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단지 위 염소가스 투하로 43명 숨져…용의자 4명 확인"
지난 2018년 4월 시리아 두마에서 화학무기 공격을 받고 치료 중인 아이들 |
(서울=연합뉴스) 오진송 기자 = 지난 2018년에 시리아에서 염소가스가 든 화학무기를 살포해 민간인 등 43명의 목숨을 앗아간 공격은 시리아 정부군의 소행이라는 유엔 산하 화학무기금지기구(OPCW)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OPCW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8년 4월 수도 다마스쿠스 동쪽 반군 거점 도시인 두마에서 벌어진 화학무기 공격 배후는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이라고 밝혔다.
OPCW는 "시리아 최정예 호랑이부대 소속 헬기 최소 1대가 두마의 민간인 거주지역 아파트 2개 동에 독성 염소가스가 든 실린더 2개를 떨어뜨려 43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피해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OPCW 수사관들은 지난 2021년 1월부터 작년 12월까지 약 2년에 걸쳐 화학 샘플 70개, 목격자 66명의 진술, 위성 자료와 기타 법의학적 증거를 바탕으로 조사를 했다고 밝혔다.
OPCW는 앞서 2019년 3월에도 관련 조사 보고서를 발표하고 두마에서 활성 염소가 포함된 화학무기가 사용된 것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다만 당시에는 가해자를 명확히 지목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OPCW는 아사드 정부군을 가해자로 지목하면서 공군 1개 부대에서 4명의 용의자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용의자들의 이름은 공개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4월 정부군 공습으로 폐허가 된 두마 |
그동안 시리아 아사드 정권과 그를 지지하는 러시아는 화학무기 사용을 부인하면서 OPCW의 조사는 불법이라며 강하게 반발해왔다.
시리아 정부는 OPCW의 이번 보고서 발표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WSJ은 미국 뉴욕 주재 시리아 유엔 대표부에 질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우리 정부는 시리아 정권이 끔찍한 무기들을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며 "아사드 정권이 즉시 화학무기금지협약(CWC)과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른 의무를 준수해야 한다는 우리의 요구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이들 국가는 러시아에는 화학무기를 사용하는 시리아를 두둔하는 것을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녹황색을 띠는 독성 염소가스에 노출되면 호흡곤란과 구토, 눈 따끔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시리아는 2013년에 비준한 CWC에 따라 염소가스를 화학무기로 사용할 수 없다.
dind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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