔로워 중 한 명에게 그 캡처본을 입수해 인터넷에 공개해버렸다. 가뜩이나 주목 받는 신인에게 호기심이 많았던 일부 팬들은 삽시간에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프로 무대에 데뷔하기도 전에 코치의 지시에 불만을 품었다는 이유로 김서현에게 ‘건방진 신인’이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캡처본 유출자가 기대했던 그림이 그대로 현실이 됐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아직 어린 김서현이 이번 실수를 통해 배우고 깨닫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바람으로 프런트와 상의해 징계를 결정했다”며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김서현도 비공개 계정을 탈퇴한 뒤 “프로 선수로서 생각도, 행동도 경솔했다. 앞으로 SNS 사용에 주의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일단락되는 듯했던 ‘SNS 사태’는 9일 또 한 번 여론의 도마에 올랐다. 한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에 달린 ‘하트(좋아요)’ 하나 때문이다. 김서현은 숙소에서 자숙을 시작한 첫날, 자신의 인스타그램 공개 계정에 접속해 입단 동기들 영상에 ‘좋아요’를 눌렀다. SNS 문제로 훈련에서 제외되고도 곧바로 다시 SNS 세상에 선명한 발자취를 남긴 것이다.

팬들은 거듭 분노했다. “정말 반성하고 있는 게 맞나”, “자숙 중인지, 휴식 중인지 모르겠다” 등 비난 댓글이 줄을 이었다. 놀란 김서현이 황급히 ‘좋아요’를 취소했지만, 이미 물은 엎질러진 뒤였다. 야구를 잘해서 유명해진 김서현은 프로에서 첫 공을 던지기도 전에 자의 반, 타의 반으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한화 관계자는 “추후 내규에 따라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했다. 아직 첫 연봉도 받지 않은 신인 김서현의 상황을 고려한 결정이다. 근신 처분 기간 중 또 한 번 물의를 일으킨 만큼 벌금 액수가 커질 가능성이 크다. SNS 활동은 개인의 자유지만, ‘유명인의 자유’에는 늘 무거운 책임이 따른다. 김서현뿐 아니라 수많은 스포츠 스타가 가슴에 새겨야 할 교훈이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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