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뉴시스]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주의 반군 집결지 텐트촌이 6일 지진에 전파되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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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김재영 기자 = 시리아 북서부 주민들이 튀르키예 발 지진 후 구조나 향후 생계 대책 등에서 튀르키예 남동부 주민보다 몇 배나 절망적인 현실에 직면해 있다. 국가가 없거나 반쪽짜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인적 및 물적 피해는 위쪽 튀르키예보다 덜하다. 사망자가 1600명 정도로 튀르키예의 3400명보다 상당하게 적고 부상자도 2만500명 대 3700명으로 차이가 난다. 무너진 건물도 튀르키예는 6000동이지만 시리아 북서부는 300동이 약간 넘는다.
그러나 이 같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통계는 이런 피해 집계를 제대로 행할 국가 단위의 기관이 부재하거나 매우 부실한 데서 연유한 허상일 가능성이 높다. 시리아 북서부 피해 지역은 알레포, 하마, 라타키아, 타르투스 등 튀르키예 접경 북단과 그 아래 이들립주로 나눠 살펴봐야 한다.
내전 만 12년을 2개월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접경의 피해 지역은 2017년부터 바샤르 아사드 대통령 정부군에게 통제되고 있으며 그 아래 이들립주는 그때부터 시리아의 유프라테스강 서안 반군들이 정부군에게 점령지를 모두 내주고 퇴각 지로 얻은 최후 결집 장소가 되었다.
알레포 등은 이들립주를 포위하고 있는 시리아 정부군 휘하에 있지만 아사드 정부가 소재한 수도 다마스쿠스에서 멀리 떨어져 행정 서비스가 미약한 수준에 그쳤다. 이번 지진 발생 후 이 점이 확연하게 드러나 알레포 등은 다마스쿠스보다는 비정부기구의 구조와 구호에 의존하고 있다.
이 비정부기구는 튀르키예 쪽 접경 지역에 넓게 펼쳐있는 아사드 정권 탈주의 시리아 난민 텐트촌을 구호하고 있다가 지진 후 국경 너머의 시리아 정부군 휘하 지역 구조와 구호에 뛰어든 것이다. 알레포 등에서 사망자가 820명, 부상자가 1500명 발생했다는 발표는 시리아 보건부 이름으로 되어 있으나 구호 주체는 비정부 기구들이다.
아사드 정부는 그전부터 튀르키예에서 알레포 등 유프라테스강 서안으로 들어오는 구호물자의 국경통과점을 단 한 곳으로 제한했다. 이번 지진 직후 외국의 구호 물자를 자신들이 통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튀르키예서 물자가 넘어올 통과점은 계속 한 지점으로 제한하고 있다.
그 서쪽 이들립주의 반군 지역으로 구호물자들이 들어가가지 못하도록 하려는 경계 조치이다. 이들립주에는 반 아사드 무장조직이 가족 포함해 10만 명이 넘으며 주민 전체는 300만 명에 달한다. 주민 중 반이 본토박이가 아니라 아사드 정권을 피해 집을 버리고 온 국내 피난민이다. 이들에 대한 아사드 정부군의 포위는 휴전 협정을 통해 튀르키예 준군사조직이 차단하고 있으나 식량과 식수 등 기본적인 생필품을 국제 구호에 철저히 의존해야 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허약한 텐트촌에서 기거하고 있다. 이번 지진의 진원지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으면서도 주거 건물 피해가 아주 심했다. 이 반군 지역에서 자생한 민간 방위대인 화잇헬멧은 800명이 죽고 2200명이 다쳤다고 말했다.
알레포도 구조와 구호가 튀르키예의 몇 분의 일에 그치는 수준이지만 이 시리아 반군 집결지 이들립주의 난민촌은 지진 발생 36시간이 가까운 시점에서 구호는 물론 잔해더미에 깔린 생존자 구조도 그 몇 십분의 일에 불과한 모습이다. 국가 조직이 없는 곳이 자연재해를 당할 때의 적나라한 실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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