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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HI★초점] '개콘' 부활? 그들만의 잔치로 끝나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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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의 부활 가능성 수시로 회자되는 이유
업계 내 반응과 다른 여론의 온도
"코미디언 위한 자리 필요" VS "폐지된 이유 극복해야"
한국일보

'개그콘서트'가 무사히 대중 곁으로 돌아올 수 있을까. 안소미 SN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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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콘서트'의 부활 가능성이 꾸준히 점쳐지고 있다. 하지만 시청자들이 마냥 '개그콘서트'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다. 먼저 '개그콘서트'가 시류에 맞지 않았다는 지적이 발목을 잡는다. '개승자'의 실패 역시 '개그콘서트'의 부활을 어렵게 만드는 요소다.

'개그콘서트'는 1999년 9월 4일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21년 동안 시청자들의 주말 밤을 책임진 최장수 코미디 프로그램이지만 지난 2020년 6월 폐지됐다. 수많은 개그맨을 배출하면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이와 관련 KBS 관계자는 본지에 "제작진은 오래전부터 코미디 프로그램의 부활을 논의해 왔으나 구체적인 시기나 프로그램명은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현존하는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으로는 tvN '코미디빅리그'가 유일하다.

'개그콘서트'의 부활은 사실상 업계 내 꾸준히 회자됐던 이야기다. 코미디언들이 눈물로 갈 곳 잃은 설움을 토로했고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 장르와 상관없이 한 시대를 풍미했던 전통이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런 이유들 덕분에 업계는 일단 반가움을 먼저 드러냈다.

반면 여론은 명확하게 호불호가 갈린다. 화제성과 시청률 모두 잡지 못한 채 쓸쓸하게 역사 속으로 사라졌던 '개그콘서트'가 다시 복귀한다면 극복해야 하는 고비가 너무나 확고하다. 가장 먼저 지적되는 것은 세대교체의 필요성이다. 코미디를 사랑하는 수많은 코미디언 중에서 대중에게 익숙한 이들은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개그콘서트'를 이끌고 시그니처가 된 공채 코미디언들의 존재감을 무시할 순 없다. 선두에 서서 후배들을 끌고 미는 역할을 수십 년간 톡톡히 해왔던 이들이다. '개그콘서트'가 새롭게 재탄생된다면 과거의 영광보다는 신선함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

'개그콘서트' 폐지 후 코미디언들의 존재를 끊임없이 대중에게 각인시켰던 것은 전통을 중심으로 한 코미디 축제도, 예능프로그램도 아닌 유튜브 플랫폼이다. 자의든 타의든 각자도생을 택해야 했던 코미디언들은 웹예능(김대희의 '꼰대희'), 스케치 코미디를 외친 픽션물(숏박스·피식대학·빵송국), 공개 코미디쇼 (박나래의 '스탠드업' 이수지의 'SNL 코리아' 시즌) 등으로 입지를 다졌다. 뿔뿔이 흩어졌지만 이들은 여전히 빛났고 각기 다른 장소에서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다. 그렇기 때문에 '개그콘서트'에는 신선한 마스크와 콘셉트가 요구된다.

'개승자'가 대중의 부정적인 여론 속 종영한 것도 '개그콘서트'의 부활 시기를 늦췄다. '개승자'는 '개그콘서트' 이후 KBS 및 지상파 방송사에서 약 1년 반 만에 새롭게 제작된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이다. 당시 코미디언들이 설 무대를 마련했다는 의미, 즉 고용 문제를 해결했다는 호평을 받았으나 그 이상의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전통과 명맥을 반드시 잇고야 말겠다는 KBS의 의지는 대중에게 전달됐으나 공개 코미디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없애진 못했다.

더불어 시류에 맞는 개그와 퍼포먼스도 반드시 수반되어야 한다. KBS는 '개그콘서트' 폐지를 발표하면서 "달라진 방송 환경과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 그리고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의 한계 등"을 이유로 댔다. 이는 곧 '개그콘서트'가 코미디언들의 노력과 별개로 코미디 트렌드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했다는 의미다. 이후 '개승자'를 비롯해 유튜브 채널 뻔타스틱 운영 등 새로운 형태의 코미디를 위한 다양한 시도에 나섰으나 효과는 미비했다. 유튜브서 성행하는 코미디쇼를 '개그콘서트'에 고스란히 옮기는 것도 무리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부디 새단장과 함께 돌아올 '개그콘서트'가 꾸준히 지적받았던 각종 논란에서 벗어나 순수한 웃음을 선사하길 기원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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