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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레이시아 조기 총선 D-7…연정 구성으로 결과 갈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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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박빙 3파전…단독 과반 정당 나올 가능성 희박

연합뉴스

말레이시아 조기 총선
[로이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재판매 및 DB 금지]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말레이시아 제15대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2018년 사상 첫 정권교체 이후 이어진 정치적 혼란 속에 오는 19일 조기 총선이 치러진다.

하원 222석을 놓고 겨루는 이번 선거로 새 정권이 출범한다. 의원내각제인 말레이시아에서는 국왕이 하원의원 과반수의 신임을 지지를 받는 의원을 총리로 임명한다.

이스마일 사브리 야콥(62) 현 총리가 속한 국민전선(BN), 개혁 세력을 대표하는 야권 지도자 안와르 이브라힘(75) 전 부총리가 이끄는 희망연대(PH)가 양강으로 분류된다. 여기에 무히딘 야신(75) 전 총리의 국민연합(PN)이 가세해 3자 대결 구도를 만들었다.

역대 선거와 달리 다자 구도가 형성된 이번 선거에서는 특정 정당 또는 연합이 과반인 112석 이상을 차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여론조사에서도 접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메르데카센터가 이달 초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PH 지지율이 26%로 가장 높았다. BN이 24%로 박빙이었고, PN은 13%로 뒤를 이었다. 1천209명 응답자 중 31%가 지지 정당을 정하지 못했다고 밝혀 판세는 여전히 유동적이다.

한쪽이 단독으로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면 상황이 복잡해진다. 가장 많은 의석을 차지한 정당이 총리를 배출하지 못할 수도 있다. 선거 이후 각 세력의 연대에 따라 최종 승자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이유로 말레이시아 정계에서는 숱한 이합집산이 일어난다. 이 때문에 선거 결과가 나와도 곧바로 누가 총리가 될지 모르는 경우가 생긴다.

마하티르 모하맛(97) 전 총리의 행보도 주요 변수 중 하나다. 다시 총리직에 오를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그가 결성한 조국운동(GTA)이 차지하는 의석수에 따라 '킹 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다.

말레이시아가 1957년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통일말레이국민조직(UMNO)을 중심으로 한 BN이 말레이계의 절대적인 지지를 바탕으로 61년간 통치했다.

말레이시아는 말레이계(62%), 중국계(22%), 인도계(7%) 등이 공존하는 다민족·다종교 사회다. 1969년 인종 폭동 이후 국민통합과 사회안정이 국가적인 목표가 됐다.

급격한 개혁보다는 안정과 점진적 변화가 우선시되면서 BN이 장기집권했으나 2018년 총선에서 PH가 승리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비자금 스캔들'로 현재 구속 중인 나집 라작 전 총리 정권의 부패와 민생고 등으로 국민들이 정권에 등을 돌렸다.

1981년부터 22년간 BN 정권 총리를 지낸 마하티르가 야당 지도자로 변신해 총리직에 오르면서 '세계 최고령 정상' 기록을 세웠다.

PH 정부는 출범 이후 부패 척결 등을 내세우며 개혁에 나섰으나 내분 등으로 좌초하면서 혼란을 불러일으켰다.

마하티르는 2018년 총리에 취임하면서 2~3년만 총리직을 수행한 뒤 안와르 인민정의당(PKR) 대표에게 권좌를 넘기겠다고 밝혔지만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안와르가 총리에 오르는 것을 막으려는 말레이시아원주민연합당(PPBM)이 UMNO와 손을 잡고 PH에서 이탈하는 등 권력 암투 속에 마하티르가 사임했다.

마하티르는 2020년 2월 '정치적 승부수'로 사퇴한 뒤 재신임을 노렸고, 안와르는 약속대로 총리직을 물려받기를 원했다. 그러나 국왕은 제3의 인물인 무히딘 야신을 택했다.

무히딘 총리 역시 혼란을 수습하지 못하고 코로나19 방역 실패를 이유로 지난해 8월 사퇴했다.

국왕이 후임으로 이스마일 현 총리를 임명하면서 UMNO가 다시 총리 소속 정당이 됐다. 그러나 선거 없이 여당 자리를 되찾으면서 정당성 논란이 일었고, 불안한 연정으로 강력한 리더십도 갖추지 못했다.

이번 선거는 지난 선거의 최대 화두였던 부패 문제와 함께 고물가 상황 속 경제 회복 등이 주요 이슈로 꼽힌다. 18세로 낮춰진 투표 연령, 장마로 인한 투표율 저하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doubl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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