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킹메이커' 연정 성공…'친중국' 전총리 주도 야권에 우세
개표 결과는 1∼2주 뒤…경제위기·정치혼란 '난제' 산적
총선 투표를 준비하고 있는 네팔 랄리푸르의 투표소. |
(뉴델리=연합뉴스) 김영현 특파원 = 남아시아 네팔에서 20일 새로운 지도자를 뽑는 총선 투표가 실시된다.
유권자 약 1천800만명은 현지시간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전국 2만2천여개 투표소에서 하원과 주의회 의원을 뽑는 투표를 한다.
특히 차기 총리 윤곽이 드러나는 하원의원 275명 선출에 관심이 쏠린다. 하원의원 중 165명은 직접 선거로, 나머지는 비례대표제로 각각 뽑는다.
투표는 이날 실시되지만, 최종 개표 결과는 1∼2주쯤 뒤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산간 지역이 많아 투표함 이동과 개표에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이다.
의원내각제 국가인 네팔에서는 총리가 행정수반으로 실권을 가지며 대통령은 의전상 국가원수직을 수행한다.
군소 정당이 산재한 가운데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현총리가 이끄는 네팔회의당(NC), K.P. 샤르마 올리 전 총리를 앞세운 통합마르크스레닌주의 네팔공산당(CPN-UML), 푸슈파 카말 다할 전 총리가 리더인 마오주의 중앙 네팔공산당(CPN-MC) 등 3개 정당이 핵심 세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단일 정당의 과반 집권 가능성이 희박한 가운데 NC와 CPN-MC 간 집권 연정 세력의 승리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2017년 이후 '킹 메이커' 노릇을 하던 다할 전 총리가 이번 총선에서도 현 총리 측과 계속 손을 잡았기 때문이다.
6번째 총리직을 노리는 데우바는 친인도 성향으로 여겨진다.
그는 지난해 7월 취임 후 인도, 미국과 관계 개선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올 초에는 연정 파트너의 반대 속에 미국의 '무상 지원' 수용을 밀어붙이기도 했다.
셰르 바하두르 데우바 네팔 총리. |
이에 맞서는 올리 전 총리는 '친중 성향'이 짙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올리 전 총리는 2015∼2016년, 2018∼2021년 두 차례 재임 시절 인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중국과 관계를 강화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다만, 누가 총리가 되든 정치 혼란 속에 경제 위기 우려까지 겹친 상황에서 돌파구를 마련해야하는 부담을 안게 될 전망이다.
네팔은 다당제가 도입된 1990년 이후 30번 가까이 총리가 바뀔 정도로 정치 혼란이 지속된 나라다.
2008년 왕정이 폐지된 이후에도 10여차례나 정부가 바뀌었다.
와중에 경제는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하면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국가 부도 상태에 빠진 스리랑카와 마찬가지로 관광 산업과 해외 노동자의 자국 송금 의존도가 높았는데 이와 관련한 외화 확보가 힘들어지면서다.
최근에는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물가마저 치솟으며 어려움이 가중됐다.
네팔은 24세 이하가 인구의 49%를 차지할 정도로 '젊은 나라'이지만 고령의 정치인들이 '돌려막기'식으로 정권을 주고받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새 정부에 대한 유권자의 기대감도 낮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카트만두의 트리부반대 정치학과 전 교수인 크리슈나 카날은 최근 로이터통신에 "현 상황에서 (총선으로) 어떤 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
K.P. 샤르마 올리 전 네팔 총리. |
c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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