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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야유 많이 받았죠"…25억 밥값 못한 반성, 후배들에게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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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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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민경 기자] "2년 동안 사람들에게 야유 많이 받았잖아요."

두산 베어스 유격수 김재호(38)는 올해 이를 악물고 몸을 만들었다. 지난 시즌을 마친 뒤 어깨와 허리 통증을 탓하며 최선을 다하지 못한 자신을 반성하는 시간을 보냈다. 김재호는 2021년 시즌을 앞두고 두산과 3년 25억원에 FA 재계약을 했는데, 지난 2시즌 동안 191경기에서 타율 0.212(434타수 92안타), OPS 0.565, 45타점, 49득점에 그치면서 팬들의 야유를 묵묵히 들어야 했다.

김재호는 야유를 피하지 않고 받아들였다. 그는 6일 호주 시드니 블랙타운 블랙타운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근 2년 동안 어깨가 안 좋으니까 몸을 사리자고 생각한 것 같다. 아무래도 나이가 들면 운동량을 자기가 스스로 줄이게 되는데, 그러면 훈련할 때도 빨리 지친다. 운동을 더 해야 따라갈까 말까인데, 이제는 조금 살살하자 이렇게 하면서 자연히 체력이 떨어진 것 같다"고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안일했던 과거를 반성하며 후배들에게 사과하는 것으로 올 시즌 준비를 시작했다. 김재호는 "지난 시즌 끝나고 친구들(후배들)과 밥을 먹으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작년에 뒤로 많이 빠져 있어서 너희에게 조금 더 팀을 위해 쓴소리도 해주고, 칭찬도 해주고 그랬어야 했는데 내가 못했다. 내년부터는 형이 앞장서서 쓴소리를 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재호는 이번 스프링캠프 동안 후배들보다 앞장서서 파이팅을 불어넣고 있다. 수비 훈련 때는 다이빙캐치까지 시도해 흙범벅이 됐다. 동료 선수들과 코치진은 그런 김재호에게 "왜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한마디씩 툭툭 던지면서 재기를 응원하고 있다.

유격수로 같이 훈련하는 안재석과 이유찬은 조금 더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 김재호는 팀에 확실한 주전 유격수가 있어야 센터라인이 탄탄해지고, 리그 최고 수비력을 자랑하는 두산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믿는다. 김재호는 캐치볼 할 때부터 두 선수에게 정확히 던지는 동작 등을 알려주며 사실상 코치처럼 함께 훈련하고 있다.

이렇게 다시 신발 끈을 꽉 묶은 이유는 단 하나다. 팬들의 야유를 환호로 되돌리고 싶어서다. 김재호는 "어떻게 보면 나에게 있어서 제1의 인생이 야구다. 누구나 제1의 인생을 길게 살고 싶을 것이다. 지난 2년은 야유를 많이 받았지만, 많은 환호를 받으면서 (그라운드를) 떠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적어도) 두산팬이라면 다 환호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되고 싶다. 두산팬한테 환호를 받으면서 뛸 수 있는 그런 시즌을 보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목표는 한결같이 우승이다. 선수 생활하면서 다섯 손가락에 우승 반지를 끼는 게 목표였는데, 지금까지 반지 3개(2015, 2016, 2019년 우승)를 끼는 데 그쳤다. 반지 2개를 더 끼려면 올해 반드시 부활한 뒤 새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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