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아프리카 첫 4강 진출…AFC 소속 역대 최다 3개국 16강행
"많은 선수가 유럽리그서 뛰는 것이 경쟁력 갖추게 된 이유"라는 분석
기적의 드라마 쓴 축구 대표팀 |
(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아르헨티나가 3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며 19일(한국시간) 막을 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이변이 잦았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가 전 세계 주요 스포츠베팅 업체 정보를 한데 모아 제공하는 웹사이트 '오즈포털'에서 베팅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02년 한일 대회부터 이번 카타르 대회까지 6차례 월드컵에서 나온 10대 이변 중 5번이 카타르에서 나왔을 정도다.
이 매체가 꼽은 카타르 대회에서의 이변은 4강 진출을 이룬 모로코의 포르투갈전 승리,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르헨티나전 승리, 호주의 덴마크전 승리, 일본의 독일 및 스페인전 승리다.
아프리카와 아시아 국가가 이변의 주인공들이다.
모로코는 이번 대회 최고 돌풍의 팀이다.
4강 진출 기뻐하는 모로코 선수들 |
크로아티아, 벨기에, 캐나다와 조별리그를 치른 모로코는 자책골로만 1골을 내주는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2승 1무, F조 1위로 16강에 올랐다.
이어 스페인과 16강에서 연장까지 0-0으로 맞선 뒤 승부차기에서 3-0으로 이겨 아랍 국가 최초로 8강 진출을 이뤘고, 기세를 몰아 8강에서 포르투갈마저 1-0으로 제압하고 아프리카 국가로는 최초로 월드컵 4강에 오르는 파란을 일으켰다.
비록 프랑스에 0-2로 져 결승 진출에 실패하고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해 4위로 대회를 마무리했지만, 유럽과 남미 이외의 국가가 월드컵 4강에 오른 것조차도 1930년 제1회 우루과이 대회의 미국(당시는 3-4위전 미개최)과 2002 한일 대회 한국(4위)에 이어 세 번째일 만큼 값진 일이었다.
역시 다섯 나라나 나선 4년 전 러시아 월드컵에서 아프리카는 단 한 개국도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했다.
노이어까지 나서보지만 |
이번 대회를 관통한 또 하나의 키워드로는 '아시아의 약진'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 호주가 전통의 강호들을 제물 삼아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3개국이 처음으로 FIFA 월드컵 16강에 진출하는 새 역사를 썼다.
호주는 프랑스와 1차전을 1-4로 크게 지고도 2, 3차전에서 튀니지, 덴마크를 연파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우리나라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버틴 포르투갈과 3차전에서 극적인 2-1 역전승으로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이뤘다.
이번 대회 전까지 AFC 소속 국가의 단일 월드컵 최다 16강 진출은 2개국이었다.
두 나라를 제외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16강에 든 것이 AFC 소속 국가의 16강 진출 사례였다.
역전골 넣는 살림 다우사리 |
비록 16강에 오르지 못했으나 사우디아라비아가 조별리그에서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를 앞세운 아르헨티나에 2-1 역전승을 거둔 것은 이번 대회 최대 이변으로 기록될 만하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챔피언 아르헨티나를 꺾은 팀이다.
차 실장은 "특히 유럽에 기반을 둔 호주, 일본, 한국 선수들이 많다.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주장을 맡은 선수도 있다"며 "유럽 팀과 경기에서 겁먹지 않게 되고, 더 경쟁력을 갖추게 된다"고 설명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도 같은 맥락으로 아시아와 아프리카 각국 대표 선수들이 유럽 빅리그에서 뛰고 있는 점을 언급하면서 "축구의 세계에 비밀이 없어졌다"고 진단했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3전 전승을 거둔 팀이 하나도 없다.
조별리그가 끝난 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입은 귀에 걸렸다.
그는 "역대 최고였다"면서 "더는 강팀도, 약팀도 없다.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대륙에서 16강에 올랐다"며 흡족해했다.
hosu1@yna.co.kr
▶제보는 카카오톡 okjebo
▶연합뉴스 앱 지금 바로 다운받기~
▶네이버 연합뉴스 채널 구독하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