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위·악천후 속 수색 작업 이어져
에르도안 대통령, 튀르키예에 3개월 간 ‘비상사태’ 선포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말라티아 주민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주변에서 모닥불로 몸을 녹이고 있다. 지진 피해 주민들은 영하의 기온에도 불구하고 여진으로 인한 추가 붕괴 위험으로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라티아=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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튀르키예(터키)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지역에서 지난 6일(현지시간) 발생한 규모 7.8와 7.5의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8100명을 넘어섰다. 부상자는 최소 3만9200명으로 집계됐다.
푸아트 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7일(현지시간) 저녁 튀르키예에서만 최소 5894명이 숨지고 3만 4810명 이상이 부상 당했다고 발표했다. 또 건물 5775채가 붕괴됐다.
시리아 반군이 운영하는 민방위 조직인 ‘하얀 헬멧’과 시리아 당국에 따르면 시리아에서만 2270명이 사망했다.
양국 사망자 수가 총 8164명으로 집계된 가운데, 구조 당국과 민간 구호단체 등은 필사적인 생존자 수색과 구조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수색 작업은 추위와 악천후 속에서 이뤄지고 있다. 구조대 뿐 아니라 희생자의 지인, 주민들도 곡괭이와 지렛대 등을 사용해 생존자를 구출하기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BBC는 전했다.
7일(현지시간) 튀르키예 말라티아 주민들이 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 주변에 모여 앉아 있다. 지진 피해 주민들은 영하의 기온에도 불구하고 여진으로 인한 추가 붕괴 위험으로 거리에서 밤을 지새우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라티아=AP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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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타이 튀르키예 부통령은 지금까지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8000명 이상을 구조했다고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구조 서비스가 지연된다는 항의가 나오고 있다. 지진의 진앙인 가지안테프는 기온이 영하 6도까지 떨어져, 고립된 생존자들의 ‘골든타임’이 더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연재해 후 72시간까지를 골든타임으로 보고 있다.
강진과 폭설의 여파로 인근 주요 공항도 사실상 운영이 중단됐다. 이스탄불 사비하 괵첸 공항에서는 항공편 지연과 취소가 잇따랐고, 구조를 위해 공항에 온 구호단체들도 속절 없이 항공편을 기다리고 있다.
지진으로 집을 잃은 주민들은 붕괴된 도로 한 가운데서 임시로 머물고 있다. 튀르키예 남부 하타이의 한 공터는 지진에서 살아남은 이들이 추가 붕괴를 피하기 위한 임시숙소가 됐다고 방송은 전했다.
피난민들은 구호 단체가 제공하는 빵과 과일 등으로 끼니를 대신하고 있으며, 구호트럭들은 이들에게 점퍼와 운동화를 던지고 있다고 BBC는 보도했다.
앞서 세계보건기구(WHO)는 사망자가 최대 2만 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날인 7일 캐서린 스몰우드 WHO 유럽 담당 선임 비상대책관은 AFP통신에 "추가 붕괴가 계속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에, 초기에 집계된 사망자 수가 최대 8배까지 증가하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인터뷰 당시 사망자 수는 약 2600명에 달했다.
그는 “불행하게도 지진의 경우 항상 같은 현상을 목격한다”며 “사망·부상자에 대한 초기 규모가 일주일 뒤 상당히 증가한다”고 전했다.
지난 6일 새벽 4시경 튀르키예 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 지역에서 규모 7.8, 7.5 지진이 발생했고 인접한 이스라엘, 레바논, 이집트, 키프로스에서 흔들림이 감지될 정도로 강력했다.
튀르키예는 지진 피해가 큰 남동부 10개 주에 3개월간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김경호 기자 stillcu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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