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프 켄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OSEN=이상학 기자] 메이저리그 역대 2루수 최다 홈런 기록을 갖고 있는 제프 켄트(55)가 10번째 도전에서도 명예의 전당 입성이 좌절됐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가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공개한 2023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투표 결과 스캇 롤렌이 유일하게 선출됐다. 통산 316홈런에 골드글러브 8회 경력을 자랑하는 특급 3루수였던 롤렌은 총 389표 중 297표를 얻어 득표율 76.3%로 75% 기준을 넘었다.
그러나 특급 2루수 출신 켄트는 끝내 고배를 마셨다. 181표를 받아 득표율 46.5%로 75% 기준에 한참 못 미쳤다. 이마저 지난 2014년 처음으로 후보 자격을 얻은 뒤 최고 득표율이었다. 앞서 9년은 15.2%, 14.0%, 16.6%, 16.7%, 14.5%, 18.1%, 27.5%, 32.4%, 32.7%에 불과했다. 10년 연속 명예의 전당 입성이 좌절되면서 켄트는 후보 자격도 상실했다.
지난 1992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데뷔한 우투우타 2루수 켄트는 뉴욕 메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휴스턴 애스트로스, LA 다저스 등 6개 팀을 거치며 2008년까지 17시즌을 뛰었다. 통산 2298경기 타율 2할9푼 2461안타 377홈런 1518타점 OPS .855로 활약한 거포였다.
통산 홈런 377개 중 351개를 2루수로 터뜨리며 최다 기록을 갖고 있는 켄트는 2000년 타율 3할3푼4리 33홈런 125타점 OPS 1.021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내며 내셔널리그 MVP도 차지했다. 올스타 5회, 실버슬러거 4회 경력을 자랑하지만 명예의 전당 후보가 된 뒤 10번의 기회 모두 좌절됐다.
미국 ’NBC스포츠 베이에이리어’는 ‘켄트는 경기력 향상 약물 같은 명예의 전당 입성에 방해가 될 만한 문제가 없다’며 ‘다득점 시대에 뛰었고, 수비가 좋지 않았다’고 탈락 요인을 짚었다. 이른바 스테로이드 시대 선수로 타격 성적에 거품이 있고, 수비가 약하다는 이미지가 크다. 골드글러브 수상 경력도 없다. WAR 기준으로는 2루수 역대 19위로 세이버메트릭스 관점에서 현대 시대에 켄트가 저평가될 만한 요소들이 두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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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시절 켄트의 동료였던 내야수 리치 오릴리아는 이에 반박했다. 그는 “켄트는 2루 수비도 평균 이상이었다. 더블 플레이에 능했다”며 “당시 최고의 클러치 히터 중 한 명으로 우리는 가까이에서 봤다. 켄트는 명예의 전당에 들어갈 자격이 확실히 있다”고 말했다. 켄트는 1961년 이후 2루수, 유격수 중 득점권에서 타율 3할과 장타율 .500을 모두 넘는 유일한 클러치 히터였다.
켄트도 결과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했다. 지역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에 문자를 보내 “수년간 투표 결과는 머리를 긁적이게 할 만큼 당혹스러웠다. 투표권이 없는 통계 관계자들이 투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미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과거 세대 선수들과 비교하는 것도 불공평하다”며 자신을 저평가한 세이버메트리션들에게 불만을 토로했다.
이와 별개로 현역 시절 켄트의 인성 문제가 또 다른 이유라는 시각도 있다. 샌프란시스코 시절이던 지난 2002년 6월 팀 동료 배리 본즈와 덕아웃에서 멱살잡이를 벌일 만큼 불같은 성격이었다. 기자들에게도 까칠한 취재원으로 인기가 없었다. 끝내 기자들로부터 외면받은 켄트는 오는 2025년 열리는 현대야구시대 위원회를 통해 명예의 전당 입성에 재도전한다. 야구 원로들로 구성된 위원회에서 75% 이상 득표율을 받아야 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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