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규한 기자]KBO리그 평균자책점상-탈삼진상을 거머쥔 키움 안우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2.11.17 / dreamer@osen.co.kr |
[OSEN=소공동, 이후광 기자] 키움 에이스 안우진(23)의 과거 학교폭력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는 것일까. 그렇다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에 맞서는 그의 모습도 볼 수 있을까.
지난 17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KBO 시상식에서 2관왕(평균자책점, 탈삼진)을 차지한 안우진은 취재진과 만나 WBC 출전 의지를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안우진은 “WBC는 나라를 대표해서 나가는 것이다. 당연히 영광스러운 자리다”라며 “다만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직 없기 때문에 다가오는 비시즌에는 하던 대로 운동을 열심히 하겠다”라고 밝혔다.
안우진은 프로 5년차를 맞아 30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로 호투하며 키움 에이스에서 리그 에이스로 거듭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 김광현(2.13·SSG)을 제치고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고, 224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NC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194개)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는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225탈삼진)에 이은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2위. 한국인 투수 중에는 역대 1위다.
성적만 보면 안우진은 국가대표 1선발을 맡아야하는 투수다. 내년 WBC 한일전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는 기록이다. 그러나 그는 휘문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 전력으로 대한체육회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영구 자격박탈 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대한체육회 주관 국제대회 출전이 불가하다. 프로가 출전하는 WBC는 출전 제한이 없지만 KBO 기술위원회는 여론 상 그의 태극마크를 섣불리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당시 피해자였던 휘문고 후배들이 최근 공동 입장문을 내며 학교폭력 논란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들은 “안우진 선배의 억울함이 하루빨리 밝혀지기를 기원한다. 피해자라고 지목된 저희가 학교 폭력이 아니라는데 왜 이 사건이 학교 폭력이라고 지칭되는지 저희조차 이해할 수 없다. 저희는 지금까지도 그리고 앞으로도 안우진 선배를 계속 응원할 것”이라고 가해자 안우진을 두둔했다.
프로 데뷔 후 학교폭력과 관련해 말을 아꼈던 안우진도 후배들의 응원에 힘을 얻었는지 논란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후배들이 그렇게 용기 내서 해준 게 정말 고맙고 감사하다”라며 “조만간 내 입장문도 발표해야 하는 게 맞는 것 같다”라고 힘줘 말했다.
안우진의 태극마크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론이다. 학교폭력 이력이 있는 선수의 국가대표 승선은 있을 수 없다는 의견과 그가 관련 징계를 모두 소화했고, 규정 상 WBC 출전이 가능하다는 시선이 대립을 이루고 있다. 이번 입장문을 통해 억울함이 밝혀진다면 동정 여론이 커지겠지만 반대로 이 또한 여론의 힘을 얻지 못한다면 태극마크를 영영 달지 못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최근 숙적 일본은 투타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평정한 오타니 쇼헤이가 WBC 참가 의사를 전격 밝혔다. 과연 안우진이 악화된 여론을 뒤집고 이강철호에 승선해 그와 강속구 맞대결을 펼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BO는 조만간 WBC 50인 예비엔트리를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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