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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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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존심 버리고 MB로 뛰는 박철우…'원팀' 한국전력, 이래서 강하다[SS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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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한국전력 서재덕이 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V-리그 현대캐피탈과 경기에서 3세트 승리를 결정 짓는 서브 에이스 후 환호하고 있다. 2023. 2. 5.수원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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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 수원=정다워기자] “박철우에게 고맙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5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도드람 2022~2023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맞대결에서 세트스코어 3-1(20-25 25-22 25-21 25-23) 로 승리, 4연승에 성공한 후 베테랑 박철우에게 박수를 보냈다.

V리그를 대표하던 아포짓 스파이커 박철우는 이번시즌 코트에 나서는 시간이 줄어들었다. 리시브까지 되는 서재덕의 존재로 인해 웜업존에서 대기하다 잠시 원포인트 블로커로 들어가는 상황이 많이 발생했다. 그런데 이날 박철우는 아포짓이 아닌 미들블로커로 변신해 교체로 출전했다.

권 감독은 “철우에게는 미안한데 조심스럽게 미들블로커를 해달라고 했다. 고맙게도 팀을 위해 해준다고 했다. 블로킹 능력이 있어 2주간 연습을 했다. 속공은 연습을 더 해야 할 것 같다. 더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높이가 좋은 박철우를 활용하기 위해 포지션 변경을 검토했는데 박철우는 자존심을 버리고 팀을 위해 희생하기로 한 것이다. 서재덕은 “사실 선수 입장에서는 자괴감이 들 수 있는데 선배로서 도움을 주려고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리도 최선을 다하게 된다. 그런 부분이 구멍을 채워준다. 덕분에 좋은 경기력이 나오는 것 같다”라며 선배에게 공을 돌렸다.

한국전력은 시즌 중반 9연패를 당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7경기에서 6승1패를 기록하며 파죽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경기에서 선두 대한항공을 격파한 데 이어 이날은 2위를 상대로 승리하며 연승을 이어나갔다.

이적생 세터 하승우와 타이스, 서재덕, 임성진 등 윙스파이커들의 호흡이 맞아가는 게 가장 큰 원동력이다. 권 감독은 “원래 6개월에서 1년 정도 걸릴 것이라 봤다. 이제 호흡이 맞아간다. 우리가 보여줄 수 있는 것의 80~90%는 보여주고 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주전 선수들의 경기력이 상승하는 가운데 박철우처럼 백업 멤버들도 이런 저런 모양으로 힘을 보태는 게 한국전력 상승세의 주요 요인이다. 박철우뿐 아니라 리베로 장지원, 세터 김광국 등도 이날 경기에서 교체로 들어가 제 몫을 했다. 장지원은 “위 아 원 팀(We are one team)이라는 단어처럼 우리는 한 팀으로 뭉치려고 하고 있다”라며 팀이 하나로 똘똘 뭉쳐 있다고 했다.

덕분에 한국전력은 세트스코어에서 뒤지거나 경기 중 밀리는 상황에서도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오히려 더 강한 정신력으로 상대를 몰아부치며 승리를 쟁취한다. 서재덕은 “전반기에는 한 번 무너지면 어쩔 줄 몰라 했다. 후반기에는 여유가 생겼다. 분위기를 우리 스스로 만드니 좋은 경기를 하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권 감독도 “지고 있어도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따라가는 힘이 생겼다”라며 달라진 모습에 고무됐다.

한국전력은 이날 승리로 승점 38을 기록하며 OK금융그룹(37점)을 따돌리고 4위에 올랐다. 3위 우리카드(39점)의 턱 밑까지 추격했다. 최근 흐름만 보면 3위 도약도 충분히 가능해 보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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