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태생 캐나다 골키퍼 보리언, 어린 시절 군사작전으로 피란
자신은 크로아티아가 아닌 세르비아계라고 주장
현재까지 국가간 분쟁중…크로아티아 팬들에 비난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크로아티아와 맞붙어…‘얄궂은 인연’
밀런 보리언(사진=AFPBB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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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스타in 주미희 기자] 크로아티아 태생이지만 민족 분쟁으로 인해 조국을 떠나야 했던 캐나다 골키퍼 밀런 보리언(35·츠르베나 즈베즈다)를 향해 혐오 발언을 한 크로아티아 축구 팬들에 대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징계를 결정했다.
FIFA는 8일(한국시간) “캐나다와 월드컵 경기에서 크로아티아 응원단이 FIFA 징계 규정 16조(스포츠 행사에 적합하지 않은 메시지를 전달하는 단어와 물체를 사용)를 위반함에 따라, 크로아티아 팬들이 보리언에 가한 혐오 행위와 관련해 크로아티아 축구연맹에 5만 스위스프랑(약 7000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8일 캐나다와 크로아티아의 2022 FIFA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F조 2차전에서 일부 관중들은 보리언을 향해 ‘우스타샤’라고 소리를 질렀다. ‘우스타샤’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수십만 명을 학살한 크로아티아 분리주의 운동조직이다.
또 보리언의 뒤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일부 크로아티아 팬은 ‘KNIN(크닌) 95. 보리언처럼 빨리 도망치는 사람은 없다’고 쓰인 현수막을 들어올리기도 했다.
1995년 크로아티아의 크닌 주변에서 벌어진 군사작전으로 20만 명의 세르비아계는 피란민이 됐고, 1987년 크닌에서 태어난 보리언도 만 7세 때 세르비아계 부모님과 피란을 해야 했다. 이를 두고 보리언을 향해 ‘배신자’라고 비난한 것이다.
보리언은 가족은 캐나다 온타리오주 해밀턴으로 이주했고 캐나다에서 프로 선수로 성장했으며 현재 세르비아 리그에서 뛰고 있다. 보리언은 캐나다 대표팀을 선택했고 공식 석상에서는 크로아티아 태생을 부정하고 세르비아계라고 밝혀 왔다.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는 현재도 군비 경쟁과 영토 분쟁을 벌일 정도로 국가 간 감정이 좋지 않다. 이에 보리언에 대한 크로아티아인들의 좋지 않은 감정도 커졌다.
캐나다는 1986년 멕시코 대회 이후 36년 만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았고 공교롭게도 크로아티아와 같은 조에 묶였다. 보리언은 크로아티아전 경기장에서는 욕설을, 경기 이후 2500개가 넘는 욕설 문자를 받는 등 비난을 오롯이 받아들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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