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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민희진, 해명은 부족했고 한풀이는 넘쳤다…"하이브가 프레임 씌워"[이슈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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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장진리 기자] 그룹 뉴진스 소속사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카메라 앞에 섰다. 오열까지 쏟아내며 속내를 보였지만 명쾌하고 냉철한 해명보다는 하이브를 향한 한풀이에 가까운 자리였다.

민희진은 25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영권 탈취 시도 등 자신을 향한 의혹에 직접 입을 열었다. 시작 3시간 전 기자회견을 열겠다고 선언한 그는 "뉴진스를 위해서"라며 "내가 나서지 않으면 모두가 뉴진스 콘텐츠를 나쁘게 볼 것 같았다"라고 밝혔다.

하이브는 민희진을 필두로 어도어 경영진이 경영권을 가져가려는 정황을 포착했다며 지난 22일 전격 감사에 착수했다. 감사 시작 3일 만인 이날 "민희진 주도로 경영권 탈취 계획이 수립됐다는 구체적인 사실을 확인하고 물증도 확보했다"라며 민희진 등 어도어 경영진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이브는 민희진이 하이브가 보유한 어도어 지분을 매각하도록 유도하고 압박해 어도어를 독립시키는 방법을 준비했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어도어 경영진이 뉴진스 전속계약을 중도 해지하는 방법, 민희진과 하이브 간 계약을 무효화하는 방법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했고, 민희진의 최측근인 어도어 부대표 A씨는 '프로젝트 1945'라는 이름으로 '탈 하이브' 전략을 작성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민희진은 하이브가 증거로 제시한 이 모두가 그저 '직장인의 불만'이라고 설명했다. 방시혁 의장, 박지원 대표이사 등 하이브 고위층과 불화를 겪고 있었다는 민희진은 하이브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고 푸념하는 과정에서 '상상', '놀이'로 오해를 살 수 있는 단어를 언급했다는 것이다.

민희진은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직장에 대한 푸념을 할 수 있지 않나. 그런 것들을 이 사람의 캐릭터로 봐야 하는데"라고 하이브가 사담을 매도하고 있다며 "(메모, 대화 등을) 오해할 수도 있다. 그러면 저한테 찾아와서 말을 하면 되는데 제가 묻고 싶은 건 왜 하이브가 오해를 주도하느냐는 것이다"라고 했다.

회사의 주요한 경영 사항을 여성 무속인에게 코치받아 이행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방탄소년단 멤버들이 군대에 가도록 주술 행위를 했다고 보인다는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뉴진스 엄마 마음으로 이 회사가, 하이브가 나한테 너무 지긋지긋하게 구니까 에이스(방탄소년단)가 없는 상황에서 우리가 나오는 게, 활동하는 게 홍보 포인트가 잡히지 않을까 물어본 것"이라며 "굿으로 군대를 가고 안 가면 대한민국 전부가 굿 해서 군대를 안 가면 되지. 이거 고소할 거다. 개인 사찰"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무속인에게 기댔다는 '주술 경영'에 대해서는 "제 지인인데 무속인인 사람이다. 무속인인 사람은 지인으로 두면 안 되냐, 무슨 불가촉천민이냐"라며 "원래 점 보러도 안 다닌다. 하이브 때문에 정신과도 다녔는데 시원함이 없었다. 그래서 그냥 제 얘기라도 하면 풀릴까 싶어서 그냥 갔다. 제가 잘 될 거냐 물어볼 수 있는 것 아니냐. 하이브 사람들이 저보다 점을 더 본다. 그 사람들이 굿을 하니까 그런 생각을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방시혁 의장, 박지원 대표이사 등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공개하며 원색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욕도 난무했다. 민희진은 "죄송하다"라면서도 "원래 제 성격이 이렇다. 답답해서 다 말해야겠다"라고 올라오는 분을 참지 못했다. "모두가 내가 죽기를 바라는 것 같다", "부대표가 내가 죽을 것 같았다더라"라고 다소 극단적인 표현을 하는가 하면, 기자회견 도중 민희진이 흥분하면 변호인이 제지하거나, 대신 정리해 말하는 장면도 몇 차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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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가 대화의 문맥 없이 프레임에 맞춰 대화 내용을 공개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 그는 "여러분이 보신 대화는 관계가 부드러운 상황이었는지, 친한 상황이었는지 컨텍스트가 없다. 그런 상황에서 캡처가 돼서 프레임에 맞춰졌다"라며 "여러분들 카톡을 다 열어서 어떤 프레임에 맞는 글귀만 다 붙이면 내가 얘기했던 스토리와 다른 스토리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하이브가 '오해'하고 있는 발언은 '놀이', '상상', '직장 푸념' 개념이라는 다소 모호한 답변을 내놨다. 부대표 A씨와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우리끼리 노는 이야기다. 그걸 진지병 환자처럼"이라며 "희대의 촌극"이라고 했다.

하이브가 자신과 A씨의 카카오톡 대화를 포렌식해 공개한 것에 대해 "이 X저씨들이 나 하나 죽이겠다고 온갖 카톡을 야비하게 캡처했다. 수준 낮아서 일대일로 응답하기도 싫다"라며 "주식 못 받고 쫓겨나도 상관없다. 난 내가 나쁜 X만 아니면 된다. 난 명예가 중요한 사람이다. 이 XX들이 내가 명예가 중요한 걸 알고, 뉴진스를 예뻐해서 못 버리는 걸 아니까 흥정을 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희진은 속풀이에 가까운 말을 2시간 가까이 쏟아냈다. "내가 얼마나 답답하면 이러겠느냐"라는 민희진의 말에 공감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정작 자신을 향한 의혹에 대한 정확한 답은 빠졌다는 아쉬움도 있었다.

굳이 알리지 않았어도 될 정보도 다수 공개됐다. 방시혁이 민희진에게 "에스파 밟을 수 있죠?"라고 보낸 낯뜨거운 메시지도 공개됐다. 게다가 하이브 소속 가수들을 향한 역바이럴 의혹 등 세간을 뜨겁게 달궜던 다수의 논란에 대한 의혹은 말끔하게 해소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하이브는 민희진과 신동훈 VP 등 어도어 경영진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 용산경찰서에 접수했다. 긴급 기자회견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닌 내용이 너무나 많아 일일이 열거하기가 어려울 정도"라며 "시점을 뒤섞는 방식으로 논점을 호도하고, 특유의 굴절된 해석기제로 왜곡된 사실관계를 공적인 장소에서 발표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모든 주장에 대해 증빙과 함께 반박할 수 있으나 답변할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일일이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라며 "이미 경영자로서의 자격이 없음을 스스로 입증한만큼 어도어의 정상적 경영을 위해 속히 사임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밝혀 향후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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