加 한인2세 임해나-중국계 예콴
ISU 대회서 한국대표로 1위 경험
예콴, 올림픽엔 한국 국적 필요해
온라인으로 한국어 공부 삼매경
한국 아이스댄스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예콴(왼쪽)-임해나 조가 그간 자신들을 성원해준 한국 팬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한복을 차려입고 설날 세배를 미리 올리고 있다. 다음 시즌부터 시니어 무대에 나서는 이들은 다음 달 주니어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로 주니어 무대를 졸업하겠다는 각오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촬영협조 규방도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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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오면 꼭 보러 갈게요’라고 소셜미디어로 메시지를 남겨주신 분이 많았는데 진짜로 이렇게 많이 오실 줄은 몰랐어요.”
한국 아이스댄스 대표로 뛰는 캐나다 이민 2세 임해나(19)는 6∼8일 경기 의정부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국가대표 선발전 겸 종합선수권대회에서 한국 팬들과 처음 만난 소감을 이렇게 전했다. 임해나와 중국계 캐나다인 파트너 예콴(22)은 지난해에도 한국에서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참가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당시 대회는 무관중으로 치러졌다.
9일 서울 북촌에서 기자와 만난 두 사람은 “팬 여러분이 정말 많은 응원을 보내주셨다. 손 편지부터 우리 모습을 그린 그림까지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도 많이 받았다”고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한국 팬들은 이들에게 ‘해예’라는 애칭도 붙여줬다.
두 사람은 2019년 피겨스케이팅 명문인 ‘몬트리올 아이스 아카데미’에서 만나 파트너가 된 뒤 2021∼2022시즌부터 한국을 대표해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관 국제대회에 나서고 있다. 데뷔 무대였던 당시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 동메달을 목에 걸면서 한국 아이스댄스의 ISU 주관 국제대회 첫 메달 기록을 남긴 이들은 지난해 8월 열린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1차 대회에서는 첫 금메달 기록까지 세웠다.
한국과 캐나다 국적을 모두 가지고 있는 임해나는 “그동안 캐나다에서도 설, 추석 같은 명절을 다 지키며 한국인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살았다. 아빠가 한국 피겨 선수들 연기를 보시면서 ‘한국 대표로 뛰어보면 어떻겠냐’고 하셨는데 그간 나를 지원해주신 부모님께 멋진 보답이 될 것 같았다. 캐나다에는 아이스댄스 커플이 많지만 한국에서는 흔치 않아 성공 가능성도 더 클 것이라고 생각해 코치님과 예콴에게 (한국 대표에 도전해 보자고) 제안했다”고 말했다.
ISU 주관 국제대회에는 파트너 중 한 명의 국적을 선택해 출전할 수 있지만 올림픽은 두 선수 국적이 같아야 한다. 이 때문에 예콴은 한국 국적 취득을 목표로 지난해 여름부터 한국인 선생님에게 꾸준히 한국어 온라인 수업을 받고 있다. “한국 음식 중에서 삼겹살을 가장 좋아한다”는 예콴은 “한국에 올 때마다 해나네 고모부 댁에 머문다. 처음에는 대화가 전혀 안 통했는데 이제 고모부가 천천히 또박또박 말해주시면 기본적인 말은 알아들을 정도는 된다”고 말했다.
시즌 왕중왕전 성격의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2위를 차지한 이들은 다음 달 캐나다에서 열리는 시즌 마지막 대회인 주니어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노린다. 2001년 10월 15일생인 예콴이 다음 시즌부터 주니어 대회 출전 자격을 잃기 때문에 두 선수는 이 대회를 마지막으로 시니어 무대로 옮겨야 한다.
예콴은 “우리가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잘 넘어갈 수 있도록 코치님이 이미 올 시즌부터 보다 성숙한 느낌의 프로그램을 짜주셨다. 시니어로 넘어가면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자극도 받게 될 것 같아 좋다”고 했다. 임해나 역시 “다가올 변화가 기대된다. 우리는 잘 준비돼 있다”며 “주니어 무대를 금메달로 졸업하고 싶다”고 말했다.
두 선수는 지난해 주니어세계선수권에서 6위를 기록했다. 그 덕에 한국은 이 대회 출전권 두 장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에는 임해나-예콴 조와 김지니(구미중)-이나무(성서중·이상 16) 조가 함께 나선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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