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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당 먹으러 들어갔다 주가 40%↓…투자자 울린 배당주는

매일경제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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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배당 먹으러 들어갔다 주가 40%↓…투자자 울린 배당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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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서울 도심의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커피 한 잔 값으로 건물주가 될 수 있다며 한때 큰 관심을 모았던 리츠(REITs)가 여전히 울상이다. 은행 예금금리 상승으로 리츠의 고배당 매력이 예전같지 않기 때문이다. 여기에 부동산 경기침체와 금리인상이라는 악재가 덮치면서 안전자산이란 믿음으로 리츠를 산 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9일 증권가에 따르면 SK리츠, 롯데리츠, 제이알글로벌리츠, ESR켄달스퀘어리츠, 신한알파리츠, KB스타리츠, 코람코에너지리츠 등 시가총액 4000억원 이상의 7개 국내 상장 리츠의 지난달 8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개월 평균 주가 상승률은 8.8%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가 0.41% 하락한 데 비하면 꽤 괜찮은 수익률이다. 통상 리츠와 같은 고배당주인 배당기산일인 연말을 앞두고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이 있다.

종목별로 보면 SK리츠와 롯데리츠는 한달새 각각 15%, 16% 올라 두 자릿수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제이알글로벌리츠(9.8%), ESR켄달스퀘어리츠(7.7%), KB스타리츠(6%), 코람코에너지리츠(7.9%)도 상승했다. 같은 기간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곳은 신한알파리츠(-0.7%)가 유일했다.

최근 한달새 리츠들의 수익률이 올라오긴 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들은 울상이다. 그동안의 낙폭이 워낙 컸기 때문이다. 최근 주가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이긴 했지만 그동안의 낙폭을 메우기엔 역부족이다.

올해 새롭게 상장한 KB스타리츠를 제외하면 연초 대비로 6개 상장 리츠는 평균 23.4% 하락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연초 6350원에서 이날 3875원까지 38.9%나 떨어졌다. SK리츠(-16.3%), 롯데리츠(-27.4%), 제이알글로벌리츠(-17.8%), 신한알파리츠(-16.2%), 코람코에너지리츠(-23.8%)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리츠는 대표적인 배당주로, 찬바람이 불면 주목을 받는 종목 중 하나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10월 1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금리가 표시되어있다 [김호영기자]

10월 11일 서울의 한 시중은행 외벽에 대출금리가 표시되어있다 [김호영기자]


증권가에서는 은행 예금금리 상승이 배당주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렸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중은행의 예금 금리는 현재 4%대 후반을 유지하고 있다. SK리츠의 예상 배당수익률을 5.9%, 롯데리츠는 6%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은행 예금 금리가 1% 안팎이었기 때문에 4%의 리츠 배당이 매력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설명이다.

주가 전망도 밝지 않다. 일단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고 있는 점이 부담이다. 리츠는 부동산에 투자하는 특수목적법인(SPC)으로, 매달 일정하게 임대료 수익을 받기도 하지만 투자한 부동산을 매각해 차익을 남기기도 한다. 부동산 경기가 좋을 때는 빌딩의 가치가 오르면서 평가차익이 발생하지만, 경기가 나쁠 때는 빌딩의 가치도 낮아진다. 부동산 경기의 부진이 리츠 주가 하락으로 이어지는 이유다.


시중금리가 오른 점 또한 악재다. 리츠는 일정한 수준의 배당금이 정기적으로 지급된다는 점에서 채권과 유사하다. 미래에 들어오는 현금흐름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방식으로 리츠의 적정 주가를 산출한다. 미래의 현금흐름은 동일하더라도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할인율이 높아져 현재가치는 이전보다 하락하게 된다. 금리가 오르면 채권 가격이 떨어지듯이 리츠 주가도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장문준 KB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코스피 대비 양호한 주가 흐름을 보이던 한국 상장 리츠는 재차 나타난 금리상승 상황, 주요 리츠의 연이은 유상증자 발표가 맞물리며 6월 이후 가파르게 주가가 하락했다”며 “불안한 거시경제(매크로) 환경과 금리상승이라는 부담 요소가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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