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홍건희 / OSEN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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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이후광 기자] KIA에서 방황하던 투수가 두산 유니폼을 입고 펄펄 날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평균 구속이 상승했고, 공을 던지면 던질수록 체력이 강해지는 걸 느낀다. 이쯤 되면 트레이드는 신의 한 수를 넘어 만병통치약이라는 평가를 받아도 좋을 것 같다.
홍건희는 지난 2020년 6월 7일 류지혁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서 두산으로 이적했다. 두산맨이 된 홍건희는 KIA 시절 흑역사를 말끔히 지워냈다. KIA에서 강속구를 보유하고도 선발과 불펜 사이에서 방황을 거듭했던 그는 이적과 함께 제구가 되는 강속구를 힘차게 뿌리며 두산 최고 믿을맨으로 거듭났다. 두산맨 홍건희의 성적은 173경기 11승 19패 22세이브 34홀드 평균자책점 3.59다.
눈길을 끄는 건 홍건희의 이닝이다. 2011년 프로 데뷔 후 트레이드 전까지 약 10년 동안 347이닝을 담당한 그는 두산 이적 후 지난해까지 불과 3시즌 동안 193이닝을 달성했다. 2020시즌 68⅔이닝을 시작으로 2021년 74⅓이닝, 2022년 62이닝을 소화하며 두산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3시즌 연속 60이닝 이상을 던진 건 데뷔 후 처음 있는 일이었다.
자연스럽게 홍건희에게 혹사라는 단어가 따라붙었다. 특히 가을 필승조로 맹활약한 2021년 포스트시즌에서 그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절정에 달했다. 이닝이 많다는 건 그만큼 실력을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지만 한편으로는 혹사 논란에 시달린 많은 투수들이 이듬해 부상으로 신음한 것도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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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는 논란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최근 잠실에서 만난 홍건희는 “주변에서 걱정을 많이 해주시는데 체력적으로 강점이 있다. 몸에 과부하를 느낀 적도 없고, 부상도 없다”라며 “두산에 와서 해가 지나면 지날수록 많이 던지고 있는데 오히려 몸이 더 좋아진다. 체력 하나는 자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홍건희는 두산 4년차인 올해도 후반부 승리를 지키는 든든한 뒷문지기가 되고 싶다. 체력은 자신 있기에 위기 상황에서 지난해보다 노련해지는 게 목표다. 그는 “작년에는 동점 상황에 나가서 패전을 많이 당했는데 올해는 위기를 잘 이겨내고 싶다. 항상 내가 처한 상황을 어떻게 잘 극복할지 고민을 한다”라고 밝혔다.
올 시즌 또 다른 목표는 마무리 보직을 차지해 부상 없이 풀타임을 소화하는 것이다. 두산 이적 후 첫 해외 스프링캠프를 앞둔 홍건희는 “목표를 세울 때 구체적인 수치를 정하는 편은 아니다. 정하면 결과가 좋지 않다. 거기에 집착하면 잘 안 된다”라며 “일단 첫 번째는 무조건 안 아파야 한다. 여기에 투수조장을 또 맡게 된다면 야구는 팀 스포츠라 투수들을 잘 이끌도록 하겠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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