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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뷰] '금수저'에 '슈룹'까지 잡은 '진정한 위너' 최원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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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영


'진정한 위너' 배우 최원영(46)이다.

최원영은 지난달 12일 종영된 MBC 금토극 '금수저' 최종 빌런 황현도로, 4일 종영을 앞둔 tvN 주말극 '슈룹'에선 어진 왕 이호로 '금토일' 띠를 형성하며 안방극장에서 활약했다. '금수저'는 시청률 6~7%대를 꾸준하게 유지하는 저력을 보여줬고 화제성에선 경쟁작 SBS 금토극 '천원짜리 변호사'를 압도했다. '슈룹'은 자체 최고 경신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14회까지 방영된 현재 14.1%(이하 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가 최고 성적이다. 요즘 같은 방송가 분위기에서 미니시리즈가 10%대 벽을 뚫기란 결코 쉽지 않다.

최원영은 비슷한 시기 선보인 두 작품 모두 '흥' 하는 상황에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진정한 위너가 아니냐는 물음에 "그렇게 평해주면 너무 감사한 부분이지만 그런 생각을 해본 적 없다. 과분한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봐줄 수 있는 재밌는 시선이 있다면 그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라고 답했다.

-요즘 너무 열일을 하고 있다.

"열심히 해야 하는 게 우리 삶의 소명이 아니겠나. 거창하게 얘기해야 생각이 있는 사람일 것 같아서 그렇게 말해봤다. (웃음) 개개인의 욕구는 덜 일하면서도 돈은 많이 벌고 싶어 하지 않나. 나 역시 그런 생각이 가끔 들곤 하지만 그저 묵묵히 열심히 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금수저' '슈룹' 모두 좋은 결과를 얻었다.

"만족의 기준을 어떻게 잡아야 할지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너무 만족했다.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시청자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것 자체가 감사하고 그런 부분에서 만족하고 있다. 굉장한 복이라고 생각한다. 상반된 인물을 병행하면서 역할 수행엔 어려움이 있었지만 표현할 수 있는 임무가 주어졌고 연기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큰 복이고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극과 극의 인물을 소화하며 배운 점이 많았겠다.



"'금수저' 황현도와 '슈룹' 이호에게 양가감정을 나눠 쓰고 순간순간 입었다 뺐다 해야 했다. 아직 능숙하지 못한 부분이라 연기하며 나의 부족함을 깨달았다. 성장한 부분도 있었을 테고 이것이 훗날 자양분이 될 수 있겠지만 지금으로서는 내 공력이 아직 부족하구나, 그 인물들에게 미안함이 큰 것 같다."

-'금수저'란 작품에 대한 첫인상은 어땠나.

"드라마 소개에 나오는 타이틀처럼 '부모를 바꿀 수 있다면?'이라는 문구 자체가 상상을 도발했다. 들여다보니 한 편의 잔혹동화 같은 느낌이었다. 이런 류의 드라마가 어떻게 만들어질까 하는 호기심이 발동했다. 빠져들어 연기하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으로 출발했던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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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한 자가 벌을 받는 권선징악으로 마무리가 됐다. 결말에 만족하나.

"내가 황현도란 인물에 애착을 가지고 연기했기에 황현도 입장에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 황현도 입장에서 봤을 때 결말은 좀 혹독한 결말이라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이 작품의 세계관을 매듭짓기 위해 죗값에 대한 처벌을 받는 모습이었는데 '죽는 게 낫지' 이런 느낌이 들었다. 황현도에겐 최고의 벌이 내려진 것 같다."

-원작 웹툰을 본 적이 있나.

"원작이 있다는 걸 듣고 시작점만 봤다. 드라마로 만들어지면서 원작과 다르게 각색된 부분이 많아 참고는 하지 않았다. 다만 촬영 시작 전에 감독님이 '황현도도 금수저를 쓴 사람이다'라고 알려줘서 시청자들이 봤을 때 반전의 묘미가 잘 살 수 있도록 그 지점에 집중해 연기했다."



-결국엔 황현도가 아니라 권요한이었던 것 아니냐.

"그런데 연기할 때 권요한을 의식하지는 않았다. 황현도의 탈을 쓴 것일 뿐 나 자체가 본래 권요한이었지 않나. 그래서 관계성에서 쌓인 감정들의 차이에 좀 더 집중했다. 비교적 절제된 호흡으로 표현하기 위해 그런 식으로 텐션을 유지했다."



