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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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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농구 명문대 합류… NBA 향한 첫 ‘점프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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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준석, 곤자가大 편입… 내년 시즌부터 NCAA 출전할듯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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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농구 최고 유망주로 꼽히는 여준석(21)이 미국의 농구 명문대에 입학했다. 미국 워싱턴주의 사립대학 곤자가대는 17일 “여준석이 한국의 고려대에서 편입(transfer)해 팀 로스터에 이름을 올렸다”며 “이번 학기 수업에 등록하고 함께 훈련하지만, 경기는 2학년이 되는 2023-2024시즌부터 출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여준석은 “내게 매우 큰 기회다. 곤자가의 일원이 돼 정말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미국 6위 강팀… NBA 선수 여럿 배출

일찍이 NBA(미 프로농구)에 도전장을 던진 여준석은 앞으로 한국 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꼽힌다. 키 203㎝, 몸무게 100㎏, 윙스팬(두 팔을 옆으로 벌렸을 때 길이) 207㎝로 신체 조건이 외국 선수에게 밀리지 않고, 뛰어난 운동 능력과 탄력을 갖춘 데다 공격 기술도 좋다. 국내에선 빅맨 역할을 맡았지만 원래 포지션은 스몰 포워드이며 스피드와 패스 능력도 결코 밀리지 않는다.

조선일보

곤자가대는 2017년과 2021년 ‘3월의 광란’이라고 불리는 NCAA(미국대학스포츠협회) 토너먼트에서 결승에 올라 준우승을 차지한 미 대학농구 최상급 팀이다. 2022-2023시즌 16승 3패로 순항하며 AP통신이 집계하는 NCAA 남자 농구 올 시즌 랭킹 6위에 올라 있다. USA투데이스포츠가 각 팀 코치를 대상으로 설문해 매주 발표하는 순위도 현재 6위다.

유타 재즈에서 20년간 뛰며 영구결번으로 지정된 전설적인 가드 존 스톡턴이 이 대학 출신이다. 최근에도 일본의 루이 하치무라(워싱턴 위저즈)를 비롯해 도만타스 사보니스(새크라멘토 킹스), 쳇 홈그렌(오클라호마시티 선더) 등 NBA 리거를 여럿 배출했다.

여준석은 서울 용산고 시절부터 성인 국가대표팀에 발탁됐다. 고3이던 2021년에 FIBA(국제농구연맹) 아시아컵 예선과 도쿄올림픽 최종예선에서 활약하며 해외에 이름을 알렸다. 지난해 고려대에 입학해 국내 대학리그에서 압도적 기량을 뽐냈다. 9경기에서 평균 23분 정도만 뛰고도 22.6점을 넣어 2위에 올랐다.

여준석은 작년 6월 필리핀과 평가전을 치른 뒤 돌연 대표팀에서 하차했다. 미국에서 열리는 NBA G리그(하부 리그) 구단 관계자들이 참관하는 쇼케이스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G리그 입단을 통한 NBA 도전이 불발되자 ‘플랜B’로 미국 대학을 택했다.

◇학업이 관건 될 수도

국내 대학을 다니다가 NCAA 소속 대학으로 편입한 남자 농구선수는 여준석이 처음이다. 앞서 하승진은 연세대 1학년을 마치고 NBA 신인 드래프트에 나서서 지명받았다. 최진수(울산 현대모비스)와 이현중(데이비드슨대)은 미국의 수능 SAT를 응시했다. 양재민(우쓰노미야)은 연세대를 휴학하고 미국의 한 전문대에서 뛰며 NCAA 대학으로 편입을 노렸으나 코로나 사태 등으로 무산돼 일본 리그로 눈을 돌렸다.

앞으로 여준석의 최대 걸림돌은 농구 실력이 아닌 학업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NCAA는 일정 수준 이상의 학점을 취득해야만 경기에 뛸 수 있다. 최진수는 메릴랜드대 재학 중 학점이 모자라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고 팀 훈련에도 참가할 수 없게 돼 국내로 복귀했다.

여준석은 그동안 영어 공부를 꾸준히 해 의사소통에 문제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 대학 수업을 듣는 것은 다른 문제다. 여준석이 호주에서 1년 반 만에 귀국해 유급을 무릅쓰고 용산고로 진학했던 이유도 바로 학업 문제였다.

앞서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어릴 때부터 준비했던 이현중도 “영어로 소통하는 데 불편함이 전혀 없는데도 처음에는 수업이 매우 어려웠다. 1학년 때는 수업을 따라가느라 밤을 새우는 날이 많았다”고 했던 바 있다. 여준석의 NCAA 무대 도전 성패는 농구뿐 아니라 학업 적응 여부에도 달렸다.

[김상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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