-후배 육성재와 재회했다.

"(육성재의) 입대 전 마지막 작품과 제대 후 첫 작품을 함께할 수 있어 좋았다. 우연인데 굉장히 특별한 인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라며 "좋은 배우의 자질과 역량을 가진 친구다. 그런 씨앗이 많은 친구라 동료 배우에게 좋은 자극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심어주더라. 앞으로 대중에게 더욱 좋은 작품을 보여줄 배우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입대 전과 후 차이는 없었나.



"아마 나이를 더 먹었을 것이다. (웃음) 감정의 결이 좀 더 성숙하고 깊어진 느낌이다. 그리고 '금수저'에서 주인공으로서 활약이 대단하지 않았나. 여러 사람과 얽혀서 상대하고 달리고. 그리고 연기에 있어서 액션도 중요하지만 리액션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니 리액션이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런 디펜스적인 연기로, 상대의 연기를 받아내는 모습으로 장악하는 모습이 너무 좋더라. 좋은 장점인 것 같다."

-'금수저'에선 엄격한 아빠, '슈룹'에선 자상한 아빠다. 실제로는 어떤 아빠인가.

"아이들과 편하게 정서적으로 얘기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아빠가 되고 싶다. 근데 세상의 모든 아버지들이 그렇겠지만 주어진 현실을 살아야 하기에 우선적으로 일을 해야 한다. 나라를 지키고 가정도 지키고 그래야 한다. 그 부분에만 열을 쏟을 수 없어 아쉽다."

-아내 심이영의 반응은.

"서로 할 일이 바빠서 그런지 특별한 피드백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부부 사이가 안 좋은 것은 아니다. 프로의 영역이기 때문에 서로 터치하지 않는 것이다. 사이는 좋다. (웃음)"

-만약 금수저가 주어진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 같나.

"어릴 때 친구들과 고충을 나누며 '우리가 그래도 부모를 바꿀 수는 없지 않나'라고 농담처럼 말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당시 나에게 주어진 삶을 열심히, 묵묵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하면 그 안에서 소중함을 느끼고 그 자체로 아름답지 않을까 한다. 더 좋은 삶을 위한 노력의 과정이니까."

-'슈룹'을 통해 배우 김해숙, 김혜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다.

"너무 감사한 순간들이다. 영광스러운 느낌이다. 찰나의 모든 순간들이 배움이고 공부가 되는 기분이다. 감히 함께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것만으로도 굉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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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가.

"거시적으로 보면 평화다. 근데 평화란 말속에 다양한 의미가 들어가 있는 것 같다. 무탈한 안녕, 행복, 즐거움 등 내가 살아가는데 내세울 게 있다면 그게 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돈이란 건 세상살이에서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있으면 좋겠지만 한 번은 '대체 돈이 얼마나 있어야 행복하고 안 부족한 것일까'란 생각을 한 적이 있다. 돈이란 건 어떠한 어둠 속 공포감을 주지 않을 정도라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연말 시상식에서 수상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있나.

"상이 주는 무게만큼의 짊어져야 할 행보라고 생각한다. 수상을 하게 된다면 기쁘고 즐겁기도 하겠지만 거기에 생기는 책임감 역시 상기하게 될 것 같다. 작품이 잘 되어서 함께한 누군가에게 좋은 것들을 받을 수 있다면 너무 기쁘긴 할 것 같다."

-데뷔 20주년이 됐다.

"20주년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드는 생각은 없다. 다만 벌써 시간이 이렇게 됐나 싶다. 부모님께 감사하다. 이 세상에 존재, 얘기하고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감사함 투성이인 것 같다. 스스로 잘 살아왔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도 지내온 만큼 더 쌓아서 더 좋은 가치로 발현할 수 있도록 노력했으면 좋겠다. 이 일을 멋있고 경건하게 하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 스스로 아끼고 애정 하되 내가 특별하지 않다는 걸 상기하며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칭찬에 인색한 편이다. 나 자신을 채찍질하며 싸워가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내년 계획은.

"아무 계획이 없다. 무계획이다. 거기까지 생각해보지 않았다. 지금 시간을 흘러가는 대로 받아들이면서 살아보려고 한다."

황소영 엔터뉴스팀 기자 hwang.soyou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사진=사람엔터테인먼트

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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